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렬 목사 묵비권 “방북 진실 법정에서 밝힌다”

공안당국, 국가보안법상 찬양·고무 등 혐의 조사···곧 영장 청구

2010-08-21     이민우 기자


   
▲ 정부의 허가 없이 방북했다 돌아와 체포된 한상렬 목사. ⓒ 데일리경인
이명박 정부의 허가를 받지 않은 채 방북해 70일간 머무르다 돌아와 체포된 한상렬 목사가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다.

한 목사는 20일 오후 3시 흰두루마기 차림에 통일기(한반도 지도가 새겨진 깃발)를 들고 판문점 군사분계선을 넘은 뒤, 곧 통일부 연락관 2명에게 이끌려 체포됐다.

이날 국가정보원과 경찰, 검찰로 구성된 합동조사단은 한 목사를 경기도 파주경찰서로 연행, 자정께 까지 방북 경위와 행적 등에 대해 조사했다.

하지만 한 목사는 진술을 거부하며, 묵비권을 행사했다. 이날 밤 한 목사는 면회 온 부인 이강실 목사는 통해 ‘모든 진실은 법정에서 밝히겠다’는 뜻을 밝혔다.

합동조사단은 체포 뒤 48시간 이내인 22일 오후 3시 안에 한 목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 받아야 하기에 이르면, 21일 오후 중 영장 청구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 목사에게는 지난 6월 12일 방북한 뒤, 북측 인사들과 만나 한 발언 등을 근거로 국가보안법상 찬양·고무 혐의와 남북교류협력법 위반 등의 혐의가 적용될 전망이다.

한편 한 목사는 이날 판문점 귀환에 앞서 ‘사랑하는 남녘조국 남녘동포들에게 어느 한 사람 한상렬 목사가 드리는 편지’라는 제목의 글을 남겼다.

이 편지에서 한 목사는 “오늘 저는 우리나라 북녘 땅에서 우리나라 남녘 땅으로 간다”면서 “문익환 목사님의 하얀 두루마기 한복을 입고 통일기를 들고 간다”고 말했다.

방북 계기에 대해 한 목사는 지난 5월 5.18묘역에서 11일간 단식철야기도를 한던 중 “6.15를 살려라, 반드시 만나야 한다, 분단장벽을 뚫고 가라”는 ‘하나님의 소명을 받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 목사는 “남과 북은 하루빨리 분단, 분열, 적대, 대결관념을 청산하고 치유하며 통일, 연합, 친선, 대동정신으로 돌아와야 한다”면서 “그러기 위해서는 6.15를 다시 살려야 한다”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