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창분교의 기적
상태바
두창분교의 기적
  • 우승오 기자
  • 승인 2012.09.27 20:2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용인의 한 시골 초등학교가 어제 개교했다.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재개교다. 시골 초등학교의 개교에 남다른 의미를 부여하는 건 롤러코스터같은 이 학교의 발자취 때문이다.

이날 개교의 주인공은 용인시 원삼면 두창초교다. 두창초교는 ‘본교→분교→폐교 위기→본교 재승격’이라는 기구한 역사를 고스란히 안고 있다.

한마디로 산전수전, 공중전까지 치르면서 그야말로 ‘전투력’이 최고조에 달한 학교다. 두창초교가 본교로 재승격되기까지는 15년여의 세월이 필요했다. 분교가 본교로 재승격된 것은 경기도 내에서 처음 있는 일이다.

두창초교는 지난 1967년 개교했으나 농촌인구 감소로 학생 수가 줄어들면서 1997년 3월 원삼초등학교 분교로 편입되는 설움을 겪어야 했다. 시련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2009년 초에는 학생 수가 20여 명까지 줄어들면서 폐교 위기로까지 내몰렸었다.

하지만 두창초교는 그렇게 쉽사리 사라질 운명이 아니었다. 교직원과 학부모, 지역사회가 혼연일체가 돼 학교 살리기에 나선 것이다. 지난 2006년 취임한 방기정 분교장을 중심으로 눈물겨운 노력이 계속됐다.

다양한 특성화교육 프로그램과 인성교육 덕분에 결국은 ‘돌아오는 학교’를 넘어 ‘찾아오는 학교’로 변신에 변신을 거듭했다.

경쟁교육에서 한 발 비켜나 자유롭게 놀게하면서 공부를 시킨다는 이 학교의 독특한 철학이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수원시 등 인근 지역은 물론 타 시·도에서도 자녀를 이 학교에 보내기 위해 이사를 오면서 현재 학생 수는 108명으로 늘어났다.

폐교 위기를 극복한 학교의 공통점은 학생들이 다니고 싶은 즐거운 학교라는 사실이다. 그래서인지 마을 잔치 형태로 펼쳐진 이날 개교식이 더더욱 아름답게 보였다. 두창초교여! 영원하라.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