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부총리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글'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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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부총리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글' 전문
  • 데일리경인 기자
  • 승인 2007.07.06 19:5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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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금년은 새 대입제도가 시행되는 첫해입니다. 2004년도에 발표되었던 학교생활기록부 중심의 2008 대입제도가 그것입니다. 2008 대입제도는 우리 교육의 중심을 학교 밖에서 학교 안으로 정상화하기 위하여 국민적 공감대를 바탕으로 마련된 제도입니다.

정부와 대학, 그리고 전국의 고교들은 이 제도가 안정적으로 시행되도록 하기 위해 많은 준비를 해왔습니다. 선생님들은 학교생활기록부를 충실하게 기록하고 그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노고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대학들도 새 제도에 적합한 학생 선발 방법을 강구하기 위해 고심을 거듭했습니다.

또한 정부도 한국대학교육협의회와 전국입학처장협의회, 그리고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와 진학담당 장학관 등 대학 입시의 두 당사자인 대학과 고교의 목소리를 수렴해 2008 대입제도의 안정적 정착을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지난달 일부 대학이 2008 대학입학전형에서 학교생활기록부 성적을 4등급까지 만점 처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에 우리 교육계는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이런 사례가 용인될 경우 학교생활기록부 중심의 대입전형은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정부로서는 정부의 정책과 대학의 발표를 믿고 공부에 전념해 온 학생들의 신뢰 보호와 학교 교육의 정상화를 위해 원칙에 따라 엄정 대응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이 조치는 유감스럽게도 정부와 대학 간의 갈등으로 비화되었습니다.

이런 사태를 미연에 방지하지 못하여 학교 현장에 적지 않은 혼란과 혼선이 야기된 데 대해 수험생과 국민 여러분께 교육부총리로서 진심으로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저는 하루바삐 수험생들이 안심하고 공부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7월 4일 대학교육협의회 회장단을 만나 대화를 나눈 것도 이 때문입니다.

존경하는 대학 총장님, 그리고 대학 관계자 여러분,

지난 모임에서 저와 대학교육협의회 회장단은 매우 중요한 합의에 도달했습니다. 무엇보다 2008학년도 대입제도는 학교생활기록부가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대원칙을 재확인한 것입니다.

대입전형에서 학교생활기록부, 대학수학능력시험, 논술, 면접 등은 모두 중요한 전형자료입니다. 특히 학교생활기록부는 학생을 직접 가르친 선생님들이 3년 동안 평가한 내용을 모두 기록한 것이기 때문에 개별 학생의 성장 발달에 관한 매우 의미 있고 풍부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학교생활기록부에는 교과 성적 외에 다양한 비교과 기록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대학들이 이를 적극적으로 사용할 경우 그 교육적 효과는 매우 클 것입니다. 대학들이 비교과 기록을 통해 학생의 다양한 재능과 활동을 평가해 준다면 학생들은 단순한 점수 경쟁에 내몰리지 않고 건강하고 창의적인 활동에 더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을 것입니다. 나아가 선생님들의 평가가 존중되어야만 우리 학교들도 신뢰와 활기를 되찾을 수 있습니다.

학교생활기록부 중심의 2008학년도 대입전형이라는 원칙 아래, 저는 대학들이 당초 학생들에게 약속한 반영 비율을 지켜 주기를 희망합니다. 이미 일부 대학들은 그런 방침을 공표한 바 있습니다. 다만 금년부터 그 수준을 반영하는 데 무리가 있는 대학이 있다면, 교육인적자원부와 대학교육협의회가 합의한 ‘학교생활기록부 반영 비율을 사회가 납득할 만한 수준에서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간다’는 정신에 따라 해결할 수 있을 것입니다.

금년에는 가급적 최소 30% 수준에서 출발하고 향후 3~4년 이내에 단계적으로 목표치에 도달해 줄 것을 당부합니다. 아울러 학교생활기록부의 등급 통합 등 ‘내신 무력화’라는 인상을 줄 수 있는 내용은 스스로 삼가해 줄 것으로 믿습니다.

여기서 반영비율은 당연히 실질반영률입니다. 명목반영률이니, 실질반영률이니 하는 구분은 이제는 무의미합니다. 실제로 학교생활기록부 성적이 반영되는 비율이 중요합니다.

대학교육협의회 회장단과 저는 우리 대학의 발전을 위한 또 하나의 중요한 원칙에 합의했습니다. 정부는 대학의 자율성을 보장하기 위해 노력하며, 대학은 사회적 책무성을 다하도록 노력한다는 것입니다.

대학의 자율성을 보장하고 확대하는 데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 대학의 자율성은 평생을 대학에서 보낸 제게도 매우 소중한 가치입니다. 대학의 목소리를 경청하면서 대학 정책을 수립하고 추진하겠습니다.

