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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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성
  • 우승오 기자
  • 승인 2013.11.04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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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그 본래 의미와는 무관하게 ‘충성’이라는 단어만큼 부정적으로 느껴지는 것도 그다지 많지 않다. 특히 군복무를 마친 이들이라면 ‘맹목적인 복종’과 ‘상명하복’이라는 결코 유쾌하지 않은 기억부터 떠올리기 십상이다.

충성의 사전적 의미는 ‘국가나 특정인, 또는 신념에 자기를 바치고 지조를 굽히지 않는 마음가짐 혹은 태도’다. 하지만 충성이라는 단어에서 군대부터 떠올리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충성은 미덕이라기보다는 의무에 가까운 게 현실이다.

우리가 이처럼 충성이라는 단어에 거부감을 갖는 것은 군대도 군대지만 자신들의 이익을 지켜주는 보스만을 충성의 대상으로 삼은 일부 정치인들의 그릇된 충성을 근·현대사에서 직·간접적으로 목도한 것도 한 몫 했을 것이다.

그렇다고 충성의 ‘외도’를 언제까지 두고볼 수만은 없다. 충성은 사전적 의미가 말해주듯 결코 시대착오적이거나 권위적인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오늘날 민주국가에서 특히 공직자들에게 요구되는 충성이란 국가이념이나 헌법의 자유민주주의 기본질서를 수호하고 국민 전체의 보편적 이익에 헌신하는 것이다.

공직자의 충성은 특정인이나 특정 정당이 아닌 민주적 기본이념에 대한 충성이요, 정치적으로 중립성과 공정성을 준수하는 충성이요, 국가의 존속과 안전을 수호하는 충성이다.

물론 국가이념이나 공익에 대한 충성은 모든 국민에게 요구되지만 특히 공직자에게 강조되는 것은 공직자는 국가발전과 복지사회 건설의 첨병이자 국가안보의 일차적 책임자인 탓이다.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 특별수사팀장에서 배제된 윤석열 여주지청장이 최근 국회 법사위원회의 서울고검 국정감사에서 한 “조직을 사랑한다. 저는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말이 국민들의 가슴을 파고 들고 있다.

‘공직자에게 충성이란 이런 것이다’는 그의 웅변에 기립박수를 보내고 있는 것이다.
지금 당신은 무엇에 충성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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