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성 & 정당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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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성 & 정당성
  • 김광충 기자
  • 승인 2010.04.17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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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의 반도체 생산라인이 박지연씨 등의 백혈병과 관련이 있는지 여부에 대한 삼성측의 설명회가 15일 있었다. 설명회를 다녀와서 새삼 공정성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공정한 것이란 무엇일까.
사전적 의미는 인격의 대우나 복리(福利)의 배당에 있어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공평정당한 것<파스칼대백과사전>으로 정의돼 있다. 이를 어느 정당이나 입장의 편에도 치우치지 않고, 객관적인 입장에서 말하고, 일하고, 분배하고, 보상하고, 선출하고, 행동하는 것으로 풀어 이해해도 좋을 듯 싶다.

그렇다면 우리가 일상적으로 말하는 객관은 무엇일까.
여러가지 의미가 있지만 자신의 입장과 처지를 벗어난 제반 언동으로 풀어 낼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자신의 입장을 벗어난 것이면 모두 객관성을 담보하고 있는 것도 아닐 것이다. 여기엔 반드시 타자의 의견이 필요하다.

주관은 주관을 벗어난 경우에도 여전히 주관일 수 있다는 철학적 한계를 지니기 때문이다. 객관성을 담보하기 위해서 반드시 타자의 반대의견이 필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타자의 반대 의견이 결국 내 주장의 흠결을 메워 줄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어떤 주장이 실체적 진실에 접근하고, 정당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우선 나의 입장을 벗어나야 하고,  타자와 지속적으로 관계함으로써 반대 세력의 검증을 거쳐야 한다. 이 때 논리적 정당성도 확보될 것이다.  

이렇게 보면 주관이 개별, 시간성, 일반, 이기와 연결되는 개념이라면 객관은 전체, 무시간성, 보편, 이타와 연결된 개념이다.

그렇다면 공정하고 정당한 것은 최소한 주관성을 벗어나 스스로 타인의 주장과 입장을 고려하고 있는 것이어야 하고, 내면적으로 깊이 반대편에 관여하고 수용적이어야 할 것이다. 구조적으로도 반대편에 대해 힘의 균형을 유지하고 있고, 그로하여 긴 수명과 보편성을 지니고 있어야 겠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삼성이 지난 15일 연 설명회는 그간의 의혹을 잠재우기 보다는 오히려 키우는 경향이 있다. 

삼성은 자신의 주장과 자기 편에선 자기 외의 주장이란 형식과 논리적 요인는 갖추고 있지만 자기와 다른 주장과 입장과 논리는 배제시킨 채 자신이 모든 것을 결정하고 단정하는 구조적 오류를 범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백은 자신이 아니라는 사실을 내가 혹은 나와 같은 의견을 갖은 누가 얼마나 합당하고 논리적으로 설명하고 입증하는가에 의해서만 결정되지 않는다.

오히려 그것은 나와 배타적 입장에 서 있는 다른 이의 주장과 논리를 허용하고 수용함으로써 가능한 것이다. 이것이 정반합(正反合)의 이론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이며, 이것이 세계적인 기업에 걸맞는 처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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