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력(學歷) 사기 그보다 더 위험한 학력(學力) 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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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력(學歷) 사기 그보다 더 위험한 학력(學力) 사기
  • 김광충 기자
  • 승인 2007.08.17 11:33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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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치는 '학벌사기'를 보면서 우리사회에 진정한 프로가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서울대 나온 사람이 서울대 출신을 선호하고, 학력있는 자가 학력있는 자를, 경북 출신이 또 다른 경북출신을 선호하는 사회. 도무지 경북이 경북 아닌 것의 맛을 모르는 사회. 그래서 섞이지 않고 학벌사기꾼이 더 많은  민족. 이런 모습이 우리 시대의 자화상이다.

이런 현상은 일종의 병이다. 남자가 남자를 구하는 것과 다를바 없다. 동성연애자를 비난하는 것이 아니다. 고쳐야 할 병이다는 견해를 밝히는 것이다. 진정한 프로와도 거리가 있다. 진정한 프로는 자기 분야와 전문가로서의 자기 입장을 초월한다.

당구 잘치는 사람은 더 이상 당구에 얽매이지 않는다. 밥을 충분히 먹었다면 더이상 밥을 찾을 필요가 없는 것이다. 그래서 밥으로부터 자유롭다. 무엇이든 한껏 채우고 나면 이제 다른 곳에 눈을 돌리게 되고 자유롭게 되는 게 세상 이치인 것이다.

어설픈 전문가가 여전히 자기 분야 자기입장에 붙잡혀 있다. 문제는 이 어설픈 전문가들이 최고의 전문가로 행세하고, 현재에 눌러 사는 게 문제다.

전공분야를 초월하지 못하는 것인데 마치 본론과 결론을 통과하지 못하고 서론에 머물러 있는 것과 다를바 없다.

이런 자들이 대게 배운이가 못 배운이를 멸시하고, 힘있는 자들이 힘없는 자들을 깔본다. 그리고 자기가 충분히 갖고 있는 것에 대해 여전히 배고파 하는 특징이 있다.  우리사회의 상당수 학자와 부자, 전문가, 위정자들이 이 병에 걸려 있다.

그러나 성숙한 이가 미숙한 이를 깔보고 왕따시킨다면 과연 누가 정말 미숙한 자인가. 배가 덜 찼다면 한껏 배를 채워라. 다만 배가 부를 때에도 그게 다라고 생각하지는 말아야 한다.

자신이 먹거리로부터 자유로운지 학력과 학벌로부터 자유로운지 살펴봐야 한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지금 문제가 되는 그 알량한 학벌이 있는 자도 없는 자도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

누군가 강을 건넜다면 마땅히 배는 버릴 것이다. 타고 온 배를 버릴 때 비로소 그가 인생의 모든 강을 건넜음을 증명할 수 있을 것이다. 학력과 학벌에 들어 갔으면 이제 나와야 한다. 들어 간 만큼 나와야 하고 자유로워야 한다. 그것으로 들어 갔음을 입증할 수 있을 것이다.

누군가 아직 도상에 있다해도 역시 배는 버려야 한다. 새 강에 도착하면 새 배가 필요한 까닭이다.

앞 전의 강은 종이 배로 무사히 건넜을 수도 있다. 새 강에서는 쇠로 만든 배가 필요할 지 누가 아나. 그러니 과거에 사용했던 배를 메고 다니며 새강을 찾지 말일이다.

삶의 바다에선 같은 배로 2개의 강을 건널 수 없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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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님 2007-08-19 15:06:20
학력위조만 문제 입니까??

공개 강의와 면접도 안 보고도 교수가 되는 사람은 문제가 안 되는지요????

궤도이탈 2007-08-19 21:57:54
설대에서 법전만 외워 판검사가 되어 평생을 판결문만 읽고 사는 사람 보다 無學이지만 다양한 인생체험과 다양한 분야에 대한 공부를 지속적으로 해온 사람의 삶이 훨씬 깊이 있고 풍요로운 경우가 더 많이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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