대학입학 전형의 구체적인 방법을 정하는 일은 의심의 여지없이 대학의 자율에 속합니다. 다만, 학생을 선발할 때에는 초·중등교육이 본래의 목적에 따라 운영되도록 해야 한다는 사회적 책무성에도 관심을 갖고 사회가 공감할 수 있는 방향으로 숙고해 주실 것을 거듭 간곡히 호소합니다. 대학이 공공성과 책무성에 더 많은 관심을 보일수록 정부의 대학 자율화 시책도 그에 비례해서 더 힘을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최근의 논란으로 수험생과 학부모들의 불안이 매우 심각합니다. 대학 입학원서 제출 날짜가 다가오는 데 전형 요강이 어떻게 될 지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저는 수험생들의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대학들이 하루라도 빨리 2008학년도 대학별 정시 모집요강을 앞당겨 발표해 주실 것을 당부합니다. 아무리 늦어도 8월 말은 넘기지 말아 주시기 바랍니다. 수험생들이 정시 모집요강을 알지 못한 상태에서는 2학기 초에 실시되는 수시모집에 응시할지 여부를 결정하기가 매우 어렵지 않겠습니까?

친애하는 학생, 학부모, 그리고 선생님 여러분.

2008학년도 대입전형이 얼마 남지 않은 이때 여러분에게 혼란과 어려움을 드린 점에 대해 거듭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지금부터라도 이와 관련한 혼선이 최소화되도록 모든 노력을 경주하겠습니다. 이번에 교육인적자원부와 대학교육협의회 회장단이 원만한 합의에 이를 수 있었던 것도 하루속히 여러분의 고통을 덜어드리기 위한 저와 총장님들의 충정이 일치했기 때문입니다. 수험생 여러분은 흔들리지 말고 오직 학업에 전념해서 희망하는 대학에 진학하기를 기원합니다.

정부는 학교생활기록부 중심의 대입전형이라는 대원칙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겠습니다. 나아가 대학교육협의회와 함께 학교생활기록부 의 비중이 단계적으로 확대되도록 하겠습니다. 그 기반 조성을 위한 공교육의 내실화 시책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습니다. 대학의 자율적 노력을 지원하기 위해 입학사정관 확보를 비롯한 필요한 지원 방안도 강구하겠습니다.

선생님들께서도 학교생활기록부의 신뢰도를 높이는 데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 주시기 바랍니다. 정부도 필요한 지원을 확대해 나가겠습니다. 타당하고 공정한 평가, 그리고 정확한 기록은 학교생활기록부 중심 대입전형 제도의 대전제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번 일을 계기로 대학별 입학요강이 전형일보다 적어도 1년 이상 이전에 확정·발표되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대로 유지되어야 한다는 확신을 갖게 되었습니다. 예측가능하고 투명한 제도 운영이 되어야만 학생들이 불필요한 혼란을 겪지 않을 수 있습니다. 앞으로 면밀한 검토를 통해 구체적인 추진 방안을 마련할 계획입니다.

국민 여러분,

저는 이번 일을 대입제도 운영 방식을 발전시켜 나가는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고자 합니다.

대학 입학요강의 세세한 부분까지 관여하거나 규제하기보다는 폭넓게 자율성을 보장하는 가운데 대학의 이해와 협조를 구할 생각입니다. 또한 학교 교육을 정상화하는 데 적극 기여하는 대학에 대해 행정적·재정적으로 더 많이 지원할 수 있는 제도적 방안을 마련하겠습니다. 무엇보다 이번과 같은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면밀한 대책을 수립하겠습니다.

특히 대입제도의 운영과 관련하여 학부모, 교원, 시·도교육청, 대학 등 모든 이해 당사자가 참여해서 공동의 관심사를 논의할 수 있는 위원회의 설치 방안을 적극 추진하겠습니다. 대입제도와 관련해서 정부와 대학이 직접 충돌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우리 교육 발전을 위해 전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고교와 대학 및 정부간에 의견의 차이가 있을 때 그 해결 방안을 각계의 참여를 통해 논의하고 사회적인 해결 방안을 강구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것이 이 사태를 겪으면서 우리가 얻은 값진 교훈입니다.

끝으로, 2008학년도 대입전형이 차질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국민여러분의 적극적인 이해와 협조를 당부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07년 7월 6일

부총리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    김 신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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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리둥절 2007-07-09 15:26:53
고3이 봉입니까? 맨날 이랬다 저랬다.. 정부 VS 대학 사이의 싸움이 있을때 우리 학생들은 멍하니 보기만 합니다... 혼란스러워하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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