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불모지에 피어난 '오페라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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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불모지에 피어난 '오페라하우스'
  • 신수진 기자
  • 승인 2007.09.08 0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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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4000억 들여 '노들섬' 복합문화공연장 건립

   
▲ 서울시는 용산구 이촌동 일대 노들섬 5만1천㎡에 연면적 8만7천700㎡ 규모로 노들섬 복합문화시설을 건립키로 했다. 4000억원의 예산이 들어가는 노들섬 문화콤플렉스 조성사업은 오는 2009년 11월 공사에 착수 2013년 말에 완공할 예정이다. (사진=서울시)
[데일리경인 신수진 기자] 세계적으로 대표되는 문화공간의 탄생은 문화에 대한 인간의 갈급함에서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최근 우리나라에도 강해진 지적 욕구 탓에 비싼 티켓가격에도 아랑곳하지 않고선 공연 티켓이 매진사례를 이루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이와 같은 문화의 지적 호기심은 대한민국이라는 땅에 뮤지컬 전용관을 오픈하게 만들었으며 문화의 불모지라 여겨지던 지방에서도 많은 공연이 이뤄지는 쾌거를 선사했다.

물론 영화를 제외하고는 아직까지 바쁜 현대인에게 문화공연이라는 것은 남의 나라 이야기와 같지만 과거에 비해 그 수요자가 늘어난 것만은 사실이다. 이를 증명하듯 서울시는 어마어마한 예산을 들여 복합문화공간을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다소 늦은감도 있지만 어쨌든 박수칠 일이다.

하지만 1883년 관객의 문화욕구불만으로 공연장을 넓히게 된 미국 맨하튼의 메트로폴리탄 오페라하우스(이하 메트오페라)와 비교해 볼 때, 우리가 누려야 하는 문화획득에 대한 이러한 요구가 너무 늦은 것은 아닌지 아쉬운 마음이 들기도 한다.

세계적 명소 자리매김 한 '오페라하우스'

메트오페라는 미국이 경제적으로나 인구적으로 엄청난 규모적 팽창을 달리던 1800년대 말 무렵, 이탈리아 오라를 주로 상연하던 14가 유니온 스퀘어 근처의 ‘아카데미 오브 뮤직’이 그 기원이다. 이 당시 극장이 너무 협소해 관객들의 불만이 터저나왔다. 점차 관객들의 불만이 고조되기 시작하자 운영진은 수요에 걸맞는 극장 규모를 고려할 수 밖에 없었다. 결국 번화가로 성장한 브로드웨이 극장가 인근 39번가와 40번가 사이로 이사를 가기로 결정했다. 이렇게 세계 굴지의 메트오페라가 생기게 된 것이다.

   
▲ 세계적 명소로 자리매김한 오페라하우스 전경. (사진=서울시)
이 극장은 현재는 도심재개발사업으로 인해 현재 헐리고 없으며, 1966년 현재의 링컨센터 정면을 차지하고 있는 메트로폴리탄 오페라하우스로 옮겨 왔다.

좌석 3700석, 입석이 170여석의 메트오페라는 오페라하우스 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5천5백 명 수용 규모의 시드니 오페라하우스와는 약간 다르다. 시드니 오페라하우스가 1천 개가 넘는 파이프로 구성된 세계 최대의 파이프 오르간을 비롯, 전시실, 도서실, 음식점 등을 고루 갖추고 오페라 뿐 아니라 다양한 공연을 볼 수 있는 관광명소로 널리 알려졌다면 메트오페라는 고전의 이미지를 안고 역사의 깊이처럼 최고의 오페라만을 선보인다는데 차이점을 가진다. 그래서 메트오페라가 지향하는 것은 철저하게 ‘클래식’ 오페라다. 헨델·베르디·바그너·토스카 등 널리 인정받은 작곡가들의 작품만을 올린다.

혹시나 현대적 오페라를 공연하지 않았을까 기대를 했지만 이러한 생각 자체가 메트오페라에서는 무리였던 것. 이러한 메트오페라의 고집은 세계적인 오페라 푸치니의 <서부의 아가씨>(1910), 그라나도스의 <고예스카스>(1916)가 초연될 수 있도록 했으며 124년이 흐른 현재에도 세계 오페라의 자리를 지킬 수 있도록 했다.

한강 중심에 세계적인 오페라극장 들어선다

서울시는 지난달 4일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서울시 예산 5000여 억 원을 들여 한강 노들섬에 오페라 하우스를 짓겠다는 계획을 ‘오페라, 뮤지컬, 심포니 등을 공연할 수 있는 다목적 복합 공연시설을 건설하겠다’며 기존의 계획을 수정해 밝혔다.

이에 우리나라도 호주 시드니의 오페라 하우스나 미국 맨하튼의 메트로폴리스 오페라하우스처럼 대표적 문화공간이 생길 전망이어서 기대가 크다. 또한 오페라만 볼 수 있는 한정된 공간이 아니라 다양한 문화시설을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지금과는 또 다른 많은 문화를 접하고 수용할 수 있을 듯 하다.

서울시 관계자는 “시민과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여론을 수렴한 결과 우리나라 상황에는 오페라 전용극장보다는 오페라, 뮤지컬 등을 공연할 다목적 복합공연시설이 적합하다고 판단했다”면서 이 전 시장의 오페라하우스보다 좀 더 현실적인 공간에 대한 대안이라고 설명했다.

   
▲ 서울시는 용산구 이촌동 일대 노들섬. (사진=서울시)
소득수준 만불을 넘어서며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 반열을 바라보고 있지만 아직까지 우리에겐 내세울만한 문화 상품이 없었던 것을 생각한다면 이러한 계획은 매우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서울시는 노들섬 문화콤플렉스 조성사업과 관련, 공연시설을 먼저 건설한 뒤 부대시설을 단계적으로 건립하기로 방침을 정하고 2009년 11월 공사에 착수 2013년 말에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그 크기는 용산구 이촌동 302-6 일대 노들섬 5만1000㎡에 연면적 8만7700㎡ 규모로 4000억원의 예산을 들여 건립한다.

특히 우리나라 대표적 문화공간이 될 예정인 만큼 디자인에 대한 논의가 많았는데 이에 대해선 지난해 7월 지명초청 설계경기에서 최종 당선작의 기본 콘셉트를 유지하되 설계자인 프랑스 건축가 장 누벨과 협의해 설계를 일부 변경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가 한강의 기적으로 불리우는 경제성장을 이룬 것처럼 이곳 한강은 제 2의 성장인 문화기적을 이루기 위해 또 한걸음씩 전진하고 있다. 메트오페라의 고집과 심지처럼 새로 생길 복합문화공간이 그 목적을 향해서 달려나가 후세대에게 자랑스러운 문화유산으로 남길 바라며 우리나라 문화산업의 일보 정진에 도약하는 진정한 기회가 되길 기대해본다.

································································· 덧붙이는 글 ···························································

신수진 기자는 다른 직장에 근무하는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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