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은영, 김부겸, 정봉주 의원 등 손학규 후보 쪽 의원 7명은 20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구태정치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하여 이른바 '정동영-김한길 당권 밀약설' 등 구태정치의 실체를 밝히라고 주장했다. ⓒ 데일리경인 진용석 |
대통합민주신당의 경선 국면이 중대 고비를 맞고 있다. 손학규 후보의 돌연 칩거로 일정 차질이 불가피해지면서 대통합신당 경선 파란을 예고하고 있다.
손 후보는 19일 텔리비전 토론에 불참한데 이어 20일에도 모든 일정을 중단한 채 이날 오전 지방으로 내려가 칩거에 들어갔다. 사실상 잠적한 것이다.
손 후보는 당장 21일 오후로 예정된 부산·경남 텔레비전 토론에도 참여하지 않을 것으로 보여 경선 파행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손 후보 쪽 관계자는 20일 "내일 텔레비전 토론에 손 후보가 참여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정동영 후보와 손학규 후보 쪽이 서로 기자회견 등을 통해 정치공세를 강화하는 등 정면 충돌로 치닫고 있다.
정동영 후보 쪽은 20일 "손 후보의 칩거가 이해찬·손학규 연대 움직임과 관련이 있다"고 밝혀 파장이 커지고 있다.
정 후보 쪽 김현미 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을 통해 "손 후보의 텔레비전 토론 불참 등의 배경에는 이른바 손학규·이해찬 연대 움직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김 대변인은 "양 캠프의 주요 인사들이 지난 월요일 만나는 것을 목격한 사람이 있다"며 "차마 그 인사들이 이·손 단일화를 위해 만날 것으로는 상상도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해찬 캠프 쪽 유시민 선대본부장과 이광재 의원이 이·손 연대가 가능하다고 언급하고 있다"면서 "이광재 의원은 .최근 호남과 수도권, 충청권의 지지를 얻으려면 이·손 후보 간 경쟁 구도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이·손 연대 배경에는 호남 후보인 정동영 후보를 배제하기 위한 지역주의가 작동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호남배제론을 공공연히 유포하는 이·손 연대의 즉각 중단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또 이른바 정동영 후보와 김한길 의원간의 '당권 거래설'에 대해서도 "악의적인 정치공세로 철저한 진상조사를 촉구한다"며 "진상조사 결과 거래설이 사실이라면 책임을 지겠지만 사실이 아니라면 거래설을 최초 발설한 사람은 정계에서 은퇴해야 한다"고 말했다.
▲ 20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마친 직후 김부겸 의원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김 의원은 "어제 오후 2시30분 이후 손학규 후보와 연락이 안 되고 있다"며 "당장 돌아오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 데일리경인 진용석 |
손 후보 선거대책본부 소속 의원 일동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우리는 현 상황을 민주개혁세력의 총체적 위기 국면으로 규정한다"며 "당은 국민경선 과정에서 나타난 불탈법 선거, 금권 선거, 동원 선거 등 구태정치의 실상을 밝히기 위해 구태정치진상조사위를 구성하여 구태정치를 엄정 처리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손학규 후보의 처절한 몸부림은 대통합민주신당이 처한 이러한 위기를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막아보고자 하는 것"이라며 "이에 우리는 배수진을 치는 심정으로 손학규 후보와 함께 누란의 위기에 처한 대통합민주신당을 구할 것이며 모든 구태정치에 결연하게 맞서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이해찬 후보 쪽 양승조 대변인은도 이날 오후 6시30분 국회 브리핑을 통해 정동영 후보 쪽의 '호남배제론' 주장에 대해 "동원경선으로 인한 국민경선 파행의 책임을 모면하기 위해 국면전환용 비겁한 물타기를 시도하며 터무니 없는 공격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양 대변인은 이어 "차떼기 박스떼기도 모자라 이제 망국적인 지역감정까지 조장하느냐"며 "(정 후보 쪽은) 지역감정 선동하는 퇴행적인 구태정치를 즉각 중단하라"고 공세를 퍼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