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쌀 국정조사’ 비협조, 방송3사는 무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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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쌀 국정조사’ 비협조, 방송3사는 무비판
  • 김광충 기자
  • 승인 2008.11.23 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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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 직불금 국정조사 난항, KBS ‘단순나열’ ‘양비론’ MBC·SBS 보도 안 해

20일 쌀 직불금 국정조사특위 민주당 의원들이 건강보험공단(이사장 정형근)을 항의방문 했다. 정부가 제공한 쌀 직불금 부정수급자 28만 명의 명단에 직업과 소득이 빠져 있어 조사가 불가능한데도 건보가 ‘개인정보보호’를 이유로 자료협조 요청을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건보는 지난 해 감사원에는 개인자료를 제공했으면서도 국정조사 자료협조 요청에는 거부하고 있다. 여기에 국조특위 송광호 위원장은 개인정보관리를 이유로 부정수급자 명단을 개별 특위위원에게 제공하지 않고 위원장실에 설치되어 있는 컴퓨터로만 열람하라고 밝혀 야당의원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그러나 방송3사는 사회적 관심이 높은 쌀 직불금 국정조사가 난항을 겪고 있는데도 제대로 보도하지 않고 있다. MBC와 SBS는 지난 14일 정부가 쌀 직불금 명단을 국회에 제출 할 것이라는 보도 이후 관련 보도가 사라졌다. 그나마 KBS는 20일 직불금 관련 보도를 했으나, 건보 정형근 이사장과 민주당 의원들의 입장을 단순나열하고, 여야를 싸잡아 비판하는데 그쳤다.
한편, MBC는 20일 뉴스 클로징멘트를 통해 정부와 건보 등의 쌀 직불금 국정조사 비협조를 두고 “대원칙에 합의한 뒤에 과정에서 장애를 만드는 방법”이라고 꼬집었다. MBC는 최근 인터넷 논객 미네르바에 대한 정부 탄압에 대해서도 보도는 하지 않고, 앵커의 클로징멘트를 통해서만 정부를 비판한 바 있다.

KBS는 쌀 직불금 국조특위가 제대로 조사를 벌이지 못하는 이유를 제대로 지적하지 않았다. 정형근 이사장과 민주당 의원들의 입장을 단순나열하고, 여야를 싸잡아 비판하는데 그쳤다.
20일 <성과없이 파행 거듭>(김명주 기자)은 야당 의원들의 건보 항의방문 장면을 보여주며 “의원들은 지난 해엔 내놨던 직불금 수령자 직업별 명단을 이번엔 왜 못내놓냐며 건보공단 이사장을 몰아부쳤다”, “하지만 정 이사장은 국민이 맡긴 개인 정보는 공개할 수 없다고 응수했다”고 양측의 입장을 전했다. 이어 “결국 감정싸움으로 번졌다”며 정형근 이사장과 김종률 의원이 언성을 높이는 모습을 비췄다. 자료협조를 거부하는 건보공단 문제는 제대로 보도하지 않은 채, 정 이사장과 민주당 의원들의 입장을 단순나열하고, 충돌상황을 부각한 것이다.
이어 보도는 “국회에선 이미 제출받은 감사원 명단을 놓고 여야가 각각 ‘자료 열람’과 ‘사본 배부’라는 기존 입장만 되풀이 하면서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고 양측을 싸잡아 비난하는데 그쳤다. 기자는 “이런 상황을 지켜보는 농민들은 착잡하기만 하다”며 “쌀 직불금 국정조사가 성과 없이 파행을 거듭하면서 일주일씩 연기된 기관보고와 청문회 일정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국회 일정 차질’을 우려했다. 그러나 파행의 원인을 제대로 따지지 않고 여야를 싸잡아 비난하면서 농민의 착잡한 심정을 언급하는 것은 일종의 ‘립서비스’에 불과하다.

MBC와 SBS는 관련 보도를 하지 않았다.
다만, MBC는 20일 뉴스 클로징멘트에서 앵커가 “쌀 직불금에 대한 국정조사의 진행을 보면 그 한계가 드러나고 있다. 직불금을 받은 28만 명의 명단이 우여곡절 끝에 나왔지만 여전히 누구인지 확인할 길이 없다”며 “대원칙에 합의한 뒤에 과정에서 장애를 만드는 고전적 방법”이라고 꼬집었다. / 민언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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