구운동새마을부녀회 ‘사랑의 반찬나누기’로 수원시 “훈훈”

9년째 반찬 만들어 홀몸노인, 소년소녀가장, 장애인 가정에 전달

2010-12-13     장현주 기자

   
▲ 구운동새마을부녀회는 매월 둘재 수요일마다 사랑의 반찬나누기를 실천한다. 벌써 9년째다. ⓒ 뉴스윈(데일리경인)

“작은 것이지만 이웃과 함께 나눔을 실천하면서 2배의 행복을 느낍니다.”

봉사활동 경력 22년차인 수원시 권선구 구운동새마을부녀회 박판순 회장(59세)의 말이다. 지난 8일 함박눈이 내리던 날 구운동 주민자치센터(동장 정연규)에는 구수한 참기름 내음이 가득했다.

센터 지하에선 부녀회원들의 밑반찬 만드는 손길이 분주하다. 전을 부치고, 시금치나물을 버무리며, 닭개장에 넣을 닭고기 손질까지 한창이다. 이처럼 정성 담긴 반찬들은 관내 생활이 어려운 홀몸노인과 소년소녀가장, 장애인 가정에 전달된다. 이름 그대로 ‘사랑의 반찬나누기’다.

2002년부터 부녀회원들은 9년째 매주 둘째 주 수요일이면 모여 반찬을 만든다. 어디서 이런 정성이 가능할까. 박 회장은 봉사활동의 주는 보람이라고 강조했다. “한분은 아주 수족을 못 쓰시고, 한분은 가벼운 장애가 있어 일상생활이 불편한 노부부에게 반찬을 전달할 때 눈물까지 흘리며 고마워하시더라고요. 그 때 아, 이 일을 끝까지 해야겠구나 하고 다짐했죠.”

집안일도 바쁠 텐데 힘들지 않느냐는 질문에 시금치를 무치던 홍영미 총무(40세)는 활짝 웃으며 답했다. “일이라고 생각하면 못해요. 그냥 좋아서 하는 거죠. 회원들 모두가 한마음으로 뭉쳐 반찬을 만들다 보면 힘들 줄도 모릅니다.”

   
▲ 수원시 구운동새마을부녀회 회원들이 시금치 나물을 무치고 있다.(왼쪽부터 홍영미총무, 최홍자간사, 박판순회장) ⓒ 뉴스윈(데일리경인)

반찬 만들기에는 평균 15명의 부녀회원들이 참여한다. 비용은 부녀회 회비나 아나바다 장터로 마련된 기금, 구에서 지원받는 돈이 함께 쓰인다. 반찬은 매달 약 20~25가구에 직접 전해 드린다.

박 회장은 “올봄엔 선거철이라 장터를 열지 못해 기금이 부족한 상태여서 안타까웠는데, 여러분들이 힘을 모아주셨다”고 고마움을 표현했다.

“다행히 정연규 동장께서 적극 도와 주셨어요. 어려움을 겪으신 분이라 더 많이 신경을 써 주신 것 같아요. 이병구 구운동새마을협의회장도 많이 도와 주셨고요. 김연자 부회장(55세), 홍 총무를 비롯한 회원 여러분들의 노력이 컸지요.”

실제 최근 김장담그기에는 정 동장의 도움으로 관내 업체의 400포기 후원이 이어져 모두 900포기를 담글 수 있었다.

호랑이도 제 말하면 온다더니, 때마침 반찬 담그는 자리에 이병구 회장이 찾아왔다. 중화요리점 ‘금문도’를 운영중인 이 회장은 ‘자장면 봉사’로 유명하다. 이 회장은 “한 동네에 사는 사람이 서로 돕고 사는 건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부녀회가 주도하는 ‘사랑의 반찬나누기’에 힘입어 어려운 이웃들이 추운 겨울을 이겨내고, 지역사회에도 훈훈함을 더해주길 기대해 본다.

 “따뜻한 분들 많아 구운동은 복 받은 동네죠.”
[인터뷰] 정연규 구운동장
   
▲ 정연규 구원동장. ⓒ 뉴스윈(데일리경인)

“구운동은 사실 저소득 독거노인, 소년소녀가장 기초수급자가 200세대가 넘어 수원시 내에서 어려운 지역입니다. 하지만 주민들 가운데 마음이 따뜻한 분들도 참 많습니다. 구운동은 복 받은 동네죠.”

정연규 구운동장은 지역에서 ‘봉사하는 동장’으로 통한다. 2008년 1월15일 부임해 3년 가까이 근무했다. 평소 정 동장은 “함께 나누며 같이 살자는 말씀을 많이 드린다”고 했다.

“평생 한번 하는 동장이니까 열심히 하려하죠. 새마을부녀회나 바르게살기협의회 같은 단체에서 봉사하는 데 돈이 부족하다고 하면 최대한 얻어와 도와드리려 합니다. 지역 기업체나 유지들도 쌀이나 장학금 지원을 잘해 주십니다. 그런 분들 도움으로 어려운 분들한테 베푸는 겁니다.”

지역 사회의 도움으로 구운동에서는 독거노인 중 자녀가 없는 분들을 위한 ‘생일상 차려주기’도 진행 중이다. 일월상가번영회의 선물과 이마트의 ‘소원 들어주기’ 후원이 있어 가능한 일이다. 주민자치센터에서 운영중인 공부방도 인기가 많다. 시험기간엔 42석 공부방이 부족해 회의실까지 개방한다.

정 동장은 “관내 거주중인 외국인의 소통과 편리한 생활을 위해 한국어 교실만큼은 동에서 챙겨서 해야 한다는 생각”이라면서 “한국어 교실에서 배운 외국인 주민이 길에서 만나 우리말로 인사할 때 정말 뿌듯했다”고 털어놨다.

워낙 정 동장은 경기도청과 도의회에서 오래 근무했다. 특히 도 환경국 한경정책과에 근무할 당시 ‘서호를 사랑하는 시민모임’을 만들어 공동 대표로 활동하기도 했다. 그만큼 봉사가 몸에 밴 사람이다.

“물고기가 떼죽음 당하던 서호를 시민들과 함께 정화하고, 가꿔냈습니다. 진짜 보람 있었습니다. 평생 잊지 못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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