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시안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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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시안경
  • 우승오 기자
  • 승인 2009.06.19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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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을 투시해 나체를 볼 수 있다는 ‘중국산 투시안경’이 인터넷을 통해 버젓이 유통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래에는 이 같은 기술이 실용화될 수도 있겠지만 현재 기술로는 불가능에 가깝다고 입을 모은다. 하지만 이같은 해괴망측한 제품이 국내에 유통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특히 여성들의 불안감을 증폭시키기에 충분하다.

중국에 본사를 둔 ‘아이글라시스 테크닉’이라는 업체는 최근 한국어로 된 인터넷 쇼핑몰을 개설, 투시안경과 투시용액을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누드 글라스’라는 제목의 이 사이트에는 투시된 여성들의 알몸 사진과 함께 투시율 100%를 보장한다는 광고 문구도 담고 있다.

가격은 선글라스형의 경우 18만 원, 안경형 및 뿔테형은 25만 원을 받고 있다. 쇼핑몰 측은 투시안경이 특수필터를 통해 옷에서 반사된 가시광선은 차단하고 피부에서 반사된 적외선을 인식하도록 하는 원리로 작동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제품 소개란에는 ‘면제품은 투시되지 않지만 수영복 등 나일론 재질은 75%까지 투시가 가능하다’는 설명까지 곁들이고 있다. 조작일 수도 있지만 현재 구매신청자가 1천400여 명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물론 전문가들은 중국산 투시안경의 진위여부에 대해 한목소리로 가짜라고 말한다. 한 광학전문가는 “군사용으로 만들어진 적외선 투시 카메라도 X-레이 영상같이 윤곽만 보이는 정도일 뿐 현 광학기술로는 옷 아래의 알몸을 볼 수 있다는 투시 안경은 불가능하다”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전문가도 “투시안경은 남성의 훔쳐보기 호기심을 자극하는 사기 상술에 지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진위여부를 떠나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국내에 유통되는 중국산 투시안경의 존재는 여성은 물론 남성들의 행동반경을 위축시키기에 충분하다. 중국산 먹을거리 공포에 이어 입을거리 공포마저 느껴야 하는 현실이 개탄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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