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중동, ‘한상률게이트 축소’에 안간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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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중동, ‘한상률게이트 축소’에 안간힘
  • 김광충 기자
  • 승인 2009.11.29 2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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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B 도곡동땅’ 의혹까지 불거진 ‘한상률게이트’…조중동, 축소보도하며 ‘진실공방’ 몰아
   <경향><한겨레> “검찰 철저히 수사해야”
 
26일 민주당 ‘한상률게이트 진상조사단’은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인 안원구 국세청 국장을 면담한 뒤 브리핑을 통해 △안 국장이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의원을 만나 한상률 청장의 유임을 로비했다는 내용 △이 대통령 최측근인 정두언 한나라당 의원이 현 정부 출범 직전에 한 청장에게 ‘국세청이 관리하는 엠비(MB)파일을 달라’고 요구했다는 내용 △한 청장이 안 국장에게 차장 자리를 제의하며 3억 원을 요구했다는 내용 등을 발표했다.
또, 진상조사단 단장인 송영길 의원은 “(안 국장이) 2007년 후반기에 대구지방국세청장 재직 당시 포스코 건설에 대한 정기 세무조사 과정에서 서울 도곡동 땅이 이명박 대통령 후보의 소유라는 사실이 적시된 문서를 발견했다고 한다”고 밝혔다. 문제의 도곡동 땅은 이 대통령의 큰형 이상은 씨와 처남 김재정 씨의 공동 명의로 돼 있는데, 1995년 이 땅을 포스코개발에 팔면서 247억여 원의 차익을 남겼다. 이후 2007년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 과정에서 이 땅이 이 대통령의 차명 소유 의혹이 제기됐었다.

27일 경향신문과 한겨레신문은 이번 사건이 ‘권력형 비리’라는 데 초점을 맞춰 보도했다. 반면 조중동은 사안 자체를 비중있게 보도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안 국장의 발언을 반박한 한 청장의 주장을 비중 있게 보도하면서 ‘진실 공방’으로 몰았다.
 
<물 마시는 ‘의혹의 핵’> (경향, 1면 사진기사)
<“도곡동 땅 이명박 후보 것 적시 포스코 문서 세무조사 때 발견”> (경향, 1면)
<또 불거진 ‘도곡동 땅’ 권력게이트로 번지나> (경향, 3면)
<뉴욕의 한상률, 의혹 전면부인… 노코멘트…> (경향, 3면)
<국세청장에 진상규명 촉구> (경향, 3면 사진기사)
<정두언, 한상률에 ‘MB파일’ 달라 요구> (경향, 3면)
<도곡동 땅, 10억 로비, 표적 세무조사…다 밝혀라> (경향, 사설)
 
경향신문은 정권 출범 과정의 추악한 음모라며 검찰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1면 <“도곡동 땅 이명박 후보 것 적시 포스코 문서 세무조사 때 발견”>에서는 송영길 의원이 “도곡동 땅이 이명박 대통령 후보의 소유라는 사실이 적시된 문서를 발견”했다고 한다”고 밝힌 내용을 자세히 보도했다.
 
이어 3면 <또 불거진 ‘도곡동 땅’ 권력게이트로 번지나>에서도 “국세청 안원구 국장 사건이 ‘권력게이트’로 번지고 있다”며 “안 국장을 사퇴시키기 위한 국세청의 ‘기획감찰설’과 ‘청와대 외압설’의 진원이 이명박 정권에 상당한 타격이 될 ‘아킬레스건’과 맞닿아 있다”고 지적했다.
기사는 “그 ‘아킬레스건’은 이명박 대통령이 실소유주라는 의혹이 일었던 서울 도곡동 부동산과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의 시발점이 된 박연차 전 회장의 태광실업에 대한 세무조사”라며 “여기에다 안 국장을 둘러싸고 미국에 있는 한상률 전 국세청장, 이 대통령의 친형인 한나라당 이상득 의원과 측근 등이 얽히고 설켜 등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같은 면 다른 기사에서는 미국 뉴욕에 체류 중인 한 전 국세청장이 기자회견을 통해 의혹을 전면 부인한다는 내용을 전했다.
 
