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독립을 위한 투쟁의 깃발을 다시 올리며
조합원들께 드리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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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독립을 위한 투쟁의 깃발을 다시 올리며
조합원들께 드리는 글
  • 김광충 기자
  • 승인 2008.03.12 16: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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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이 정권의 나팔수로 전락할 수밖에 없었던 참혹한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1987년 민주화 대투쟁 이후 20여 년 동안 권력으로부터 방송을 독립시키기 위해, 자본에 맞서 언론자유를 지키기 위해 투옥과 해고를 무릅쓰고 줄기차게 투쟁해 왔습니다. 언론노조는 항상 그 투쟁의 중심에 있었습니다.

언론노조 조합원동지 여러분!
언론자유와 방송독립을 쟁취하기 위한 오랜 투쟁의 상처가 아물기도 전에 또다시 방송독립이 백척간두에 섰습니다.
지난 2월29일 방송통신위원회가 출범했습니다. 기존의 방송위원회와 정보통신부를 합쳐 막강한 권한을 가진 무늬만 위원회이지 사실상 대통령 직속의 정부부처가 설립된 것입니다.
언론노조는 방송통신위원회 설립 논의과정에서 방송의 독립을 위해 무소속 합의제 독립기구를 주장했습니다. 대통령직속 정부부처로 만들 경우 방송이 정권의 직접적인 통제를 받을 것이 자명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한나라당과 통합민주당은 정부조직 논의 과정에서 방송통신위원회를 대통령직속으로 두고 위원장을 대통령이 지명하도록 하는 어처구니없는 야합을 해버렸습니다. 방송은 정권의 전리품으로 전락하고 말았습니다.

더욱이 이명박 대통령은 자신의 최측근이자 ‘정치적 후견인’인 최시중씨를 방송통신위원장으로 내정했습니다. 방송을 대통령의 통제 아래 두겠다는 노골적인 의도입니다. 대통령 직속 기구의 문제와 맞물려 대통령 만들기에 헌신했던 심복이 방송통신위원장이 될 경우 방송은 대통령의 입맛대로 휘둘릴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방송통신위원회는 공영방송인 KBS, MBC, EBS의 사장 임명 권한을 가지기 때문에 방송은 더더욱 대통령의 손아귀에 쥐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방송통신위원회의 대통령 직속 기구화와 최시중씨 위원장 내정은 방송장악 음모의 시작에 불과합니다. 곧이어 국가기간방송법, KBS2와 MBC 민영화의 쓰나미가 거세게 밀려올 것이고 신문방송 교차소유 허용으로 조중동에게 방송을 선물하려는 시도도 노골화될 것입니다.

언론노조는 방송독립을 위한 지난 20년 투쟁의 역사를 분명히 기억하고 있습니다. 이 땅에 민주주의가 바로서기 위해서는 언론이 바로 서야 하며 이를 위해 방송독립은 반드시 지켜야 할 우리의 과제이자 숙명입니다. 이를 위해 최시중씨의 방송통신위원장 임명은 결단코 막아내야 합니다. 조합원 동지들의 단결된 힘만이 오만한 권력을 심판할 수 있습니다.

자랑스러운 언론노조 조합원동지 여러분!
이제 우리가 방송독립 투쟁에 떨쳐 일어서야 할 차례입니다. 지난 20년, 힘찬 투쟁의 역사를 거울삼아 다시 한 번 투쟁의 깃발을 높이 세웁시다. 그 깃발아래서 방송독립, 언론자유를 위해 마지막 한 사람까지 힘차게 투쟁합시다. / 최 상 재 전국언론노동조합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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