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과 김문수 도지사는 회개하라”
4대강 저지 천주교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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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과 김문수 도지사는 회개하라”
4대강 저지 천주교연대
  • 이민우 기자
  • 승인 2010.08.20 09: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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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청 앞에서 사제, 신도들 1천여명 ‘생명·평화 미사’ 봉헌

▲ 4대강 사업 저지를 위한 천주교연대는 19일 경기도청 앞에서 '생명·평화 미사'를 드리며 이명박 대통령과 김문수 경기도지사의 회개를 호소했다. ⓒ 데일리경인

“우리는 4대강 사업으로 삶의 터전을 잃을 위기에 처해 있는 팔당 두물머리 농민들과 끝가지 함께 할 것입니다. 강의 생명과 사회적 약자와 팔당 농민들을 외면하고 박해하면서 ‘공정한 사회’를 이야기하는 모순된 이명박 정부와 김문수 도지사가 오만과 독선의 권력으로 두물머리를 빼앗으려 한다면 먼저 우리 사제들을 밟고 지나가야 할 것임을 분명히 경고합니다.”

‘4대강 사업 저지를 위한 천주교연대’(아래 천주교연대)는 19일 오전 수원시 팔달구 매산로3가에 위치한 경기도청 앞에서  ‘4대강 사업 저지·팔당 유기농지 보존을 위한 생명·평화 미사’를 열었다.

천주교연대가 주최한 이날 미사에는 천주교 서울교구와 인천교구, 의정부 교구 사제들과 수도자, 신도 1천여명이 참석해 국민의 뜻을 저버린 채 4대강 사업을 강행하는 이명박 대통령과 김문수 도지사의 회개를 촉구했다.

정진석 추기경에 대해 “거짓말을 일삼는 정권과 야합하는 듯한 발언”

이상헌 신부는 강론을 통해 “우리는 그깟 4대강 사업 하나가 아니라 하나님의 뜻이 지배하는 세상, 공존 화해하는 세상을 이루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다”면서 “개발 세력의 악과 탁욕을 바로잡고, 그런 환경을 만들어 준 우리 자신을 회개하기 위해 모인 것”이라고 역설했다.

또한 이상헌 신부는 지난 7월 한나라당 안상수 신임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정진석 추기경이 ‘4대강 사업은 과학적, 전문적 분야이고 과학자들 사이에서도 다른 의견이 있는 만큼 종교계가 판단하는 것은 비합리적이고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한 것과 관련 “거짓말을 일삼는 정권과 야합하는 듯한 발언”이라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정진석 추지경의 말은 주교단의 입장을 뒤엎은 것입니다. 차라리 이명박 대통령의 얘기였으면 좋겠지만 불행하게도 거짓을 밝히고, 거짓을 막아야 할 교회 수장이 그런 말을 했습니다. 답답합니다. 기가 막힌 일입니다. 통탄할 따름입니다.”

아울러 이상헌 신부는 최근 민주당이 4대강 사업 전면 반대 방침 대신 ‘대형 보 중단, 대규모 준설 최소화, 지류·소하천 정비강화 등을 핵심 내용으로 하는 4대강 사업 대안’을 내놓은 것에 대해서도 일침을 가했다.

“한나라당 것들이야 그렇다 치지만 민주당 똑바로 하시오. 당신들이 그렇게 적당한 선에서 넘어가지 말고, 가야할 길을 올바로 가시기 바랍니다. 민주당 똑바로 하시오.”

▲ “아름다운 산하와 생명을 파괴하는 일을 멈추게 하소서. 또한 우리가 우리 안의 욕심을 이기고 생명의 젖줄인 자연을 지키게 하소서.” ⓒ 데일리경인

“천주교 신자인 김문수 지사, 타락한 권력의 모습으로 일관”

미사 참여자들은 서상진 신부(천주교연대 집행위원장)가 낭독한 성명서를 통해 “천주교 신자인 김문수 지사는 죄악의 길에서 돌아서 생명을 선택하라는 사제들의 기도와, 대화와 소통의 작은 창구라도 열어 보려는 팔당 농민들의 애절한 호소를 무시하며 타락한 권력의 모습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우리 사제들은 이곳 경기도청 앞에서 다시 한번, 천주교 신자라고 스스로 밝히고 있는 김문수 도지사의 그리스도적 양심에 호소하며, 그리스도교적 사회 교리와 주교님들의 가르침에 따른 올바른 신앙적 실천을 강하게 요구하는 바입니다.”

천주교연대는 성명에서 “이명박 대통령은 4대강 사업이 운하 전단계 사업 아니냐는 의혹에 한사코 아니라고 강변해왔지만, ‘낙동강 하천기본계획’을 보면 현재 진행중인 대규모 준설 등이 운하 건설용임을 분명히 확인할 수 있다”면서 “이제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는 어리석은 거짓을 걷어치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천주교연대는 “세상에 용서받지 못할 죄인은 없으나 용서의 전제는 회개”라면서 “이명박 대통령과 김문수 지사, 이기적 개발세력들의 회개와 변화를 위해 우리는 기도를 할 것”이라 선언했다.

“세상 권력이 이러한 우리 사제들의 노력과 기도를 보잘 것 없고, 때론 가치 없다 비웃는다 해도 우리는 우리의 길을 묵묵히 걸어갈 것입니다. 우리의 길은 소박하지만 뭇 생명들과 함께 살아가는 상생의 길이며 평화의 길이요, 신앙인의 길입니다.”

“4대강 사업 중단을 촉구하는 기도를 결코 멈추지 않겠다”

끝으로 천주교연대는 “두물머리 십자나무에서 틔워낸 생명의 작은 불씨를 들고 시청 앞 서울광장, 국민들의 가슴에 생명과 평화, 신앙인의 길을 밝히는 촛불이 되려한다”면서 “우리는 4대강 사업 중단을 촉구하는 우리들의 기도를 결코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한편 19일 현재 천주교연대는 팔당 두물머리에서 184일째 ‘생명의 강과 땅을 위한 생명·평화 미사’를 봉헌중이며, 경기도청 앞에서는 51일간 이명박 대통령과 김문수 지사의 회개를 요구하며 사제 릴레이 기도회를 진행하고 있다. 국토관리청 앞에서도 9일째 단식기도를 이어가고 있는 상태다.

천주교연대는 20일부터 매주 금요일 저녁 7시 정동 프란치스꼬 회관에서 생명평화미사를 봉헌하고, 4대 종단이 함께 국민 여론의 광장에 모여 촛불을 드는 실천을 계속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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