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의회 파행, 민주당-한나라당 “네 탓” 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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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의회 파행, 민주당-한나라당 “네 탓” 공방
  • 이민우 기자
  • 승인 2010.09.02 09: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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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쪽 본회의장 점거, 의사일정 진행 못한 채 신경전

   
▲ 경기도의회 한나라당 이승철 수석부대표는 1일 도의회 파행의 책임은 민주당에게 있다고 주장했다. ⓒ 데일리경인

6.2지방선거로 출범한 경기도의회(의장 허재안)가 다수 의석인 민주당과 소수로 밀려난 한나라당의 힘 겨루기로 파행을 겪고 있다.

제8대 도의회 첫 정례회 때 의장 선출을 놓고 견학 온 초등학생들 앞에서 망신당한 도의회는 1일 열린 정례회에서도 ‘막말 사건’에 대한 극한 대립으로 의사일정 조차 진행하지 못했다.

앞서 민주당 정기열 수석부대표는 지난 달(8월) 20일  “4대 특위 구성에 한나라당 의원들도 참여하기로 지난달 임시회를 통해 양당 대표가 합의했는데 한나라당이 말을 바꿨다”면서 “한나라당 대표가 합의한 사항을 당이 존중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그 사람을 대표로 인정할 수 있겠냐. 정재영 대표의원은 사퇴하라”고 말해 이른바 막말 파문이 시작됐다.

도의회 한나라당(대표 정재영)은 본회의가 열리기 4시간 여 전 본회의장을 점거한 채 이른바 ‘막말 사건’의 장본인인 정기열 민주당 수석부대표의 공개 사과를 요구했다.

하지만 도의회 민주당(대표 고영인)은 한나라당쪽이 4대강과 GTX특위 등의 구성에 합의해 놓고도 약속을 지키고 있지 않다며 한나라당에 맹공을 퍼부었다.

한나라당 “파행 책임은 민주당 정 수석부대표 막말과 저질발언”

한나라당은 이날 오후 2시 도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제253회 정례회를 앞두고 도의회가 파행으로 온 것에 대해 1,200만 경기도민에게 진심으로 죄송하다”면서도 그 책임이 민주당 쪽에 있다고 주장했다.

“이런 파행사태가 빚어진 것은 지난 8월 20일 임시회 본회의장에서 민주당 정 수석부대표가 한나라당과 대표의원을 모독하는 막말과 저질발언으로 1,200만 경기도민의 신성한 대의기관인 경기도의회의 명예를 더럽힌 것에 대해 반성과 책임있는 모습을 보이지 않은데서 비롯된 것입니다.”

한나라당은 또한 “민주당과 정기열 의원은 본회의장 내에서의 막말과 모독발언에 대한 반성과 사과는커녕 본인들의 잘못에 대하여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정치적 발언이었다며 오히려 발언이 정당하다고 억지주장을 하는 뻔뻔스런 작태를 보여왔다”고 비난했다.

이승철 한나라당 수석부대표는 “저희들의 본회의장 점거가 명분이 있느냐고 얘기하는 분이 있다”면서 “민주당이 저희를 인정하지 않고 독주체제로 가겠다는 상황이기에 소수당의 입장으로선 이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 경기도의회 민주당 김현삼 대변인은 한나라당쪽의 반발에 대해 “합의사항을 뒤집고 거짓말로 일관하고 있는 지도부의 도덕적 위기를 정 수석부대표에세 뒤집어 씌워 위기를 모면하려는 술수”라고 비판했다. ⓒ 데일리경인

민주당 “한나라당이 양당간 합의사항 뒤집는 거짓정치한다”

이에 민주당도 오후 4시30분께 브리핑룸에서 찾아 기자회견을 통해 “한나라당은 여당의 본분을 자각하고 즉각 의회 봉쇄를 풀고, 한나라당 정재영대표는 양당간 합의사항을 뒤집는 거짓정치를 1,200만 경기도민께 사과하라”고 촉구하면서 사태의 근본 원인이 한나라당쪽에 있음을 분명히 했다.

“지난 7월23일 임시회에서는 4대강 검증특위 등 4건의 특위 구성결의안에 제출되자, 한나라당의 강한 거부가 이어졌고 이에 의장단의 중재하에 양당 대표간 협상이 진행됐습니다. 양당 대표는 8월20일로 구성결의안의 처리를 늦추는데 합의하였고 한나라당은 특위구성결의안에 협조하고 특위 구성에도 참여하기로 했습니다.”

민주당은 “한나라당이 공공연히 언론을 통해 7월23일의 합의내용을 번복하기 시작하더니 급기야 대변인 등의 성명을 통해 양당 대표간 합의내용을 완전히 뒤집는 작태를 보였다”면서 “8월20일 임시회 본회에서 우리 민주당의 정 수석부대표가, 합의정신을 뒤집는 한나라당의 대표를 상대로 문제제기하기에 이르렀고 이를 빌미삼아 한나라당은 의회장을 뛰치고 나간 이후 의회를 파행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현삼 민주당 대변인은 한나라당쪽의 반발에 대해 “합의사항을 뒤집고 거짓말로 일관하고 있는 지도부의 도덕적 위기를 정 수석부대표에세 뒤집어 씌워 위기를 모면하려는 술수”라면서 “한나라당 정재영 대표는 이 모든 사태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고 목소릴 높였다.

교육위원, 비교섭단체 의원들 “민주당 한나라당 각성해야”

이와 관련 도의회 소수파인 비교섭단체 의원들과 교육위원들은 이날 성명을 내어 “오늘의 이 사태는 민주당 정기열 의원의 발언에 대한 한나라당의 반발로 인한 것”이라면서도 한나라당에 대해선 “본회의장 점거로 의사일정을 근원적으로 막아버리는 독단적 행태를 보여주고 있다”고 양당을 싸잡아 비판했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개인적 문제를 전체의 문제로 확대시키고, 정기열 의원의 발언에 대한 사과와 사퇴를 의회 개원의 전제조건으로 주장함으로써 한 개인의 발언과 행동에 경기도민 전체의 복지와 민생을 저당 잡아버린 것입니다.”

비교섭단체 의원들과 교육위원들은 “민주당의 정기열 의원은 자신의 경솔한 발언에 대해 한나라당 대표에게 사과하기를 권고하고, 한나라당은 정기열 의원의 사과를 받는 선에서 사태를 매듭짓기를 바란다”면서 “민주당과 한나라당의 각성과 신중한 결정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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