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살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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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살타
  • 우승오 기자
  • 승인 2009.07.21 13: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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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살(倂殺)은 야구에서 두 명의 공격 측 선수를 동시에 아웃시키는 것을 말한다. 이때 병살의 원인이 되는 타격을 병살타(倂殺打)라고 한다. 공 하나로 공격팀 선수를 병살 처리한 쪽은 쾌재를 부를 일이지만 병살타를 친 선수나 팀 입장에선 그야말로 죽을 맛이다.
지난 13일 검찰총장으로 내정된 천성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끝났다. 핵심 증인인 P씨의 불출석으로 다소 맥빠진 청문회가 됐지만 ‘병살타’를 유도하려는 야당의원들의 ‘볼 배합’은 그다지 나쁘지 않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야당의원들이 인사청문에서 천 후보를 상대로 던진 볼은 ▶고가 아파트 매입 채무 관련 의혹 ▶타인 명의의 고급 승용차 사용 및 리스 ▶위장 전입 ▶가족들의 호화생활 등 다양했다.

그러나 천 후보는 대부분의 의혹에 대해 ‘송구스럽다’거나 모르쇠로 일관하는 등 책임있는 답변을 회피했다. 스트라이크 존을 통과하면 적절히 커트하고 볼은 골라내며 볼넷으로 청문회 통과를 노리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상대팀 투수는 만만치 않았다. 천 후보 부인의 수백만 원어치 명품 쇼핑 사실을 밝히는 등 유인구를 던지더니 급기야 아들 호화결혼이라는 결정구를 던졌다.

허를 찔린 천 후보는 간신히 ‘조그만 교외’라는 어설픈 방망이질을 했으나 공은 병살코스인 유격수 앞으로 데굴데굴 굴렀다. 1인당 식대가 최하 5만5천 원인 6성급 호텔 가든에서 아들 결혼식을 치렀으면서도 그곳을 ‘조그만 교외’라고 말한 것이다.

앞으로 결과보고서 채택 등 절차가 남아 있어 천 후보자가 친 공이 병살타가 될 지, 진루타가 될 지, 아니면 ‘선행주자’만 아웃되고 자신은 살 지를 예단하기 힘들다. 분명한 건 천 후보의 이 같은 호화로운 생활은 최근 이명박 대통령이 보이고 있는 서민행보와는 거리가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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