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국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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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국선언
  • 우승오 기자
  • 승인 2009.06.12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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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국선언이란 시대상황, 특히 정치나 사회적으로 큰 혼란이 있을 때 교수나 재야인사 같은 지식인이나 종교계 인사들이 자신들의 우려를 표명하며 한날 한시에 정해진 장소에 모여 근본적인 해결을 촉구하는 것을 말한다.
시국선언을 한다고 해서 당장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시국선언의 주체가 대개 사회의 지도층이라는 점에서 국민적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밖에 없고 자연스레 집권층에도 부담으로 작용한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이후 교수들의 시국선언이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지난 3일 서울대(124명)와 중앙대(68명) 교수들이 현 정부의 전면적인 국정기조 쇄신을 요구하는 시국선언을 한 데 이어 대구·경북(309명), 부산·경남(161명), 충북대(80명) 교수들도 동참하고 있다.

지난 8일에는 이명박 대통령의 모교인 고려대 교수 131명이 언론·집회 및 시위의 자유를 보장하라며 국정기조를 바꿀 것을 요구하는 시국선언을 했고, 서강대(45명)와 성균관대(35명) 교수들도 가세했다.
교수들의 시국선언이 주목받는 것은 이들의 집단행동이 우리 사회의 건강성을 보여주는 단면이기 때문이다. 1960~1980년대 박정희, 전두환 독재 정권 시절에는 시국선언이 봇물을 이뤄 민주화를 열망하는 국민적인 힘을 결집시켰고 독재정권에게 상당한 압력으로 작용했다.

특히 지난 1960년 4월 유혈 시위진압에 항의한 전국대학교수단 258명의 시국선언은 이승만 전 대통령이 권좌에서 물러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기도 했다.
교수들의 시국선언을 애정어린 충고로 받아들이느냐 편향된 시각을 지닌 일부 교수들의 정치행위로 해석하느냐는 오롯이 집권층의 몫이다.
“전체 교수가 몇 명인데…”라며 교수들의 시국선언 의미를 애써 축소하는 모습을 보면서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도 막지 못하는 상황이 오지 않을까 걱정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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