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침몰 시뮬레이션은 ‘엉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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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침몰 시뮬레이션은 ‘엉터리’(?)
  • 이민우 기자
  • 승인 2010.09.10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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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보도 ‘TNT 250㎏이라더니, 이번엔 360㎏로 수정’


국방부가 이른바 ‘1번 어뢰’라는 북한제 중어뢰의 폭발력을 근거로 진행했던 천안함 침몰 시뮬레이션(모의실험)이 엉터리로 이뤄졌다는 보도가 나와 파문이 일고 있다.

<한겨레>는 국방부가 13일 발표할 예정인 천안함 사건 최종보고서에서 천안함 침몰 시뮬레이션(모의실험) 관련 어뢰의 폭발력을 애초 티엔티(TNT) 250㎏ 규모에서 1.44배나 늘어난 360㎏으로 바꿔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고 10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합조단 민간위원으로 활동한 국책연구기관의 한 전문가는 최근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보고서 발간을 앞두고) 어뢰의 폭발력을 티엔티 360㎏으로 높여 수중폭발 시뮬레이션을 다시 진행했다”면서 “(티엔티 360㎏은) 합조단 폭발 유형팀에서 마지막으로 준 폭발 조건”이라고 밝혔다.

이 전문가는 “4월 말부터 5월20일까지 (시뮬레이션을) 급히 했고, 그러다 보니 물(과 관련한 변수)도 다 (반영하지) 못했다”며 “이후 2개월 정도 열심히 고치고 모델을 좀 수정 보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이 전문가는 “5월20일 할 때는 시간도 충분하지가 않아 0.5초까지만 (시뮬레이션을) 보여줬고, 이번에는 충분히 2초까지 계산해 봐서 이제 천안함 기관실의 바닥 부분이 찢어지는 것들이 보이게 됐다”고 덧붙였다. 즉 어뢰의 폭발력을 티엔티 360㎏으로 바꿔 시뮬레이션했을 때, 천안함 파괴 모습이 실제에 더 가깝게 재현됐다는 것이다.

앞서 합조단은 지난 5월 20일 천안함 침몰 원인을 발표하면서 북한제 중어뢰의 폭발력은 TNT 250kg이라고 주장하며, 이에 근거한 시뮬레이션 결과를 제시한 바 있다. 더구나 국방부가 5월15일 건져 올렸다며 공개한 이른바 ‘1번 어뢰’의 제원에도 폭약량이 250㎏으로 규정돼 있어 국방부 발표의 근거로 작용했던 상황이었다.

아울러 <한겨레>는 국방부가 이번에 최종 보고서를 내면서 어뢰의 폭발력을 수정한 것에 대해 “어뢰의 폭약이 단순히 티엔티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뒤늦게 시인하고 이를 바로잡으려는 시도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이 같은 <한겨레>의 보도가 사실일 경우 합조단이 공개한 시뮬레이션 결과의 신빙성은 물론 지진파와 버블제트로 인한 물기둥 높이 문제, ‘1번’이란 매직글씨의 잔존 가능성 등 천안함 사건 진상 전반에 대한 의혹이 증폭될 전망이다.

한편 천안함 사건의 진실과 관련된 보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한겨레>는 지난 7월 9일 “러시아 조사단은 천안함의 스크루가 휘는 등 손상된 사실에 주목하고 있으며, 천안함이 함수와 함미로 분리되기 이전에 다른 원인으로 스크루가 먼저 훼손됐을 가능성을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고 보도한 바 있다.

또한 그레그 전 주한미국 대사는 지난 1일 <뉴욕타임스> 기고문을 통해 러시아가 천안함 보고서를 공개하지 않는 이유는 “러시아의 조사 결과가 이명박 대통령에게 큰 정치적 타격을 주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당황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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