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생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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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생산
  • 우승오 기자
  • 승인 2012.12.15 09: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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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겼다. 그제 방송된 박근혜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 ‘단독 TV토론’ 얘기다.

그게 토론인지 아닌지는 논하고 싶지도 않다. 구성과 내용도 문제투성이었지만 본격적인 TV토론이 시작되기 전 방송된 모 방송사의 ‘예고 화면’은 눈을 휘둥그레해지게 만들었다.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 TV토론’이라는 자막과 함께 청와대가 배경으로 등장하고 느닷없이 ‘하얀 빛’이 청와대 뒤쪽에서 뿜어나왔다. 그리고는 화면 전체가 반짝반짝 밝게 빛을 냈다. 박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된 뒤 ‘국민과의 대화’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들 정도였다.

‘국민면접’ 형식을 취했지만 사전에 짜놓은 각본대로 움직이는 듯했다. 패널들의 깊이 없는 질문이나 사회자의 지나친 개입, 제한된 정책토론 주제 등 검증이라기보다는 일방적 홍보를 위한 자리였다. 그도 그럴것이 포맷과 패널 선정이 모두 박 후보 캠프에서 낸 ‘안’을 바탕으로 이뤄졌기 때문이다.

방송 3사는 최소한의 중계인력만 파견한 채 송출만 맡았다고 한다.

자연스레 박 후보와 관련한 예민한 문제는 언급되지 않았다. 박 후보 캠프의 의뢰로 주문생산된 데다 새누리당이 준비팀을 꾸려 내용과 형식, 방청객까지 미리 준비한 탓이다.

과거사 인식 문제나 불통 논란 등 국민들이 정작 궁금해하는 질문은 아예 발붙일 수 없는 구조였다. 여기에 사회자의 ‘청부질의’도 한 몫 했다. 논란이 됐던 ‘악수 사양하는 박근혜’와 ‘물가 무지’ 사진에 대한 해명 기회를 줘 ‘악랄하게 유포한 것’이라는 답변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게다가 대본 사전유출 의혹마저 불거져 일방적 홍보방송, 편파방송, 주문생산 방송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힘들어 보인다.

어제부터 대통령 선거운동이 시작됐다. 누가 대통령이 되든 기분 좋다고 소고기부터 사먹기보다는 민생부터 챙기길 바란다. 사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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