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의 방송장악 공모자 감사원은 부끄러운 줄 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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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의 방송장악 공모자 감사원은 부끄러운 줄 알라
  • 김광충 기자
  • 승인 2008.08.06 09: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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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부의 KBS 장악기도에 감사원까지 합세하고 나섰다. KBS 이사회에 정연주 사장의 해임을 요구하기로 결정한 오늘(5일) KBS 특별감사 결과 발표는 감사원이 권력에 대한 중립을 저버리고 정권의 친위대로 전락했음을 공언한 것이나 다름없다. 스스로 치욕의 역사를 남긴 것이다. 감사원은 이제 더 이상 법과 원칙을 말할 수 없게 됐다.

감사원은 부실 경영의 책임을 물어 KBS 이사회 등에 정연주 사장의 해임을 요구했다. 그러나 KBS 경영진은 적자 경영 책임론에 대해 "이 기간(2003년 이후 5년간) KBS의 정확한 결산 손익은 189억 원 흑자이며 경영적자를 주장하는 쪽에서는 억지스런 방법으로 사실을 왜곡해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그리고 "사장의 경영성과를 재정수지라는 상업적 잣대로 평가하기에 앞서 진지하게 고려해야 할 점은 KBS가 공공가치와 공적서비스의 확대를 기본 책무로 하는 공영방송이라는 사실"임을 강조했다. 감사원은 이에 대한 분명한 해명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한편 감사원은 지난 6월11일 KBS 특별감사에 착수한 지 55일 만인 오늘 서둘러 결과를 발표했다. 국민감사 청구의 경우 통상 4-5개월 이상 걸린 것에 비해 KBS 감사는 이례적으로 빨리 처리됐다. 게다가 원래 매주 목요일에 정기적으로 열리는 감사위원회를 KBS 이사회 하루 전날인 오늘로 앞당겨 정연주 사장 제거를 위한 정권의 시나리오에 박차를 가한 것이다. 통상적 절차를 무시하면서까지 일정과 내용에 무리수를 두는 감사원의 의도는 뻔하다. 정권의 홍위병을 자처하고 나선 것이다.

오늘 감사원의 결과 발표는 이명박 정부의 치밀한 언론장악 시나리오에 따른 수순이다. 범국민적 촛불시위도 방송 보도 탓이라고 여기는 이 정부의 천박한 언론관에서 나온 제1타깃이 바로 KBS 장악이고 그 출발이 정연주 사장의 제거다. 검찰과 KBS 이사회에 이어 감사원까지 총동원해 전방위적 압박을 가하고 있는 이유다. 시대착오적인 정권의 방송장악 목표를 위해 외교적 결례까지 범하며 어이없는 출국금지 조치를 내린 검찰, 정권의 주문을 그대로 감사 결과라고 발표한 감사원 그리고 정권과 한나라당의 충실한 주구 노릇을 하고 있는 KBS 이사회 모두 더 이상 역사 앞에 부끄러운 짓을 그만 두길 바란다. 정권의 언론장악에 계속 함께 춤추다가는 방송·언론의 자유와 독립 그리고 민주주의의 이름으로 심판받는 날이 올 것임을 명심하라. 

2008년 8월 5일

언론개혁시민연대 (약칭 : 언론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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