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불친절한 버스 기사
icon 송내행 아가씨
icon 2007-06-15 11:33:21  |   icon 조회: 3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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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지하철의 종점인 동막역 3번 출구 앞에는 버스 정류장이 있습니다.

8번 버스와 6번, 6-1번이 서는 버스 정류장입니다.

8번 버스는 동막역을 출발해서 송도신도시를 한 바퀴 돌아서 나옵니다.

똑같은 8번 버스지만 신도시 내부를 도는 방향에 따라 두 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시계방향으로 도는 버스는 버스 앞 창에 작은 팻말에 붉은 글씨로 ‘송내행’이라고 적혀있고,
반시계방향으로 도는 버스는 버스 앞 창에 검은 글씨로 ‘종점행‘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같은 코스를 돌지만 방향만 다른 것입니다. 즉 정류장의 순서가 동막역을 기준으로 정반대가 됩니다.

2007년 6월 10일 오후 10시 50분에 동막역에서 하차하여 버스를 타기 위해서 정류장에 갔습니다.
저의 집은 시계방향(‘송내행‘)의 버스를 타고 첫 번째 정류장에 내리면 됩니다.

(‘종점행’을 타면 반대로 맨 마지막 정류장이 됩니다.) 동막역에 정차하여 있는 버스가 8번이기에 버스 앞 창에 표시되어 있는 행선지를 보기 위해 버스 앞까지 걸어갔습니다.

버스에는 ‘종점행’이라고 적혀 있었기 때문에 버스를 타지 않았습니다.
다음 8번 버스 역시 ‘종점행’ 이라고 적혀 있었고, (역시 확인) 세 번째 버스역시 ‘종점행’ 이라고 적혀 있었습니다. (세 번째 버스는 정차하지도 않고 그냥 지나갔습니다.)

버스 세대가 연속으로 ‘종점행’ 이었다는 것에 슬슬 짜증이 나고 있었고, 세 번째 버스가 지나가고 약 8분이 되도록 다음 버스가 오지 않아 조바심을 내고 있었습니다.

네 번째 버스가 도착했는데, 또 ‘종점행’ 버스였습니다. 버스에 올라서지 않고 버스기사 아저씨께 여쭈었습니다.

“아저씨, 왜 종점행 버스만 네 번 연속 오나요?”
운전기사 아저씨께서 대답하시더군요,
“송내행 끊겼어요”

일단 버스에 올라탔더니 아저씨께서 다시 말씀하셨습니다.
“이 시간에 송내로 가는 버스가 어딨어요. 다 종점행이예요”
“ 몇 신데 버스가 벌써 끊겨요”

“ 11시 40분에 송내로 가는 버스 끊어져요. 아가씨 이 버스 처음타요?”
살짝 어이없어지기 시작하며 “ 아직 11시 10분 밖에 안됐는데요”

“아, 10시 40분. ”

이미 기분이 불쾌해져 있었던 저는 아저씨께 이야기했습니다.

“ 아니, 정류장에서 8번 버스가 오는걸 보고서, 팻말에 종점행이라고 적혀있는걸 보고 안타는 사람한테 왜 송내행이 끊어졌다고 아무도 말해주지 않나요?”

“ 그런걸 말해주는 기사가 어딨어요? 몇 번 타려고 서 있는건지도 모르는데 정류장에 서 있는 사람한테 우리가 다 물어보나요? 알아서 해야지.”
툭.
끊어졌습니다.

“ 지금 말씀드렸잖아요, 8번 버스 오는 거 보고 버스 앞에까지 가서 팻말 확인하는 사람한테 왜 아무말도 안하냐고, ”
“앞에 와서 보는지 어쩌는지 우리가 어떻게 알아요 ?”


버스 안에서 언성이 높아진 것이 짜증스러워 그냥 입을 닫고 버스 뒷자리로 이동했습니다.

글쎄요, 제가 이상한건가요 ?
버스 기사라면 분명히 알 수 있었을 겁니다. 서지도 않고 지나가버렸던 세 번째 버스는 그렇다 치더라도, 첫 번째 - 두 번째 버스가 왔을 때는 앞에까지 가서 확인했는데.

그 사람들 눈에는 제가 옆에 적혀 있는 8번이라는 번호를 못 봐서 8번인지 6번인지 확인하려고 버스 앞까지 걸어가는 것으로 보였더란 말입니까.

아니면, 우리나라의 그것도 서울 버스도 아닌 인천 버스의 기사에게 그런 걸 기대했던 제가 머저리인 걸까요.

버스 안에서 사람 바보취급하면서 큰소리 내시던
‘송도버스 인천 70 바 2316호 c 기사님’ 절대 잊지 않겠습니다.
2007-06-15 11:3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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