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수증·순번대기표서 성기능 장애 물질 비스페놀A 검출 ‘충격’

2011-08-09     김광충 기자
▲ 시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영수증이나 차례대기표에서 환경호르몬 비스페놀A가 검출됐다. ⓒ 뉴스윈(데일리경인)

식당이나 마트, 은행에서 흔히 쓰이는 영수증, 순번대기표, 은행자동입출금기 거래명세표에서 성기능 장애 등 내분비교란 의심물질인 환경호르몬 ‘비스페놀A’(bisphenol A, BPA)’가 검출돼 파문이 일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원장 김영신, www.kca.go.kr)은 서울지역에서 발행되는 영수증, 순번대기표, 은행자동입출금기거래명세표 27종을 모니터링한 결과, 89%(24종)가 ‘비스페놀A’를 0.8~1.7% 함유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9일 밝혔다.

또한 이러한 영수증이나 순번대기표름 난접을 때도 ‘비스페놀A’가 미량 묻어나오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소비자원은 “용지로 사용되는 감열지에 ‘비스페놀A’를 발색촉매제로 사용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감열지란 표면을 화학물질로 코팅해 열이 가해지는 지점은 검게 변하는 종이인데, 흔히 감열프린터를 통해 인쇄되는 영수증이나 순번대기표 등에 쓰인다.

문제는 단순이 손에만 묻는 게 아니다. 비스페놀A는 피부를 통해서도 인체에 침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비스페놀A’는 생식(生殖) 독성을 야기할 수 있는 물질이며, 적게 노출되더라도 인체에 유해하다는 우려가 제기돼 최근 안전관리 강화 움직임이 있다.

특히 미국 등 외국에서는 비스페놀A가 성인병은 물론 어린이 성장에 유해하고, 정자 수 감소, 유방암 등에 영향을 준다는 연구 결과도 나와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국내는 물론 외국에도 감열지에 대한 안전기준은 없는 실정이다.

소비자원은 “시험 결과, 접촉시 묻어나오는 ‘비스페놀A’의 양은 일반 소비자에게는 무해한 수준으로 판단되지만, 반복접촉이 많은 영수증 업무 담당자, 물건을 입으로 가져가는 습성이 있는 영유아가 있는 가정 등은 주의할 필요가 있다”면서 “영수증 등에 함유된 ‘비스페놀A’로 인한 환경오염 가능성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함을 강조했다.

한편, 소비자원은 감열지에 ‘비스페놀A’ 사용을 금지할 것 등을 정부에 건의하고, 사업자에게도 ‘비스페놀A’가 없는 용지를 사용할 것을 권고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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