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교육청 ‘성희롱 교장’ 감싸기 빈축

학부모들 ‘분통’, 전교조 “김상곤 교육감이 징계결과 해명해야”

2010-09-02     이민우 기자

   
▲ 경기도교육청(교육감 김상곤)이 교사와 학부모에게 성희롱 발언을 자행한 교장에게 솜방망이 징계를 했다는 비판에 휘말렸다. ⓒ 데일리경인

교사와 학부모에 대한 성희롱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의정부 A초등학교 교장 B씨가 경기도교육청(교육감 김상곤) 징계위원회에서 교감으로 강등돼 다른 학교로 발령난 것으로 알려져 ‘제식구 감싸기’라는 비판에 직면했다.

1일 경기도교육청과 학교 관계자에 따르면, 교감으로 강등된 B씨는 이날 자로 연천 소재 C초등학교로 발령났다. 이 소식을 들은 해당학교 교직원들은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으며, 학부모들도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연천지역 초교에 다니는 자녀를 둔 한 학부모는 “교사 성희롱과 학부모 모욕을 일삼던 사람을 교감으로 발령냈다는 소식에 울화가 치민다”면서 “출근 거부를 하든, 아이들 등교를 거부하든 강력히 대응해야 한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교사단체인 전국교직원노동조합(아래 전교조)은 이날 성명을 내어 경기도교육청의 ‘솜방망이 징계’를 강하게 비판했다.

전교조는 성명에서 “해당교장의 행위는 단순한 성희롱이 아니라 악질적인 성폭력이며, 일회성 사안이 아닌 다수를 상대로 한 반복된 행위라는 것이 피해 당사자들의 증언으로 이미 확인됐다”면서 “강등이란 징계로 사안을 마무리하려는 경기도교육청의 처사는 교육주체의 신뢰를 저버리는 무책임한 행위”이라고 질타했다.

전교조는 “경기도교육청이 상처받은 교사와 학부모의 고통을 가중시키고 성희롱교장을 교장을 감싸는 결정을 내린 것은 극히 유감”이라며 “김상곤 교육감은 이러한 징계결정의 이유에 대해 책임 있게 해명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김상곤 교육감은 지난 7월 26일 잇단 학교 성폭력 사건을 어근하며 “사회의 지도적 위치에 있는 학교 관리자에 의해 이러한 일이 일어나는 사안은 간과할 수 없다”면서 “단호한 처벌로 도덕적 일탈을 일삼는 일부 관리자들을 발본색원하여 교육현장을 맑고 투명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