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개인질병임을 증명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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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이 개인질병임을 증명하라”
  • 최대호 기자
  • 승인 2010.03.16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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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민주노총경기법률원 이종란 노무사
 
 
- 삼성반도체에 근무한 노동자들의 피해제보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는 이종란 노무사.
ⓒ 최대호
 

“삼성반도체 근로자가 걸린 백혈병이 개인질병임을 삼성이 밝혀서 스스로 의혹을 풀어야 합니다”

삼성전자 반도체공장에서 일하다 백혈병에 걸리거나 숨진 이들의 권리를 찾기 위해 활동 중인 이종란 노무사는 “책임없다”로 일관하는 삼성에 큰 숙제를 던졌다.

그것이 사업자의 의무라는 것. 또 정직한 기업운영이란 것이 그의 주장이다.

하지만 삼성은 법의 테두리 속에서 아무것도 책임지지 않고 있다. 이 노무사와 그가 속해있는 ‘반올림’이 힘겨운 투쟁을 하고 있는 이유다. 특히 피해노동자가 이를 입증해야 하는 현실이 그를 더욱 힘들게 하고 있다.

이 노무사가 험난한 길을 걷게 된 것은 필연이었다. 2002년 노무사가 된 그는 2003년 민노총 법규담당으로 취업했다. 그리고 수원과 인연을 맺었다. 자연스럽게 삼성 근로자와 접촉이 잦았다.

반도체는 물론 삼성 계열사의 노사문제를 해결하면서 삼성의 두 얼굴을 확인했다.

특히 2007년 8월 삼성반도체에 근무하다 백혈병으로 숨진 고 황유미 씨의 부친 황상기 씨를 만난 것이 전환점이 됐다. 황 씨는 딸의 죽음에 대해 많은 호소를 하고 다녔다. 그동안 아무도 해결해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친 황 씨가 포기상태에서 이 노무사에게 속내를 쏟아냈다. 이 노무사는 직감적으로 “보통 큰 문제가 아님”을 감지했다. 발 벗고 나섰다.

“두 세 달 만에 13명의 제보자와 피해자를 찾았습니다. 10만 명에 1~2명이 발병한다는 백혈병이 어떻게 한 라인에서....”

치열한 싸움을 하며 삼성을 압박했다. 삼성의 행태는 비열했다. 피해 노동자를 회유까지 했다. 근무기록까지 조작한 사실을 확인했다.

그러나 순탄하지 않았다. 언론도 정부도 그의 편이 아니었다. 체포와 강제연행, 그리고 7시간 만에 석방되는 기막힌 경험도 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지금까지 투쟁을 해오고 있다. 노동자와 ‘반올림’이 그에게 큰 힘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인터뷰 날, 이 노무사의 입술은 터져 있었다. 고 황유미 추모제와 그 후 밀린 일로 쉴 틈조차 없었다. 그러나 인터뷰 내내 한 마디 한 마디 힘 있었다. 밝혀지지 않는 진실이 억울했기 때문이다.

이 노무사는 진실을 밝히기 위해서는 삼성의 생각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진실을 밝히려는 노동자의 단결과 소비자의 힘이 삼성의 생각을 바꿀 수 있습니다” (데일리와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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