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탈레반, 피랍자 모두 석방 합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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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탈레반, 피랍자 모두 석방 합의
  • 석희열 기자
  • 승인 2007.08.28 21: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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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공식 확인... 한국군 철군 및 선교활동 중지 조건

   
▲ 한국 정부와 탈레반은 28일 오후(한국시간) 아프간 가즈니주에서 4차 대면협상을 갖고 한국인 피랍자 19명 전원 석방에 극적으로 합의했다. 지난달 19일 한국인 23명이 탈레반 무장세력에 납치된 지 41일 만이다.
ⓒ 데일리경인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무장세력에 붙잡혀 있는 한국인 피랍자 19명이 모두 풀려나게 됐다.

한국 정부 협상단과 탈레반은 28일 오후 아프간 가즈니주에서 대면협상을 벌여  한국인 피랍자 전원 석방에 극적으로 타결했다.

이러한 협상 결과는 지난 23일 아랍권 위성방송 <알 자지라>에 출연해 동료들을 풀어줄 것을 눈물로 호소한 김경자·지나씨의 절규가 어느 정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저녁 긴급 브리핑을 통해 "탈레반과의 대면협상에서 한국인 피랍자 19명을 모두 석방하기로 합의했다"며 한-탈레반 협상 결과를 공식 발표했다. 지난달 19일 한국인 23명이 납치된 지 41일, 지난 13일 김경자·지나씨가 풀려난 지 15일 만에 나온 쾌거다.

천 대변인은 "우리 협상 대표단은 한국시간으로 오늘 오후 5시48분부터 7시20분까지 탈레반과 4차 대면협상을 가졌다"며 "이 협상에서 한국군 연내 철군과 아프간 선교활동 중지를 조건으로 한국인 피랍자 전부를 석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내용은 이날 오후 6시부터 열린 안보정책조정회의를 주재하고 있던 노무현 대통령에게 곧바로 보고됐다. 노 대통령은 "모두가 걱정했는데 참 다행이다. 마무리를 잘해 달라"고 당부했다고 천 대변인이 전했다.

그러나 피랍자의 구체적인 석방 시기와 경로는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천 대변인은 이와 관련 "탈레반과 협의해 나가겠지만 시간이 좀 걸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피랍자들의 건강은 좋은 편이라고 덧붙였다.

   
▲ 피랍자 전원 석방 소식이 전해진 28일 저녁 경기도 성남 피랍자 가족대책위 사무실에 모여 있던 가족들이 만세를 부르며 기뻐하고 있다.
ⓒ 데일리경인
피랍자들은 가즈니주에서 한국 정부에 인도되면 아프간 수도 카불로 가 건강검진을 받은 뒤 두바이를 거쳐 귀국길에 오를 가능성이 커 보인다.

한편 아프간 현지 외신에 따르면 한국 협상단과 탈레반이 전격 합의한 피랍자 전원 석방 조건은 다섯 가지로 전해졌다.

▲아프간 파견 한국군 연내 모두 철수 ▲아프간에 있는 한국 NGO 및 기독교 민간단체 이달 안 선교활동 중지 ▲파키스탄에서도 일체의 선교활동 중단 ▲한국인 피랍사태 해결될 때까지 아프간 정부 탈레반 공격 중지 ▲탈레반 죄수와 맞교환 요구 철회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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