사설에서는 “미술품 강매로 구속된 안원구 국세청 국장이 2007년 대구지방국세청장 시절 포스코건설에 대한 세무조사 과정에서 ‘도곡동 땅이 이명박 후보의 것’이라는 사실이 적시된 문서를 발견”했고 “한나라당 이상득 의원을 두 차례 만나 한상률 전 국세청장의 유임을 부탁”했다는 민주당 발표를 전하며 “아직은 한 쪽의 주장이지만 사실이라면 정권 출범 과정의 추악한 음모를 폭로하는 충격적인 얘기”라고 지적했다.
사설은 한 전 청장에 대해 “정권이 바뀌자 국세청장 하명 사건을 전담하는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을 부산에 내려보내 재계 620위권 규모의 지방 신발공장인 태광실업에 대해 특별 세무조사를 시켰다”며 “유임에 보은(報恩)하고 충성을 맹세하는 표적 사정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세무조사 결과는 검찰로 넘겨져 ‘박연차 게이트’ 수사로 연결되고, 급기야 전직 대통령 투신이라는 비극적 사건으로 끝났던 것이 그간의 전말”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사설은 “이제 의혹은 국세청 그림 로비를 뛰어넘어 대선 후보 검증의 결정적 자료 은닉, 표적 세무조사·검찰 수사, 정권실세 10억원 인사청탁 로비 등 정치권과 사정기관이 얽히고 설킨 권력형 비리의 종합판 양상을 띠고 있다”며 “이제라도 검찰은 철저한 수사를 통해 전모를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 경향신문 사설
 
 
<정두언, 한상률에 ‘MB파일’ 제출요구> (한겨레, 1면)
<안원구 ‘MB가 도곡동땅 소유’ 증거 갖고 있나> (한겨레, 3면)
<한상률 “3억 요구설 사실무근…귀국 계획 없다”> (한겨레, 3면)
<청와대 “관계없다” 강조속 “시한폭탄 터질라” 긴장> (한겨레, 4면)
<이현동 임성균 백용호… 정부 고위직 두루 얽혀> (한겨레, 4면)
<‘월간조선-안국장’ 사이에 무슨 일이?> (한겨레, 4면)
<갈수록 커지는 ‘국세청 게이트’, 한상률부터 소환해야> (한겨레, 사설)
 
한겨레신문도 점점 커지는 한상률 로비 의혹을 검찰이 철저히 밝혀내라고 촉구했다.
 
1면 기사에서는 정두언 한나라당 의원이 한 전 청장에게 “‘국세청이 관리하고 있는 엠비(MB)파일을 달라’고 요구했던 사실이 밝혀졌다”며 관련 내용을 3면과 4면에서 자세히 전했다.
 
3면 <안원구 ‘MB가 도곡동땅 소유’ 증거 갖고 있나>에서는 “이명박 대통령의 최측근인 정두언 한나라당 의원이 한상률 전 국세청장에게 이 대통령과 관련한 국세청 자료를 달라고 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안원구 국세청 국장의 폭로’가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며 여러 의혹들을 열거했다.
 
같은 면 <한상률 “3억 요구설 사실무근…귀국 계획 없다”>에서는 한 전 국세청장이 자신과 관련된 의혹에 대해 반박한 기자회견 내용을 전했다.
 
