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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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승오 기자
  • 승인 2014.06.11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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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이번 6·4 지방선거 ○○○당 후보로 ○○시장 선거에 출마했으나 당의 공천심사 과정을 통과하지 못해 아쉽게 뜻을 접게 됐습니다. 이 모든 결과는 전부 저의 부족함에서 비롯된 것이므로 이를 겸허히 받아들이고자 합니다.

 이 같은 상황에서는 이런저런 뒷말이 있을 수 있겠으나 전부 추측에 불과할 뿐 분명한 것은 준비되지 않은 저의 부덕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예비후보)

“당의 승리보다는 ○○○후보를 공천하기 위해 경쟁력 높은 ○○○을 배제하는 작업을 한 것입니다. 밀실에서 추천자를 선정하고 경쟁력 있는 후보를 임의로 제외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수법입니다”. (○○○예비후보)

전자는 공천심사에서 탈락한 모 예비후보가 결과에 깨끗이 승복하는 낙천인사이고, 후자는 컷오프도 통과하지 못한 모 예비후보가 당의 결정에 불복하며 언론과 지인들에게 보낸 항변의 글이다.

오늘이 선거일인데도 낙천 후보와 그 주변에서 확대 재생산하는 근거 없는 유언비어들이 날개를 달고 유권자들의 입과 입으로 전해지고 있다. 지금껏 이런저런 선거를 수차례 겪어 봤지만 이번처럼 결과에 승복하지 않는 선거는 처음인 것 같다.

결과에 불복하는 이는 비단 낙천인사뿐만이 아니다. 어떤 후보는 자신이 ‘가’가 아니라 ‘나’나 ‘다’여서 불만이고, 어떤 후보는 단수공천이 아니라고 투덜거린다. 또 다른 후보는 경선을 치렀다고 불평을 늘어놓기도 한다.

다들 참 잘났다.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내가 하면 투자, 남이 하면 투기’, ‘내가 후보가 되면 정의, 남이 후보가 되면 불의’라는 식의 궤변이다.

오늘밤이면 후보자들은 당선인과 낙선인이라는 이름으로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릴 게다. 불의에 불복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낙천과 낙선의 원인을 다른 데서 찾기 위해 근거 없는 루머를 퍼트리며 승복하지 않는 것은 옳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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