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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호일보 우승오 기자
  • 승인 2009.04.01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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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 ‘X-파일’이란 놈이 온 나라를 헤집고 다니더니 요즘엔 사람 이름 뒤엔 붙은 ‘리스트’라는 단어가 전국을 떠들썩하게 하고 있다. ‘박연차 리스트’와 ‘장자연 리스트’가 언론과 국민들의 집중조명을 받고 있는 것이다.

사업가와 연예인이라는 각기 다른 직업을 가진 이의 이름에 따라붙은 리스트라는 단어가 정경유착에 의한 금품 상납과 연예계의 구조적 병폐에 따른 성 상납이라는 환부를 적나라하게 드러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박연차 리스트’는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이 여야 가리지 않고 문어발식으로 살포한 금품을 받은 사람들의 목록을 일컫는다. 리스트에 거론된 추부길 전 청와대 비서관과 친노 직계인 민주당 이광재 의원이 구속됐고, 한나라당 박진 의원, 민주당 서갑원 의원 등은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이 밖에도 정치인 상당수가 연루돼 있을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고 그 핵심으로 노무현 전 대통령마저 거론되고 있다.

‘장자연 리스트’는 공중파 드라마 ‘꽃보다 남자’에서 악녀 3총사 중 한 명으로 활약하던 장자연이 스스로 목숨을 끊기 전에 자신이 성 상납하거나 접대한 대상을 적어둔 문건을 말한다. 이 문건에는 모 언론사 대표, 기업인, PD 등 유력인사가 상당수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아직 검·경이 수사 중인 탓에 두 사건의 실체는 백일하에 드러나지 않았다. 수사 결과를 지켜볼 일이지만 행여 ‘꼬리 자르기’ 수사에 그치지 않을까 하는 우려 탓에 수사당국에 이 말만은 꼭 당부하고 싶다.

우리 사회의 정치 비리만 근절할 수 있다면 정치보복이어도 좋으니 외풍에 흔들리지 말고 ‘박연차 리스트’를 낱낱이 수사하고 공개하라.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행해지던 연예인의 성 접대를 뿌리뽑는 계기가 되도록 ‘장자연 리스트’를 철저히 수사하고 일벌백계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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