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5돌 ‘한글날 공휴일 제정’ 필요한 까닭은?

한글문화연대, 6일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후문 앞에서 기자회견

2011-10-04     장현주 기자

565돌 한글날(10월 9일)을 앞두고 한글날 공휴일 제정을 촉구하는 단체가 있어 주목된다. 바로 사단법인 한글문화연대다.

한글문화연대는 한글날을 하루빨리 공휴일로 제정할 것을 강력히 촉구하며 지난 7월 5일부터 ‘쉬는 한글날을 바라는 일인시위’를 시작한 뒤 매주 목요일 낮 12시에 광화문과 국회에서 진행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 국경일 가운데 공휴일은 3.1절, 광복절, 개천절이다. 한글날은 본래 공휴일이었으나 1990년 쉬는 날이 너무 많다는 이유로 기념일로 격하된 뒤, 2005년에야 국경일로 제정됐다.

국경일은 국가의 경사를 축하하기 위해 법으로 정하여 온 국민이 기념하는 날이다. 그러나 한글날은 국경일이기는 하지만 공휴일이 아니기 때문에 국민들이 진심으로 그 뜻을 기념하거나 함께 즐기지 못할 뿐 아니라, 한글날이 언제인지도 모른 채 잊고 지내곤 하는 게 현실이다.

이에 한글문화연대는 565돌 한글날을 맞아 여러 시민사회단체들은 오는 6일 오후 1시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후문 앞에서 한글날 공휴일 제정 요구를 정부에 전달하는 공동기자회견을 열 계획이다.

이번 기자회견에서는 그동안 진행했던 ‘쉬는 한글날을 바라는 일인시위’를 돌아보고 한글날 공휴일 제정 촉구 성명서를 발표할 예정이다.

한편, 한글날의 유례는 조선 세종대왕이 훈민정음을 세상에 공포한 날을 기리기 위해 제정됐다. 1446년(세종 28년) 음력 9월 상한에 ‘훈민정음’이 반포됐다는 기록에 따라 9월 상순의 끝 날인 음력 9월 10일을 양력으로 환산해 ‘10월 9일’로 정했다.

1946년 한글 반포 500돌을 맞이해 '한글날'을 공휴일로 정했으나 노태우 정권 시절인 1991년 공휴일에서 제외됐다. 

한글문화연대가 제시한 한글날이 공휴일이 되어야 하는 까닭 4가지는 아래와 같다.

첫째, 한글은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글자다.

한글은 우리 문화의 고유한 정체성을 담고 있는 자랑스러운 문화유산이자 세계가 부러워하는 우수한 글자다. 우리가 진정한 문화국가로 세계에 우뚝 서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고유한 우리 문화와 언어의 중요성을 깨닫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역사적·문화적·세계적으로도 의미가 깊은 우리의 한글날을 이름뿐인 국경일이 아니라 공휴일로도 지정해 국민 모두가 함께 즐기고 그 뜻을 기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둘째, 다른 국경일들에 비해 한글날이 유일하게 자랑스러운 문화 기념일이다.

지금 우리나라 국경일은 삼일절, 제헌절, 광복절, 개천절인데 대부분 정치적인 기념일이다. 문화민족으로서 자랑스러운 문화유산을 기리는 공휴일이 하루도 없다는 것은 우리 민족의 수치이다. 한글날을 공휴일로 제정하여 문화민족으로서의 자긍심을 갖도록 해야 한다.

셋째. 다른 나라에서 글자를 공휴일의 근거로 삼는 일이 없기 때문에 한글날 공휴일은 더욱 뜻깊은 날이 될 것이다.
한글은 독창적이고 과학적인 원리에 의해 만들었을 뿐만 아니라 인류 문자사에서는 없는, 만든 이와 만든 날짜가 분명한 유일한 문자다. 이런 훌륭한 글자를 국경일의 근거로 삼는 것은 우리 민족에게 대단한 자부심을 갖게 하는 일이다.

넷째, 한글날을 공휴일로 하여 얻게 될 문화 가치는 잃게 될 노동 가치보다 훨씬 더 크다.한글은 단순히 글자에 머물지 않는다. 한글은 우리 문화의 기본이다. 한글날을 공휴일로 지정하는 것은 단순히 노는 날이 하루 늘어나는 것이 아니다. 이 날을 계기로 우리 문화의 의미에 대해 되새기자는 것이다. 경제 논리로 문화를 바라보는 것은 문화에 대한 인식 수준을 의심케 하는 안타까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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