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 더 레코드(off the reco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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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 더 레코드(off the record)
  • 우승오 기자
  • 승인 2009.04.08 11: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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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 더 레코드’(off the record)는 비보도를 전제로 하는 비공식 발언을 뜻한다. 하지만 최근에는 취재 편의주의와 취재대상 봐주기라는 비판이 지속적으로 제기됨에 따라 보도유예를 의미하는 ‘엠바고’(embargo)와 함께 언론계 내부에서도 존속 여부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요즘에는 설령 취재원이 오프 더 레코드나 엠바고를 요구하더라도 국민의 알 권리 충족 차원에서 보도 여부는 전적으로 해당 언론사의 몫으로 남겨진다는 게 일반적인 견해다.

강희락 경찰청장이 지난달 30일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비보도를 전제로 쏟아낸 성매매 관련 발언 파문이 일파만파 번지고 있다. 강 청장은 이 자리에서 청와대 행정관 성 접대 의혹과 관련, “재수 없으면 걸린다”, “나도 공보관 하면서 접대 많이 해봤다” 등의 발언을 했다고 한다. 덧붙여 ‘장자연 리스트’ 수사와 관련, “죽은 사람은 말이 없다고, 혐의 입증도 어렵다”면서 성접대 의혹 수사에 난색을 표했다고 전해진다.

각종 권력형 ‘성 로비’ 사건을 철저히 수사하고 성매매 근절에 앞장서야 할 치안총수의 입에서 나왔다고는 믿기 어려운 발언들이 쏟아진 것이다. 문제는 지난 1일 모 온라인매체에서 강 청장의 발언을 보도하기 이전에는 경찰청 출입기자들이 강 청장의 발언을 알아서 ‘이해’함으로써 단 한 줄의 보도도 접할 수 없었다는 사실이다.

흔히 한 출입처에 오래 출입하다 보면 출입처 동조화 현상에 의해 ‘권력과 언론’이라는 긴장관계보다 ‘형님과 아우’라는 유대관계가 중시돼 비판의식이 결여되기 십상이다. 이번 기회에 취재원의 모든 발언은 ‘온 더 레코드’(on the record) 대상임을 기자나 취재원은 다시 한 번 새길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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