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재(人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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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재(人災)
  • 우승오 기자
  • 승인 2009.12.10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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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재(人災)란 자연재해와 대비되는 말로 사람의 실수 또는 부주의나 고의로 일어난 사고를 일컫는다.

지난 4일 오후 용인시 처인구 포곡읍 유운리 미인가 화공약품 제조업체 생산공장에서 폭발사고가 발생해 작업 중이던 인부 3명이 숨지고 2명이 화상을 입었다. 폭발사고 이후 생산공장의 참혹함이야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다. 시신은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손상됐고, 폭삭 주저앉은 공장 건물과 휴지조각처럼 구겨진 자동차는 당시의 참상을 말해주고 있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50여 일 전인 지난 10월 14일에도 같은 업체에서 설치한 연구용 컨테이너에서 배합기가 폭발하는 사고가 발생했다는 점이다. 다행히 당시에는 작업인부가 없어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제2의 폭발사고를 예고했다는 점에서 해당 사업주와 관계기관의 안일한 대처가 아쉬움으로 남는 대목이다.

억울하지 않고 안타깝지 않은 사고사(事故死)야 있을까마는 이번 사고로 숨진 A(60)씨 딸이 지난 7일 용인시청 홈페이지 ‘자유발언대’에 올린 글은 많은 시사점을 던지고 있다.
그는 “1차 사고가 발생했는데도 아무런 안전장치도 없이 가건물에서 (인부들의 목숨을 담보로) 폭발물을 제조하도록 한 사업주와 관계기관이 나몰라라 하고 있다”며 “희생자들의 넋이라도 위로할 수 있도록 관련자들을 엄중히 처벌해 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이어 “사고 이틀 뒤인 12월 6일은 상견례가 예정된 날이었다”며 “이제는 결혼식 날 손을 잡아 주실 아버지는 이 세상에 안 계신다”고 슬픔을 토로했다.

딸의 결혼비용에 한 푼이라도 보태기 위해 위험을 감수하고 먼 타향땅에서 땀흘리던 ‘아버지’는 그렇게 허망하게 딸의 곁을 떠났다. 언제까지 이 같은 인재가 되풀이돼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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