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이사회의 밀실야합 원천무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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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이사회의 밀실야합 원천무효다
  • 김광충 기자
  • 승인 2008.08.20 09: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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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이사회가 일말의 양심과 염치도 버렸다. 유재천 이사장과 친여 이사 6명은 어제(13일) 밀실에서 파행으로 KBS 사장 공모 결정을 강행했다. 그리고 오늘 오전 홈페이지를 통해 정연주 전 사장의 잔여임기까지 사장직을 맡을 후임 사장 모집 공고를 내고 사장선출 절차에 들어갔다. 그러나 이명박 정권의 방송장악 하수인이 되기로 작정한 KBS이사회가 하는 모든 결정은 원천무효다.  

어제 애초 KBS 본관에서 열리기로 했던 KBS이사회는 회의 시작 5분 전에 장소를 바꿔 친한나라당 이사 7명만으로 회의를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야당 추천 이사들은 따돌린 채 친여 성향의 이사들에게만 회의장소 변경을 알려주고 호텔에서 경찰의 보호를 받으며 사장 공모 절차를 결정했다. 법도 양심도 없이 KBS 장악에 혈안이 된 정권의 홍위병 노릇만 하려니 파행과 무리수로 일관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렇게 유치한 방법으로 이사회 규칙까지 위반하면서 정권의 뜻을 받들려는 7인들은 부끄럽지도 않은지 묻고 싶다.  

KBS 이사회는 공영방송으로서 KBS가 한 단계 더 성장하는데 밑거름이 되는 사장 후보자를 공개 모집한다면서 심사 기준으로 공공성과 독립성을 내세웠다. 공영방송의 가치를 정면으로 짓밟는 책동에 앞장서고 있는 이사회가 공공성과 독립성을 얘기하다니 분노를 넘어 실소를 금할 수 없다. 이에 더해 “일체의 외부 간여나 간섭을 배제하고 독립적으로 선정한다는 원칙을 지키겠다”고 밝혔다. 이명박 대통령의 뜻 외에는 어떤 것에도 굴하지 않겠다는 말인가. 또 공모기간을 20일까지로 정한 것은 이 달 내 속전속결로 후임 사장을 선출하려는 청와대의 계산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권력으로부터 KBS의 독립성을 지켜야 할 역할을 내팽개치고 정권의 충복이 된 이사회는 이미 자격을 잃었다. 공영방송의 7적 유재천, 방석호, 박만, 강성철, 이춘호, 권혁부, 이춘발은 정권의 푸들 노릇을 그만 두고 당장 물러나라. 특히 학자로서 공영방송의 역할과 가치를 가르치다가 정부의 방송장악 행동대장이 된 유재천 이사장은 더 이상 후학들에게 부끄러운 모습을 보이지 말고 사퇴하라. 정부가 온갖 국가기관을 동원하고, 권력 해바라기들이 똘똘 뭉쳐 무법천지로 날뛰어도 피 흘려 쟁취하고 지켜 온 이 땅의 방송민주화는 조금도 꺾이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이성 잃은 정권에 맞서 언론 자유와 공영방송의 정신을 수호하고자 하는 열망은 더 높게 타오를 것이다. 이명박 정부와 공영방송 7적은 국민의 심판을 두려워하라.

2008년 8월 14일

언론사유화저지 및 미디어공공성 확대를 위한 사회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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