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 지사 취임 이후 도청 각 실국 홍보예산을 대변인실이 마음대로 주물러 왔던 것. 이 사실은 경기도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확인됐다.
일부 도의원들은 실국별 고유 업무에 필요한 홍보예산을 대변인실이 언론 길들이기에 사용했다는 질타를 쏟아냈다. 행감에서 지적된 내용을 중심으로 도지사 직속기구인 대변인실의 위력(?)을 살펴본다.
7억 쓴 메가시티 홍보 행감자료에 없어
홍보비 200억대 추정...수백억대 주물러
◆행감 제출자료 믿을 수 없어
올 초 특정 언론사 밀어주기 관행과 부정적 기사 무마를 위한 홍보예산 책정 의혹으로 한바탕 곤욕을 치룬 경기도 대변인실이 2009경기도행정사무감사에서 또 다시 도마에 올랐다.(본보 4월 27일자 보도)
최근 열린 경기도의회 행감에서는 도지사 직속기구로서 언론 관련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대변인실의 부적절한 홍보예산 집행에 대한 언론유착 의혹이 제기됐다.
이 의혹은 대변인실이 경기도지사의 핵심 공약 중 하나인 ‘메가시티(Megacity·일명 대수도론)’를 홍보하면서 특정 언론사에 7억 원 가량의 홍보비를 지원한데서 비롯됐다.
더욱이 메가시티 홍보로 지출된 7억 원이 대변인실 자체예산이 아닌 도청 각 실국에서 정책홍보를 위해 편성된 예산인 것으로 드러났다.
때문에 도의회가 행정감사 자료로 요청한 대변인실의 기획홍보비 사용내역에도 메가시티 홍보 내역은 빠져 있었다. 대변인실이 특정언론사에 7억 원에 달하는 도민의 혈세를 사용하면서 도의 예산수립과 집행을 관리·감독하는 도의원들에게조차 사실을 숨긴 셈이다.
이에 대해 문화공보위원회 백승대(민·광명2) 의원은 “도의원도 모르는 내용으로 특정언론사에 출처도 근거도 없는 거액의 예산을 지원한 것을 볼 때 언론유착 의혹으로 생각할 수밖에 없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실국 홍보예산 대변인실 입맛대로
이와 함께 대변인실은 김문수 도지사 취임 이후 각 실국별 고유 업무에 필요한 홍보예산 수백억 원을 입맛대로 사용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도시환경위원회의 환경국 감사에서 윤화섭(민·안산5) 의원이 환경국 자체 홍보예산 지출에 대한 질문에 김진흥 환경국장은 “대변인실과 업무협조를 통해 사용하고 있다”며 “현재 3억 원의 홍보예산 중 1억 7000만 원을 사용한 상태”라고 말했다.
윤화섭 의원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그간 도청 실국별 고유 업무를 위해 편성된 홍보예산이 실국 의지대로 지출되기보다는 대변인실이 주무르며 입맛대로 관리해왔다”며 “이로 인해 도시주택실의 경우 홍보예산이 4억 원 임에도 이미 4억5800만 원을 지출하는 말도 안 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본지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민선4기 김 지사 취임 이후 대변인실이 주물러온 홍보예산이 250억 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입수된 자료마저 신뢰할 수 없을 만큼 많은 홍보비가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되고 있는 실정이다.
실과별 적게는 수천만 원에서 많게는 50억 원에 달하는 홍보예산을 대변인실이 언론 관리에 사용한 셈이다.
도청을 출입하고 있는 A기자는 “대변인실이 각 실국 예산을 사용하면서 기획기사란 명목으로 특정 언론사에 회당 수천만 원에서 수억 원에 달하는 홍보비를 지급하는 등 사실상 언론사 길들이기를 하고 있다”며 “도청 출입기자들 사이에서는 이미 다 아는 사실이지만 밥 그릇 챙기기에 급급한 나머지 쉬쉬하고 있는 것 같다”고 털어놨다.
◆대변인실이 쥐락펴락 홍보예산 얼마?
대변인실의 언론사 길들이기를 비롯해 언론유착 의혹이 제기되면서 대변인실이 주무르는 홍보예산의 규모에 대한 궁금증도 커지고 있다.
우선 도정 홍보를 담당하는 대변인실과 홍보담당관실의 올 해 예산은 각각 22억7천여만 원과 100억 9천여만 원이다. 이 예산은 인건비, 운영비 등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언론홍보에 쓰인다.
여기에 도청 각 실국 홍보예산 또한 대변인실 몫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민선4기 도지사 취임이후 홍보비 지출내역’을 분석한 결과 연간 실국별 홍보예산을 모두 합할 경우 약 60~70억 원에 달한다.
대변인실이 주무르는 돈은 이뿐만이 아니다.
도내 산하 공공기업 및 공공기관의 홍보예산에도 관여한다.
지난 4월 열린 ‘2009 경기도 세계도자비엔날레’와 관련해서도 도는 경기관광공사 예산을 사용해 입맛에 맞는 언론사에 광고를 배정했다.
또한 메가시티 기획홍보의 산물인 ‘미래의 경쟁력 메가시티’라는 책자에 광고를 게제하면서도 대변인실은 도 산하기관으로 하여금 예산 사용을 종용했다.
이를 볼 때 대변인실이 언론 관리에 사용하는 돈은 연간 200억 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언론홍보비의 경우 정보공개의 성역이라 불릴 만큼 명확한 공개 자체가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설사 공개가 되더라도 정확한 수치를 확인하기 어렵다.
행정사무감사에 제출된 자료만 해도 부실하긴 마찬가지다. 7억 원이 소요된 메가시티 홍보비용이 행감자료에 빠져 있다는 사실만 봐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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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변인실이 경기도지사의 핵심 공약 중 하나인 ‘메가시티(Megacity·일명 대수도론)’를 홍보하면서 특정 언론사에 7억 원 가량의 홍보비를 지원한 것이 본지 보도에 이어 경기도행감에서도 지적을 받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