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뭡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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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뭡니까?
  • 우승오 기자
  • 승인 2016.01.14 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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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까운 일이다. 일어나지 말아야 할 일이 또 용인에서 벌어졌다. 용인시 ‘특정 공직자’의 공금유용 얘기다.

국무조정실 정부합동부패척결추진단은 최근 용인시 고위공직자의 업무추진비 및 포상금 유용 의혹에 대해 강도 높은 조사를 벌여 1천700여만 원의 공금유용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사가 마무리된 만큼 조치 결과는 머지않아 행정자치부와 경기도를 경유해 용인시에 전달될 것이다.

조사 결과 ‘특정 공직자’는 각종 수상으로 받은 포상금을 수령증만 쓰게 한 뒤 해당 부서에 전액 전달하지 않고 일부만 지급하거나, 현업 부서 격려금 등을 업무추진비로 지급하면서 수령증만 쓰게 하고 실제로는 주지 않고 현금화하는 수법으로 공금을 유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4년 용인시는 환경부가 주최한 ‘2014 대한민국 친환경대상’에서 기후변화 대응 공공부문 최고상인 대통령상을 수상하는 등 27개 분야에서 기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지난해에도 국민안전처가 전국 기초단체 75개 시를 상대로 화재와 교통, 범죄, 안전사고, 자살, 감염병, 자연재해 등 7개 분야를 분석해 발표한 평가에서 ‘가장 안심하고 살 수 있는 곳’ 1위를 차지하는 등 42개 분야에서 상을 휩쓸었다.

 ‘상복 터진 용인시, 올 한 해 42개 수상’이라는 제목으로 대대적인 홍보를 할 정도로 자부심은 대단했다.

한데 수상이라는 영광의 이면에서 벌어진 ‘포상금 삥뜯기’ 의혹이 사실로 확인되면서 씁쓸한 뒷맛을 남겼다. 불철주야 노력한 공직자들의 자괴감과 상실감이 얼마나 컸을지도 짐작이 간다. 게다가 경비직·청소직 등 현업 근무자의 격려금마저 ‘준 걸로 치고’였다니 기가 막힐 지경이다.

실은 ‘특정 공직자’라고는 하나 상당수 공직자들이 ‘특정 공직자’의 공금유용을 동조하거나 적어도 방조 또는 묵인했다는 점에서 단순히 ‘특정 공직자’의 일탈로만 보기에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 그 이면에는 구조적이고 조직적인 공직 내부의 문제가 똬리를 틀고 있다고 보는 게 타당할 게다.

물론 ‘특정 공직자’가 조직의 사닥다리에서 자리한 위치 탓에 누군가를 시켜 이런저런 이유를 대며 ‘돌려 쓰기’ 혹은 ‘나눠 쓰기’를 제안했을 때 쉽게 거절하긴 어려웠을 것이다. 괜히 밉보여 더 큰 손해를 보는 게 아닐까 하는 걱정이 앞섰을 수도 있다. 이해는 하지만 이 또한 용납하긴 힘들다. 당연히 용처도 낱낱이 밝혀져야 한다. 이게 뭡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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