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천안함 시신발굴 중에 ‘벚꽃행사’... 비난일자 전면 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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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천안함 시신발굴 중에 ‘벚꽃행사’... 비난일자 전면 취소
  • 김광충 기자
  • 승인 2010.04.15 2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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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 2함대 소속으로 침몰한 초계함 ‘천안함’ 함미 부분 인양과 희생자 시신 발견이 이뤄진 15일 경기도(도지사 김문수)가 ‘2010벚꽃맞이 도청 개방 행사’(아래 벚꽃행사)를 열고 ‘경기국제보트쇼’ 등 도정홍보까지 벌여 빈축을 샀다.
 
오는 18일까지 열릴 예정인 벚꽃행사를 준비하느라 경기도청 곳곳은 아침부터 부산스러웠고 ‘경기국제보트쇼’와 ‘경기국제항공전’, ‘도자기엑스포’ 등의 도정 홍보가 점심때까지 진행됐다. 문제는 침몰한지 3주 만에 천안함의 함미부분이 바지선으로 인양되고, 희생된 장병들의 시신이 잇따라 발견됐기 때문이다.
 

15일 경기도청 잔디밭에 마련된 경기도 홍보관. 경기국제항공전과 경기국제보트쇼 같은 도정 홍보 행사가 점심시간 때까지 진행됐으나 오후에 갑자기 철수했다. 

 
이와 관련 박기춘 민주당 경기도당 위원장은 성명을 내어 “김문수 도지사와 경기도청은 정신 나간 축제를 당장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박 위원장은 “온 국민이 마음을 졸이며 조심스러운 마음으로 인양 작업을 지켜보며 실종된 44명이 기적처럼 살아오기를 한마음으로 소망하고 있다”면서 “이런 와중에 도청 잔디밭은 행사용 천막으로 둘러치고 잔치 분위기를 내느라 한창”이라고 비판했다.
 
박 위원장은 또한 “김문수 지사는 대체 생각이 있는 사람인지 묻고 싶다”면서 “온 국민이 마음을 모아 조심스럽게 함미 인양과 실종자를 찾고 있는 이 시점에서 벚꽃축제가 과연 타당하다고 생각하는가”라고 꼬집었다.
 
민주노동당 경기도지사 안동섭 예비후보 선거운동본부도 논평을 내어 “이미 많은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천안함 침몰과 함께 축제와 행사를 취소하거나 축소해 진행했다”면서 “지자체를 관리·감독하는 경기도의 도청앞마당에서 축제판을 여는 김문수 도지사의 정신상태가 걱정”이라고 강도 높게 질타했다.
 
안 예비후보 선본은 “얼마 전 고 한준호 준위의 장례식장에서 기념 촬영하던 한나라당 국회의원들이나 축제판을 여는 도지사나 한심할 따름”이라며 “지금 경기도가 해야 할 일은 평택에 마련될 장례식과 유가족을 위로하기 위해 만전을 기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원 문제로 도청을 찾은 시민 김아무개씨도 “채 피지도 못하고 숨진 우리 군인들의 시신이 발견된 와중에 천막을 쳐놓고 국제보트쇼 같은 도정 홍보나 하는 모습이 너무 한심스럽다”면서 혀를 찼다.
 
천안함 인양과 함께 시신들이 발견되자 홍보성 행사가 오후에 취소됐고, 경기도청 잔디밭에 설치된 천막들도 하나둘 자취를 감췄다

이 같은 비판 여론 속에서 경기도청쪽은 이날 오후 ‘벚꽃행사’는 최대한 엄숙한 분위기에서 진행하되, 국제보트쇼와 국제항공전 같은 도정홍보 행사를 전부 취소했다.
 
경기도 총무과 관계자는 “천안함 사건 때문에 올해 축제란 표현을 쓰지 않고 벚꽃맞이 도청개방행사로 하며 도정홍보와 안보·애국 전시 위주로 진행하려 했다”면서 “갑자기 인양되고  시신이 발견돼 분위기가 더 무거워져 오후에 안보·애국 전시회만 남겨 놓고 도정 홍보 등 다른 행사는 전부 취소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한 “18일까지 진행되는 벚꽃맞이 도청 개방 행사 자체를 취소하는 건 아니다”면서 “야간 벚꽃 조명도 유지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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