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와 안상태 기자 '뿐이고'의 차이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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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와 안상태 기자 '뿐이고'의 차이점
  • 김광충 기자
  • 승인 2009.03.20 10: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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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 경기 청렴 경기를 만들겠습니다"

언제부인가 경기도에 전화를 걸면 이와 같은 깨끗하고 상쾌한 다짐을 듣게 된다.
최근 김문수 경기지사는 "세계에서 가장 정의로운 경기도를 만들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때때로 부패즉사 청렴영생(腐敗卽死 淸廉永生)을 말하기도 한다.  도민들에게 아니 부정부패에 신물이 난 전국민에게 잔뜩 희망과 꿈을 불어넣는 약속이다. 

그러나 경기도의 행태를 지켜보노라면 이 같은 약속에 대한 기대를 버리게 된다.
최근 경기도에서 민원인에게 보낸 회신도 그렇다.

"평소 도정발전에 대한 관심과 조언에 감사드립니다. 귀하께서 2009년 3월 13일 경기도에 제출하신 민원회신에 따른 재 민원을 검토한 결과 하남시 조사부서에서 처리한 사항으로 관련기관(국토해양부 등)의 법령해석 등을 통하여 재조사토록 하였으며, 그 결과를 귀하께 통보하고 우리도에도 이를 회신하도록 하였음을 알려드립니다. 행운이 늘 함께 하시기를 기원드립니다"

이 회신은 경기도에 감사 의뢰한 하남시 비리공직자에 대한 민원이 하남시로 이첩된 결과, '공정한 조사가 이뤄지지 않음에 따라 재차 경기도에 민원을 제출(3. 13)한 지 4일 째, 최초 민원을 제출(2월 16일)한지 1개월 째되는 지난 3월 17일 경기도로부터 온 서신이다.

'감사'와 '행운'으로 치장된 예의바른 서신이었지만 결국 그 뜻은 '하남시 자체조사의 한계가 드러났음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하남시로 내려 보냈다'는 것이다. 또 경기도에도 회신토록 조치했다고 하지만 경기도는 회신을 받은 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담당자는 "별도로 도에서 할 게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니까 도둑한테 죄를 물으니 당연히 죄없다고 했을 테고, 이에 대해 아무런 조치없이 있다가 민원인이 이를 항의하고 문제 제기를 하자 또다시 도둑에게 한번 더 죄를 묻도록 조치한 격이다.

이쯤되면 사태수습을 위해 NAN 방송국의 안상태 기자의 투입이 불가피하다. 안상태 기자는 최근 상종가를 치고 있는 개그콘서트발 웃음 폭탄이다. 그의 식대로 경기도 행정을 고발하면 이렇다.

난 민원을 제출했을 뿐이고... 경기도는 이첩했을 뿐이고오... 하남시는 죄없다 했을 뿐이고... 김문수 지사는 세계적인 정의를 외치고 있을 뿐이고... 

본래 '뿐'의 사전적 의미는 다만 어떠하거나 어찌할 따름이라는 뜻'을 나타내어  한계상황, 선택의 여지가 없는 현실을 반영한다는 점에서 형식논리상 경기도의 '뿐이고'와 안 기자의 '뿐이고'는 동일한 의미이다.

다만 안 기자의 '뿐이고'가 절체절명의 상황, 다급한 상황을 희극적으로 표현해 우리게 큰 웃음을 선사하는 '위기극복형' '위기 전환형'인데 반해 경기도의 '뿐이고'는 도민에게 우려와 근심을 주는 책임 회피형, 책임 전가형이라는 점이 다르다면 다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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