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사건 ‘1번 어뢰’ 조개 발견, ‘무단훼손’ 논란 재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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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사건 ‘1번 어뢰’ 조개 발견, ‘무단훼손’ 논란 재점화
  • 이민우 기자
  • 승인 2010.11.05 13:5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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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뢰추진체 프로펠러축 안에 꽃이 핀 형태의 흰색흡착물질은 조개 위에 붙어 있다. (출처 : 사진 가을밤) ⓒ 뉴스윈(데일리경인)
   
▲ 어뢰추진체 프로펠러축 안에 꽃이 핀 형태의 흰색흡착물질은 조개 위에 붙어 있다. 조개가가 발견된 곳은 어뢰추진체 프로펠러 축 부분의 지름 2cm가량 크기의 구멍 안이다. (출처 : 사진 가을밤) ⓒ 뉴스윈(데일리경인)

이명박 정부가 천안함 침몰의 유력 증거물로 제시한 이른바 ‘1번 어뢰’의 ‘어뢰추진체’ 안에서 조개가 발견돼 의혹 논란이 재점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국방부가 정확한 사실확인을 한다며 어뢰추진체 안에 있던 조개를 떼어내 ‘증거 무단훼손’ 논란까지 불거졌다.

천안함 사건 ‘어뢰추진체’에 조개가 붙어 있다는 사실을 처음 발견한 건 놀랍게도 ‘가을밤’(http://blog.naver.com/ruleofgame)이라는 누리꾼이다. ‘가을밤’은 지난 2일 ‘[1번 어뢰] 스크류 구멍 속에 조개, 조개 위에 흡착물’이라는 제목 아래 자신의 블로그에 사진들을 올리고, “패각 일부가 매우 두꺼운 조개”이며 “크기로 봐서는 우연히 들어갔다기 보다는 조개가 스크류 구멍 안쪽에 들어가서 죽은 것 같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어뢰추진체 안에 조개가 붙어 있다는 건 천안함 공격에 사용된 것이 아니라는 걸 보여준다는 지적이었다.

이같은 사진을 분석한 한국기자협회·한국PD연합회·전국언론노동조합 등 ‘언론3단체 천안함 조사결과 언론보도 검증위원회’는 3일 “어뢰추진체 맨 뒤에 있는 두 번째 프로펠러 내부에 조개가 존재하는 것을 확인했다”며 “조개 끝부분에 백색 물질이 꽃이 피듯 생성돼 있는 점으로 볼 때 조개의 존재는 어뢰추진체가 천안함 공격과 무관함을 강력히 시사한다”고 강조하면서 파장은 증폭됐다.

언론보도 검증위는 특히 조개에 붙어 있던 백색 물질관 관련해 “장시간 부유물이 유입되면서 천안함 함체와 어뢰추진체에 침전된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폭발로 인한 흡착이라면 흡착물 내에 해저 이물질이 들어갈 수 없고 흡착물 생성 뒤 층상으로 쌓여야 정상”이라고 밝혀 정부가 공개한 ‘어뢰추진체’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러자 국방부는 사실을 확인해 본다며 어뢰추진체 안에 붙어 있던 조개를 꺼낸 뒤, 백색 침전물질까지 떼어냈고 살펴 본 결과를 4일 내놓았다.

국방부는 “어뢰 스크류 구멍에 들어가 있는 이물질은 생물 조가비가 아니라 부서진 조개껍데기(2.5cm×2.5cm)로 확인됐다”면서 “부서진 조개껍데기의 들어가 있는 상태가 느슨한 것으로 보아, 어뢰가 폭발 후 해저면에 있던 조개껍데기 조각이 조류 등의 영향으로 스크류 구멍 속에 들어간 것으로 판단된다”고 주장했다.

국방부는 또한 “부서진 조개껍데기에 흡착물이 묻은 것은, 폭발 후 조개껍데기와 흡착물이 동시에 구멍 속으로 들어가면서 붙을 수도 있고, 조개껍데기가 구멍에 들어간 이후 스크류 주변에 묻어있는 다량의 흡착물이 조류 등의 영향으로 옮겨 붙을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아울러 국방부는 문제의 조개가 ‘비단가리비’라면서 “우리나라 동해, 남해, 서해 모두에 서식하는 종이며, 패각 형태로 보아 백령도 부근에서 자생하는 비단가리비 패각 중 우각에 해당하는 파편인 것 같다는 것이 한국 패류학회의 공식적인 소견”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언론보도 검증위는 “폭발에 의한 것이라면 흡착물이 조개를 감싸는 듯한 모양으로 됐어야 하지만 실제로는 조개 끝 부분에 꽃이 피어나듯 돌출된 상태로 붙어있었다”면서 “이는 조개가 들어간 뒤 장시간에 걸쳐 백색물질이 침전됐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언론보도 검증위는 또한 “국방부가 증거보전 요구를 무시한 채 일방적으로 조개를 떼어내고 백색 침전물을 부숴버린 행위는 비상식적이고 오만한 태도”라면서 “진정 의문을 해소하고자 했다면 제3자 입회 하에 조개가 존재하는 상태를 충분히 검증한 뒤 떼어냈어야 하며, 백색 침전물의 부착 상태도 정밀하게 확인했어야 했다”고 질타했다.

하지만 국방부 역시 한발짝도 양보하지 않았다. 국방부는 “사실을 규명하기 위해 증거보존 활동을 병행한 가운데 실시한 국방부의 조치에 대해 ‘증거인멸 행위’를 운운하는 것은 상식을 벗어난 아전인수식 주장이라고 밖에 달리 납득할 여지가 없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 같은 증거 문단 훼손 논란에 대해 누리꾼들은 “살인범이 천연덕스럽게 검사를 앞에두고 지문이 묻은 칼을 닦아내고 ‘난 무죄’라고 말하는 꼴”이라고 국방부를 비판하거나, 반대로 “정부의 사실규명을 위한 조사를 ‘증거인멸’이라는 건 어처구니가 없는 몰상식한 소리”라고 언론보도 검증위의 몰아세우는 등 다양한 의견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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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1-10 07:25:30
하는 행태가 범죄자들이 범죄를 조사하고 있구만...ㅉㅉ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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