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피랍자 2명 석방... 유리한 협상 위한 고도의 전략?
네티즌들 "석방 환영하지만 탈레반의 숨은 의도 있을 수도... "
아프간 탈레반 무장세력에 납치된 한국인 23명 가운데 김경자, 김지나씨가 피랍 26일째인 13일 극적으로 풀려났다.
이 과정에서 텔레반 쪽이 아무런 조건 없이 2명을 석방함에 따라 더 유리한 협상고지를 차지하기 위한 수단인지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이뤄진 석방인지를 놓고 인터넷 상에서 각종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특히 지난달 살해된 배형규씨와 심성민씨를 제외한 19명의 석방을 위한 향후 교섭 방안에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조희용 외교통상부 대변인이 이날 오후 10시께 피랍자 2명의 석방을 공식 발표한 가운데 "아무런 조건도 없이 탈레반 쪽이 발표한 대로 선의적 차원에서 풀어줬다"고 밝혔다.
당국자는 2명만 석방된데 대해 "남은 19명의 무사 귀환을 위해 현 시점에서 정부의 판단을 밝히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텔레반 쪽과 대면접촉 과정에서 야기될 수 있는 각종 문제를 미리 차단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당국자는 "남은 19명의 석방조건은 그들의 안위문제와 교섭과정에 큰 영향을 줄 수 있어 밝힐 수 없다"면서도 "대면접촉을 포함한 다양한 접촉을 통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나갈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정부의 이 같은 발표에도 불구하고 네티즌들은 석방에 대한 환영의 목소리를 내면서도 텔레반 쪽이 '조건없이 인질을 석방할 리 없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인질 석방 과정에서 텔레반 쪽이 수차례 '석방사실'을 번복하며 시기를 연기한 점을 미뤄 작전일 가능성이 높다는 해석이 분분하다. 이는 텔레반 쪽이 남은 19명에 대한 협상 테이블에서 유리한 쪽으로 교섭을 성사키기기 위한 고도의 전술로 비춰지고 있다.
아이디가 'kigs78'인 네티즌은 "풀려난 2명이 무사히 돌아 올 수 있어 기쁘지만 나머지 인질 19명은 앞으로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른다"며 "아마도 더 많은 조건을 제시하기 위해 질질 시간을 끌다 풀어 줄 것 같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또 '아푸니'라는 아이디를 쓰는 네티즌은 "이번 석방은 텔레반이 협상조건을 유리하게 이끌기 위한 작전에 불과하다"며 "텔레반이 조건없이 풀어준 사례가 있느냐"고 반문했다.
또 다른 네티즌(7tkrehddl)은 "정부와 텔레반 쪽이 아무도 모르게 뒷거래를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면서도 "인도주의 차원에서 석방했다는 공식 발표를 믿고 싶을 뿐"이라고 말했다.
특히 네티즌들은 정부가 향후 억류된 피랍자 19명에 대한 교섭내용을 공개하지 않고 있는 가운데 텔레반 쪽이 어떤 협상조건을 제시할 지에 주목했다. 몸값으로 수천억원을 요구할 것이라는 주장에서 부터 끝까지 맞교환카드를 들고 나오지 않겠냐는 추측들이 나오고 있다.
네티즌 '텔레폰'은 "텔레반이 뒤로는 몸값을 챙겨 군수 물자를 조달하고 표면적으로는 텔레반 수감자 맞교환을 추진하려는 숨은 의도가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밖에 "정부 교섭이 가시적인 성과를 거둔만큼 19명에 대한 무사귀환도 기대해 보자"며 "조건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고귀한 생명을 헛되이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의견을 내놓는 네티즌들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