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해효, 10월 23일 경기통일마라톤대회 ‘강추’
“분단의 상징 임진각에서 함께 신나게 걷고 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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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해효, 10월 23일 경기통일마라톤대회 ‘강추’
“분단의 상징 임진각에서 함께 신나게 걷고 뛰죠”
  • 이민우 기자
  • 승인 2011.09.15 03: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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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른 마라톤 대회들이 주로 주최측의 자기 홍보에 치우쳐 있다면, 경기통일마라톤은 축제의 장입니다. 가을 날 가족들과 함께 나와 땀 흘리고, 즐기는 시간으로 생각하셨으면 합니다.” 배우 권해효 씨가 경기통일마라톤대회를 추천하는 이유다. ⓒ 뉴스윈

“마라톤대회는 많습니다. 지방자치단체나 기업, 언론사들이 저마다 주최하니까 너무 많아요.그 많은 대회 중에서 의미로 치자면 경기통일마라톤 만한 게 없죠. 경기통일마라톤대회는 평화와 통일을 염원하는 마음으로 분단의 상징 임진각에서 참가자들이 걷기도 하고, 뛰기도 하는 대회예요. 정말 참가에 자부심을 갖게 하는 대회입니다.”

배우 권해효 씨의 말이다. 그는 제6회 경기통일마라톤대회 홍보대사다. 사실 나(기자 이민우)는 연예인들이 무슨 ‘홍보대사’로 나설 때 별로 기대하지 않는다. 그 동안 몇몇 홍보대사들을 만나며 생긴 선입관인지 모르겠다. 해당 분야에 대해 별 관심도 없을 뿐 아니라, 제대로 알지도 못했던 ‘이름뿐인 홍보대사’를 봐왔던 탓이다.

그러던 중 ‘개념 연예인(따뜻한 마음과 지혜ㆍ철학으로 세상을 보며, 실천하는 연예인)’ 계보에서 김제동 씨나 김여진 씨보다 선배급인 그가 선뜻 경기통일마라톤대회 홍보대사 제안을 받아들였다는 얘길 들었다. 8월 중순의 일이다. 그때는 홍보대사 위촉 당일에야 소식을 들어 만나지 못했다. 벼르던 만남은 9월 8일 서울 대학로에 위치한 동숭아트센터 내 커피숍에서 이뤄졌다.

수수한 차림에 염색도 하지 않고 나온 홍보대사 권해효. 그는 역시 달랐다. 말 한마디 한마디에서 평화와 통일에 대한 열정, 진심이 느껴졌다. 경기통일마라톤에 안성마춤인 사람을 찾아구나 싶었다.

그의 말처럼 10월 23일 임진각에서 열릴 경기통일마라톤은 남다른 의미를 갖고 있다. 우선 남북 화해와 평화를 가져다 줄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의 뜻을 다시 한 번 되새기는 자리다. 이러한 의미에 맞게 평화와 통일을 염원하는 많은 시민들과 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KIN(지구촌동포연대), 장애인단체, 노점상 단체, 노동단체, 여성단체들이 함께 참여한다.

더구나 마라톤대회 참가 자체가 남북 화해와 통일을 실천하는 셈이다. 대회 참가들이 1km를 걷거나 달릴 때 마다 100원씩 적립돼 북녘 동포들에게 전달되도록 준비했기 때문이다.

   
▲ ‘안티조선 선언’에서 ‘반값등록금 1인시위’에 이어 경기통일마라톤 홍보대사까지, 배우 권해효 씨는 말 그대로 ‘개념 연예인’이다. ⓒ 뉴스윈

“참가자들이 내딛는 한걸음이 동포애 실천”

“참가자들이 내딛는 한걸음이 우리 동포들에게 도움이 되는 거죠. 우리 대회 참가자들의 한걸음 한걸음이 평화와 통일로 다가가는 걸음이고, 동포애를 실천하는 걸음이란 게 큰 의미가 있다고 봐요.”

이 대목에서 그는 대회 주최측에 불만 아닌 불만을 털어놨다. “아니, 그런데 100원이면 너무 적지 않나. 최소 천원은 돼야 하지 않아요?”

주최측에서 행사 진행에 대한 설명을 듣고서야 다시 웃는 얼굴로 말을 이었다.

“가급적 하프를 신청하는 것이 중요한 거네요, 그럼. 하프를 신청해서 3만원은 내고, 뛰는 것은 10km나 6.5km를 뛰어도 되잖아요.(웃음) 액수를 떠나서 내용이 중요하니까. 많은 분들이 자신의 체력을 과대평가해 3만원씩 입금시키면 진짜 ‘발걸음’이 제대로 전달되는 계기가 될 거예요.(웃음)”

밝게 웃는 얼굴로 재치 있게 대회 참가의 중요성을 얘기하는 그를 본 사람은 어쨌든 하프를 신청하지 않고서는 배겨내지 못할 듯하다.

