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2사단 총기사고 전날 병사 자살 ‘가혹행위 의혹’ 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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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대 2사단 총기사고 전날 병사 자살 ‘가혹행위 의혹’ 파문
  • 김광충 기자
  • 승인 2011.07.08 16: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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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방부가 8일 올린 해병대 자살 사건 해명 글. 트위터 화면 갈무리. ⓒ 뉴스윈(데일리경인)

강화도 해병대 2사단에서 관심사병이었던 병사(상병)가 K-2 소총을 쏘아 4명이나 사망한 이른바 ‘총기 난사’ 사건 발생 하루 전날인 3일 같은 사단 소속 병사(이병)가 자살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8일 안성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3일 낮 12시40분께 경기도 안성시 죽산면에서 외박 나온 해병대 2사단 소속 A이병이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문제는 이 같은 사실이 A이병의 지인들이 트위터에 글을 올리면서 알려지기 시작한 것이다. 한 누리꾼은 지난 4일 트위터에 “어제 새벽 제 사랑하고 아끼던 선배이자 동료가 해병대에서 구타를 당한 뒤 자살을 했다”면서 “하지만 이 사건은 지금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무 말 없이 조용히 묻혀지고 있다”는 글을 남겼다.

이어 “게다가 오늘 발생한 해병대 총기사건에 묻히기도 했다”면서 “하지만 해병대에서 구타까지 당하고 쇄골뼈가 부러진 제 선배는 어떻게된 거죠”라며 의혹을 제기했고, 이러한 내용은 트위터 상에서 빠른 속도로 퍼져 나갔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6일 트위터를 통해 “자신의 선배가 해병대에서 구타를 당한 뒤 자살했다는 트윗내용과 관련해 해병대의 입장”이라며 “해병대가 사실관계를 확인해 본 결과 7월3일 해병대에서 구타로 인해 자살한 사실은 전혀 없다”는 답글을 남겼다.

그러자 사건을 은폐하려는 것 아니냐는 따가운 질타가 이어졌다. 약 5분여 뒤 국방부는 다시 “방금 트윗한 ‘해병대 구타로 인한 자살’ 관련, 확인·보고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다”면서 “자살 사실이 확인됐다”고 해명하고 나섰다. ‘구타로 인해 자살한 사실은 전혀 없다’고 했던 첫 답변에 잘못이 있음을 시인하고 해당 내용도 삭제했다. 다만 국방부는 “자살원인이 구타인지에 대한 조사는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조사가 진행 중이라는 답변이 나온 뒤에도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구타 등 가혹행위 의혹을 제기하며 철저한 조사를 촉구하는 의견이 잇따랐고, 파문은 가라앉을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결국 국방부 트위터 대변인은 8일에도 “트위터에서 관련글 발견 후 해병대 사령부에 통보하였으나, 최초 확인·보고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다”면서 “이후 해병대측에서는 관련사실을 재확인·보고하였다”는 답변을 다시 남겼다.

국방부는 또한 “현재 군 수사당국은 동 자살사건의 원인과 관련하여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수사가 마무리되면 결과에 따라 처리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유낙준 해병대사령관은 8일 오후 평택의 해병대사령부에서 ‘해병대 병영문화의 문제점과 대책’이란 주제로 열린 긴급 지휘관회의에서 '병영 저변의 실상을 정확히 파악해 악ㆍ폐습을 반드시 뿌리 뽑겠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기수 열외, 호봉제 등 병 상호간에 잔존하는 해병대 악ㆍ폐습의 고리를 끊어 인간 중심의 선진 병영문화를 창출하고, 최단 시간 내에 인권 관련 전문가를 초빙해 인권교육을 시행하는 등 병영문화 혁신 분위기를 조성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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