4면 <청와대 “관계없다” 강조속 “시한폭탄 터질라” 긴장>에서는 박선규 청와대 대변인이 ‘안원구 녹취록에 대해 청와대에서 파악한 내용과 입장이 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밖에서 여러 사람들이 여러가지 일에 대해 얘기할 수 있지만, 분명한 것은 안 국장이나 한상률 전 청장 문제는 국세청 내부의 일이지, 청와대가 관여할 일이 아니다”라고 말한 브리핑 내용을 전했다. 기사는 “그러나 청와대 내부적으로는 이 사건이 어디까지 번질지 촉각을 곤두세우는 기색이 짙다”며 “청와대 안팎에서는 아예 ‘한상률 문제에 초동 대응을 제대로 못해서 두고두고 시한폭탄이 되고 있다’는 탄식도 나온다”고 덧붙였다.
같은 면 <이현동 임성균 백용호… 정부 고위직 두루 얽혀>에서는 “안원구 국장이 준비한 것으로 알려진 녹음자료에는 전·현직 국세청 고위직 인사들의 목소리가 두루 담겨 있다”며 “안 국장 사퇴 압박 논란의 한가운데 이른바 ‘국세청 게이트’의 주무대인 국세청 간부들이 두루 얽혀 있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사설에서는 “2007~08년 정권교체기의 국세청을 둘러싼 여러 의혹이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며 의혹의 내용을 전했다. 또 “정부가 조직적으로 이 대통령 관련 의혹을 덮으려 한 게 아니냐는 의혹도 크다”며 도곡동 땅이 이명박 당시 한나라당 후보의 것이라고 쓰인 문서를 발견했다고 안 국장의 변호인들이 전한 것에 대해 “국세청이 이런 사실의 보도나 외부 유출을 막으려 청와대까지 들먹이며 안 국장을 압박한 것은 분명해 보인다”고 주장했다.
사설은 “검찰은 불거진 의혹들을 철저하게 밝혀내야 한다”며 “먼저 미국에 있는 한 전 청장부터 불러들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상률씨 입 열었지만 ‘국세청 진실게임’ 정치권 비화> (중앙, 18면)
<“안씨, 끝없는 거짓말 … 귀국할 계획 없다”> (중앙, 18면)


중앙일보는 18면 기사에서 “안원구(49) 국세청 국장의 구속 직후 시작된 폭로전이 ‘진실게임’으로 치닫고 있다”며 “특히 민주당이 공방에 가담, 정치 쟁점화하는 모양새”라고 전했다. 이어 안 국장의 폭로와 민주당의 녹취록 공개, 그리고 이에 대한 청와대와 국세청의 부인 내용을 전하며 “진실게임 실체 규명에 난항이 예상된다”고 풀이했다.
같은 면 다른 기사에서는 한 청장이 안 국장의 폭로 내용에 대해 “끝도 없는 거짓말이다”라고 반박한 것을 강조하여 다뤘다.

<민주, 국세청장에 진상조사 요구> (조선, 6면 사진기사)
<송영길 “안원구(국세청 국장), 이상득에 한상률(前 국세청장) 유임 로비”> (조선, 6면)
<“3억 만들어오라 했다니… 그런 얼간이가 어디 있나”> (조선, 6면)
 
조선일보는 민주당의 의혹 제기와 이상득, 한 청장의 반박 내용을 단순 전달하는데 그쳤다.
 
6면 <송영길 “안원구(국세청 국장), 이상득에 한상률(前 국세청장) 유임 로비”>에서는 송 의원이 기자회견을 통해 밝힌 “한상률 유임 로비”내용을 전하면서 로비 대상이었던 이상득 의원의 반박을 함께 다뤘다.
같은 면 <“3억 만들어오라 했다니… 그런 얼간이가 어디 있나”>에서는 자신과 관련된 의혹을 부인하는 한 전 청장의 말을 제목으로 처리해 인터뷰 기사를 실었다.

<“국세청 安국장, 이상득 만나 한상률 유임 청탁”> (동아, 10면)
<美체류 韓 전청장 “부하에게 인사청탁 말되나”> (동아, 10면)
 
동아일보도 10면에서 민주당이 브리핑 등을 통해 밝힌 안 국장의 의혹 제기 내용과 한 청장의 반박을 ‘진실공방’ 정도로 간략히 다루는데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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