경기통일마라톤의 발전 전망도 내놓았다. 비록 “아직은 실현되지 않았지만”이란 토를 달았어도 통일과 평화를 향한 구상을 설명하는 그의 표정은 유난히 밝았다.

“임진각에서 개성까지 왕복하면 마라톤 풀코스가 된다고 합니다. 지금은 남북 관계가 좋지 않아 막혀 있잖아요. 빠른 시일 내에 임진각-개성간의 국제통일마라톤대회로 만들어 갈 거예요.”

“임진각-개성간의 국제통일마라톤대회로 만들어 갈 거예요”

대회 주최측은 임진각-개성 간 마라톤코스도 대비할 겸 지난 해와 올해 대회 준비과정에서 ‘민간인 출입통제구역’(이른바 민통선) 안쪽까지 코스를 만들고자 했다. 하지만 국방부의 불허로 무산됐다. 지뢰가 있고, 안전에 문제가 우려된다는 이유였다.

“국방부에서 어디는 허가를 해주고 우리 대회는 막고 있어요. 어떠한 기준도 없이 경기도에서 진행하는 마라톤대회는 허가해 주고, 우리 대회는 안전성에 문제가 있어서 안 된다는 거예요.”

답답함을 토로하며, 목소리가 높아진 그의 얼굴엔 진한 아쉬움이 묻어났다. 북쪽과 합의되고, 국방부, 통일부가 합의해 개성까지 풀코스로 대회가 성사대면 참가자가 쇄도할 것이란 게 그의 생각이다.

“대단한 이벤트가 될 거예요. 그땐 단순히 남쪽 사회뿐만 아니라 국제적인 이슈가 될 거예요. 그럼 재외동포도 많이 참여하지 않을까요? 그런 동포들 참 많아요. 휴전선을 도보로 건너갔다 올 수 있다는 것, 정말 생각하면 너무 쉽게 가능할 것 같은데. 그래서 더 아쉬운 거죠.”

이야기는 어느 덧 이명박 정부의 대북 정책을 비판하는 단계로 나아갔다.

“현 정부가 6.15선언과 10.4선언을 이행하기 위해 책임감 갖고, 조금만 노력을 했어도 되는 일이었죠. 쉽게는 아니어도, 아마 개성까지 풀코스 통일마라톤대회가 된다면 그 땐 정부나 통일부 차원에서 하려들겠죠. 앞에서 사진 찍고 폼 잡고 싶어 하는 사람들 있으니까요.”

올해 경기통일마라톤대회가 열리는 10월 23일에 공교롭게 조선일보 춘천마라톤대회도 같은날 열린다. 10년전(2001년 9월 21일) ‘조선일보 반대(안티조선) 영화인 선언’에 참가한 바 있는 그였기에 이 같은 우연에 대한 소감을 물었다. 웬만한 연예인이면 대답도 못할 질문인데도 답변이 시원시원하다.

“마라톤을 하면서 조선일보를 가슴에 달고 달리는 걸 볼 때마다 안타까운 느낌이죠. 분단을 고착시키고, 분단을 빌미로 장사해먹는 신문이 주최하는 마라톤대회를 많은 분들이 거부해서 저절로 사라져 지길 바랍니다.”

경기통일마라톤대회 참가 경험이 있는 사람들의 역할도 주문했다. “앞으로 우리끼리의 잔치가 되지 않도록 지난해 참여하신 분들은 주변의 친구를 한 두명씩 데려와서 함께 즐기시고, 의미도 찾아가셨으면 좋겠습니다.”

‘내가 뛸 수 있을까’하고 참가를 망설이는 사람을 위한 조언도 이어졌다.

“청명한 가을날 가족과 함께, 벗들과 함께 가벼운 마음으로 평화와 통일을 노래하는 자리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유모차나 강아지를 끌고 와도 돼요. 뛰기 힘들면 걷다가 쉬어가도 되거든요. 대신 강아지는 (배변) 준비를 해 오셔야겠죠.”

‘희망찬 통일세상에서 달려보자 개성까지’ 경기통일마라톤대회는 6.5km, 10km, 하프코스로 진행된다. 참가 신청은 경기통일마라톤대회 홈페이지(www.marathontongil.org)를 통해 하면 된다.

* 뉴스윈(데일리경인)은 홍재언론인협회 소속 매체로 언론의 사명을 다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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