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 배출 안용중학교엔 덕망ㆍ경륜 갖춘 정이사 필요”

경기도교육청, 안용학원 정이사 선임 부적절 사분위에 재심 요청

2011-07-06     이민우 기자

경기도교육청(교육감 김상곤)은 교육과학기술부 소속 사학분쟁조정위원회(아래 ‘사분위’)에 화성시 소재 학교법인 안용학원의 정이사 선임이 부적절해 재심을 요청할 예정이라고 5일 밝혔다.

안용학원은 2002년 월드컵 이후 한국 축구를 대표하는 선수 중 한명인 박지성을 졸업한 안용중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이번 재심 요청은 사분위의 정이사 선임 대상자가 해당 학교법인의 파행 운영 당사자 및 대학 부정입학자로서, 안용중학교의 정상화에 부적절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추진되는 것이다.

도교육청은 재심 요청과 더불어, 학생의 학습권 보호와 건전 사학 육성을 위해 필요에 따라서는 안용학원의 이사회 파행운영을 소홀히 다룬 사분위 일부 위원에 대한 기피 신청도 검토할 계획이다.
 
앞서 사분위는 지난 6월 23일 본회의를 열어 도교육청, 학원 설립자측(전 이사장과 전 교장), 학교 구성원, 동문회, 법조계 등에서 추천한 16명의 후보 가운데 8명을 정이사 선임 대상자로 선정했다.

문제는 이 8명 가운데 5명이 설립자측인 전 이사장과 전 교장이 추천한 인사로 선임했다는 것이 도교육청의 지적이다..

도교육청에 따르면, 선임 대상자 중 A씨는 지난 1993년 모 대학 부정입학자로 당시 교육부 감사에서 적발, 언론에 보도되고 민원을 야기하는 등 사회적으로 물의를 빚은 바 있다. 또 다른 선임 대상자인 B씨는 2003년 4월~2007년 10월 안용학원 이사로 재직하면서, 이사회 미개최 등 학교법인의 파행 운영에 관여한 인물이다.

더구나 A씨는 전 이사장과 전 교장의 장남이며, B씨는 사위다. 앞서 부부지간인 전 이사장과 교장은 이사회 미운영, 업무상 횡령, 징계 불응 등으로, 지난 2009년 도교육청의 임원취임승인 취소 처분을 받았다.

특히 도교육청은 “업무상 횡령에는 세계적인 축구스타 박지성 선수와 황수관 박사의 축구부 후원금을 학교회계가 아니라 개인 통장으로 관리한 점도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사학비리로 경기도뿐 아니라 한국축구의 산실로 꼽혔던 박지성의 모교가 얼룩진 셈이다.
 
도교육청은 안용학원에 대한 임원취임승인 취소 처분 이후, 2010년 3월부터 2011년 3월 까지 임시이사 8명을 파견, 해당 법인의 정상화를 위해 노력해 왔다.

또한 2011년 3월부터 6월까지 석달 동안 사분위 본회의 및 소위에서 A씨와 B씨에 대해 자질, 임원 경력, 활동 면에서 사회적ㆍ도덕적으로 지탄의 대상이 되는 자로 부적격하다는 의견을 관할청으로서 수 차례 전달한 바 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관할청의 의견이 있는데도 물의를 일으켰던 전 이사장과 전 교장의 손을 들어준 사분위의 결정은 수용할 수 없다”며, “박지성이 나온 안용중학교는 부적격자가 아니라 덕망과 경륜을 겸비한 분들로 정이사를 구성, 명문사학으로 발돋움해야 할 시점”이라고 재심 요청의 취지를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사분위 위원들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사학비리척결과 교육개혁을 위한 국민행동’ 이날 성명을 내어 “사분위는 관할청의 의견을 존중해 정이사를 선임하던 관행을 깨고, 부패재단 일가에 다시 경영권을 넘겨주는 만행을 저질렀다”며 “이번 사분위의 비리재단 경영권 이양 결정으로 이러한 노력들이 수포로 돌아갈 위기에 처했다”고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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