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증시 급락 소식에 한국증시가 크게 요동쳤다. 일종의 증시 '쓰나미'다.
오늘 코스피 지수는 어제보다 80.19포인트나 떨어진 1828.49포인트로 장을 마쳤다.
이날 낙폭은 한국증시 사상 세번째로 컸고, 하락률은 3년 2개월여 만에 가장 가팔랐다. 하루 동안 코스피 시장에서 증발된 돈만 39조6000억원에 이른다. 코스닥과 합하면 43조원의 돈이 이날 주식시장에서 사라졌다.
밤사이 유럽과 미국 대륙에 불어닥친 이른바 '글로벌 신용위기'가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증시의 급락을 불러왔다.
프랑스계 투자은행 BNP파리바가 서브 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관련 자산유동화증권에 투자한 3개 펀드의 환매와 가치산정 일시 중단이 발단이 됐다. 충격적인 프랑스발 '금융 대지진'이 미국과 유럽 등 주요 해외증시를 덮치면서 코스피 시장도 크게 흔들렸다.
지수 낙폭이 확대되자 개인이 7000억원 이상 순매수하며 저항에 나섰지만 글로벌 신용경색 우려가 투자심리를 위축시키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특히 어제 19일 만에 사자로 돌아선 외국인과 기관이 갑자기 태도를 바꿔 매도에 나서면서 지수가 1830선 아래로 곤두박질쳤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반도체, LG필립스LCD 등 어제 강세를 나타냈던 대형 IT주가 하락했고, 국민은행과 신한지주, 우리금융 등 대형 은행주도 동반 하락했다. 포스코 등 철강주와 현대중공업 등 조선주, 그리고 증권주 등 모든 업종이 약세를 보였다.
반면 남북경협관련주 가운데 광명전기와 선도전기는 사흘째 상한가 행진을 이어갔다.
코스닥 지수도 24.28포인트 내린 788.41포인트로 마감해 나흘만에 하락해 790선 아래로 밀려났다.
NHN과 LG텔레콤, 아시아나항공, 서울반도체, 메가스터디, 하나투어, 태웅 등 시가총액 상위권 종목들이 대부분 내렸다.
반면 하나로텔레콤이 M&A 이슈가 부각되며 소폭 반등했고, 대북송전관련주 가운데 이화전기와 제룡산업이 사흘째 가격제한폭까지 올랐다.
한편 정부는 서브 프라임 모기지에 따른 세계 금융시장의 불안이 계속될 경우 대응책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정리 김원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