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문운동장이 디자인과 패션 중심의 미래형 공원으로 탈바꿈한다. 물결을 연상시키는 2층높이의 대형 건축물이 들어서고 그 상부에 공원이 조성된다. ▲ 동대문운동장 공원화 사업에 대한 국제현상설계 공모전에서 영국 건축가 자하하디드의 '환유의 풍경(Metonymic Landscape)'가 당선됐다.
(자료=서울시)
서울시는 동대문운동장 공원화 사업에 대한 국제현상설계 공모작품을 심사한 결과 영국 건축가 자하하디드의 '환유의 풍경(Metonymic Landscape)'을 결정했다고 13일 밝혔다. 당선자 하디드에게는 상금 3억원과 설계권이 주어진다.
'환유의 풍경'은 동대문이 지닌 다양한 역사적, 문화적, 도시적, 사회적, 경제적 요소들을 환유적으로 통합하여 하나의 풍경으로 완성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액체의 흐름을 연상시키는 기하학적인 물결 무늬가 반복적으로 이어지면서 공원과 월드디자인플라자(지하 1층.지상 2층) 건물이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루도록 도안됐다. 또 조선시대의 성곽을 그대로 살려 전통과 현대의 조화를 꾀했다.
하디드는 "이번 공모작품은 사회문화적 중심축(socio-cultural hub)을 창조함으로써 서울이라는 도시가 가진 유쾌함과 역동성을 재창조 하는 것에 주력했다"며 "새로운 건축물과 공원이 통합되어지는 모습을 통해 도시를 자연으로 되돌리고자 했다"고 말했다.
심사위원회는 심사평을 통해 "공원과 건축물이 분리된 개체라기 보다 조경과 건축의 성공적인 결합을 보이고 있다"며 "보행자의 시야에 랜드마크 요소로서 강력한 디자인의 이미지를 표현하고 있어 이곳을 도시의 중요한 존재로 부각하는데 적합하다고 판단된다"고 평했다.
특히 "동대문운동장 주변의 건축물들이 고층인 점을 감안해 운동장의 공원적 성격과 기능을 살리기 위해 저층(2층)으로 계획하고 그 상부까지 공원을 확장함으로써 부지 전체를 공원으로 활용되도록 한 점을 높이 평가했다"고 덧붙였다. ▲ 동대문운동장 공원화 사업 공모전에 당선된 자하하디드의 '환유의 풍경(Metonymic Landscape)' 조감도.
(자료=서울시)
서울시는 당선된 하디드와 컨소시엄 및 계약을 체결하고 내년 3월까지 실시설계를 마친 뒤 곧바로 착공에 들어가 2010년 상반기까지 공사를 완료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풍물시장이 들어선 운동장과 내부 시설물을 오는 11월부터 철거할 방침이다. 아울러 이 사업에서 중요하게 여겨지는 성곽복원 문제 등에 대해서는 기본 및 실시설계 과정에서 설계자와 함께 문화재청과 긴밀히 협의해 나갈 예정이다.
시는 동대문 공원화 조성사업을 통해 향후 30년간 생산유발효과가 23조원에 고용유발 효과는 20만명으로 추정했다. 특히 최근 불황여파로 주춤한 동대문 상권 매출은 10조원에서 15조원으로 증가될 것으로 예상했다.
게다가 랜드마크 방문에 따른 유동인구 증가가 1일 60만에서 75만명으로, 연간 외국인 관광객은 210만에서 280만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스페인의 쇠퇴한 공업도시 빌바오는 세계적인 건축물 구겐하임미술관을 지어 연간 100만명이 넘는 관광객을 끌어들이고 지난 6년간의 경제효과가 1조3000억원에 이른다"며 " 서울시도 이런 '빌바오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1925년 일본이 건립한 동대문운동장은 각종 스포츠와 행사 장소로 활용돼 오다 1984년 잠실운동장 건립이 후 활용가치가 크게 떨어졌다. 현재 축구장은 폐쇄돼 풍물시장과 임시주차장으로 사용중이고 야구장은 시설이 낡아 이용이 저조한 상태다.
이런 동대문운동장의 운명은 한국의 대표적 의류패션 일번지로 성장한 동대문 상권과 대조적이다. 이런 이유로 1990년대 후반부터 동대문운동장 부지에 대한 기능대체 문제가 논의되기 시작해 10여년 만에 녹지·휴식공간으로 탈바꿈을 시도하고 있다. 특히 동대문운동장 공원화 사업은 민선 4기 오세훈 시장의 공약사항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