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민 앵커
상태바
신경민 앵커
  • 우승오 기자
  • 승인 2009.04.16 21:3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회사 결정에 따라서 저는 오늘 자로 물러납니다. 지난 일 년여, 제가 지닌 원칙은 자유, 민주, 힘에 대한 견제, 약자 배려, 그리고 안전이었습니다. 하지만 힘은 언론의 비판을 이해하려고 하지 않아서 답답하고 암울했습니다. 구석구석과 매일 매일, 문제가 도사리고 있어 밝은 메시지를 전하지 못해 아쉬웠지만, 희망을 품은 내일이 언젠가 올 것을 믿습니다. 할 말은 많아도 제 클로징 멘트를 여기서 클로징하겠습니다.”
지난 13일 오후 MBC 뉴스데스크를 마지막으로 앵커 자리에서 하차한 신경민 앵커의 맺은말이다.

신 앵커는 민감한 정치·사회적 현안에 대해 촌철살인의 맺는말로 시청자들의 속을 후련하게 한 것으로 유명하다. 정치 권력이나 기득권 세력에 대한 비판이 주를 이뤘다. 원고를 보고 그대로 읽는 기존의 앵커들과는 분명한 차별성을 보였다. 당연히 현 정권이나 기득권 세력 입장에서는 불편할 수밖에 없는 내용들이 많았다.

이 때문에 사측이 내세운 ‘뉴스 경쟁력 강화’라는 앵커 교체 이유에 대해 곧이 곧대로 받아들이는 이는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치적 압력설에 무게가 실리고 있는 것이다.
정치적 외압설은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계속돼 온 정부와 여당의 행보에서 감지된다. 현 정권은 문화방송의 보도 태도에 끊임없이 문제 제기를 해 왔고, 최시중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은 ‘MBC의 정명은 무엇인지 돌아봐야 할 시점’이라며 민영화 가능성까지 제기한 터다.

신 앵체 교체에 대해 ‘비판을 용납하지 않는 정권의 오만한 압력에 대한 치욕적인 굴욕’이라는 말까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기계적이고 숫자적인 공정성 규정은 표현의 자유와 취재의 자유를 억압할 수 있다. 편을 드는 것과 잘못을 지적하는 것은 분명히 구분돼야 한다, 신 앵커의 맺은말처럼 ‘희망을 품은 내일이 언젠가 올 것’이라고 정말 믿고 싶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