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백혈병 의혹 해소 설명회... 되레 의혹 증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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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백혈병 의혹 해소 설명회... 되레 의혹 증폭
  • 김광충 기자
  • 승인 2010.04.16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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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사라진 뒤 공개에, 피해 당사자나 다른 입장의 전문가 배제로 설명회 '공정성' 담보 실패

삼성전자는 지난 15일 용인시 삼성나노시티 기흥캠퍼스에서 국내외언론인을 대상으로 그간 제기돼 왔던 '반도체 생산라인의 환경이 백혈병을 일으켰는지' 여부에 대해 설명회를 가졌다. [백혈병관련 기사]

▲백혈병논란의 진원지였던 삼성반도체 기흥사업장의 반도체 라인 공정을 15일 참가자들이 둘러보며 기술자의 설명을 듣고 있다.  ⓒ 데일리경인

그러나 이날 참석한 언론인들이 전문지식을 갖추지 못한데다, 삼성과 다른 의견을 갖은 전문가가 설명회에 참석하지 않은 채 이뤄져 그간에 제기된 의혹을 해소하기엔 역부족이었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이 같은 시각은 사건 당시 생산라인이 모두 이미 폐쇄됐거나 이전된 1·2·3라인데, 삼성이 공개하는 라인은 5라인과 S라인이라는데 그 뿌리를 두고 있다.

이날 설명회 참석자는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 메모리담당 조수인 사장, 인프라 지원센터장 이선용 전무, 환경안전팀장 한동훈 상무, 제조센터장 조인수 상무와 국내외 기자 80여명이다. 그러나 피해당사자나 삼성과 다른 의견을 갖은 전문가는 이날 한명도 배석되지 않았다.

설명회 순서는 삼성측의 생산 공정설명, 질문, 생산라인 견학 순으로 이뤄졌으며, 질의 응답 시간은 약 60분 가량 계획됐다.
또 이날 공개한 생산라인은 백혈병 사고 라인과 무관한 자동화 라인에 해당하는 5라인과 S라인이었다.

조사장은 설명회에 앞서 "우리와 함께 일했던 직원들이 불의의 질병으로 운명한 것에 대해 삼가 조의를 표한다"며 애도의 뜻을 밝혔다. 

        ▲ 삼성백혈병 노동자 박지연 씨가 31일 숨을 거뒀다.  제공 반올림

이어 조사장은 "일각에서는 반도체 생산라인의 근무환경에 대한 의혹을 지속적으로 제기하고 있어 모든 것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정확한 사실을 설명하기 위해 자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또 이 자리에서 삼성은 "반도체 생산라인 근무환경에 대한 의혹 제기 이후 07, 08년 두차례에 걸쳐 한국산업안전공단의 반도체 근로자 역학조사와 노동부가 권고한 '보건위험성평가컨설팅' 등의 조사에 성실하게 임해왔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사건현장 즉 백혈병 환자가 발생했던 생산라인에 해당하는 1·2·3라인은 현재 이전됐거나 폐쇄된 상태인데다, 이미 사건 발생 시점에서 3~4년이 흘렀다는 점에서 뒤늦게 5라인 등을 공개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 의문이다.

이날 설명회에서도 "삼성이 피해당사자 참석 등 설명회의 공정성, 객관성을 구조적으로 담보해 내지 못함으로써 그간의 의혹을 말끔히 씻어내기엔 크게 부족한 설명회였다"는 취지의 지적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 삼성은 "차후 피해자 측이 선정하는 전문가를 진상조사에 투입할 수 있다"며, "다른 날에 국내외 공신력 있는 연구기관, 학술단체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 재조사를 실시해 진실되고 투명하게 사실을 밝혀 모든 의혹을 남김없이 해소해 나갈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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