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월·시화산단 구조고도화사업 헛바퀴 도나?
상태바
반월·시화산단 구조고도화사업 헛바퀴 도나?
  • 김광충 기자
  • 승인 2017.09.25 20:5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산업재해 사망자만 매년 43명..양근서 도의원 “노동환경개선 등 노동복지정책 전환 시급”

안산시 지역경제의 거점인 반월·시화산단이 수년간의 구조고도화 사업에도 불구하고 산업경쟁력은 물론 노동환경마저 갈수록 악화되고 있어 산업·노동정책의 방향을 근본적으로 다시 짜야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이 같은 지적은 경기연구원과 안산발전연구원이 반월시화산단의 산업전략 방향과 노동환경 개선방안을 주제로 지난 20일 개최한 제1회 안산지역발전전략연구포럼에서 제기된 것으로 학계 전문가를 비롯해 노동계, 재계, 정치권 인사들이 참여했다.

박재철 안산시비정규노동자지원센터장은 반월시화산단의 산업·노동환경의 특성으로 ▲소규모 영세사업장화 ▲일자리 미스매칭과 불법파견 ▲저임금 장시간 노동 ▲심각한 산업재해 등 낮은 노동인권수준 등을 꼽았다.

반월·시화산단산은 제조업중 절반이 종사자 5인 미만으로 임차업체의 비중도 구조고도화사업이 시작된 2008년 51.4%이던 것이 2013년에는 63.7%로 증가해 올해는 반월산단은 61%, 시화산단은 70%가 임차기업일 정도로 소규모 영세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이와함께 노동환경도 갈수록 열악해져 반월·시화산단 노동자들은 매주 최대 2시간 더 일하면서도 월급은 최대 20만까지 덜 받아 저임금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같은 결과는 센터가 시화노동정책연구소와 공동 조사한 것으로 안산과 시흥지역 노동자들은 주당 노동시간과 월임금이 각각 44.18시간에 207.38만원, 44.94시간에 204.56만원인데 비해 전국 평균은 42.79시간에 227.03만원이다.  

특히 안산의 경우 연간 약 3,000명이 산업재해를 당하고 있으며 최근 7년간 한해 평균 43명씩 모두 301명이 산업재해로 목숨을 잃은 것으로 나타났고, 제조업직접생산공정에 대한 파견근로가 법적으로 금지돼 있는데도 불구하고 불법파견근로가 만연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문미성 경기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공장의 필지를 분할해 재임대하는 방식으로 소규모 영세사업장화가 가속화돼고 있다며 구조고도화사업의 추진방식과 체계를 지방정부 주도로 재편하는 등 산업전략을 수정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반월·시화산단은 19,000여개 기업에 27만명이 종사하는 국내 최대의 중소기업집적지로 지난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산자부 주도의 구조고도화사업비로 6,550억원이 투입됐고, 지난 2015년부터는 국토부가 842억원 규모의 재생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안산발전전략연구 포럼을 기획한 양근서 경기도의원은 “정부 주도로 추진되고 있는 구조고도화와 재생사업이 물리적 환경개선사업에 치중되면서 노동환경은 물론 산업경쟁력에서도 실효를 거두지 못한채 정작 노동환경과 인권수준이 심각한 위험상태에 직면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무엇보다 노동자들의 건강과 생명을 위협하는 산업재해를 낮추기 위한 대책을 수립하는 등 노동환경 개선을 위한 노동복지정책을 적극적으로 도입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