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들이 참여로 세상 바꾼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제2회 청소년 사회참여 발표대회’ 개최

2010-08-03     장현주 기자


“꿈과 희망을 기를 나이의 어린이들이 힘든 노동을 하고 있는 이런 현실은 극복되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중학생들이 제3세계 아이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한 방법으로 ‘공정무역’을 택했다. 그리고 관련된 내용을 배우기 위해 공정무역 관련 시민단체들에 방문했다.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학생들은 학교 친구들과 선생님들에게, 나아가 길 위에서 공정무역의 필요성에 대해서 홍보를 하고 공정무역 상품을 직접 판매하기까지 이르렀다.

남의 나라 학생들 얘기가 아니다. 서울의 한 중학교 학생들이 팀을 만들어 지난 한 학기동안 진행했던 사회참여활동 경험담이다.

청소년들이 우리 사회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갖고 있고 나아가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정책 대안까지 제시할 수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된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이사장 함세웅)와 고려대 한국사회연구소(소장 김철규 사회학과 교수)는 오는 26일 제2회 청소년 사회참여발표대회를 공동 개최한다.

지난 3월 16일부터 시작된 청소년 사회참여발표대회의 원고접수가 지난 7월 28일 마감됐다. 총 77개 모둠 443명의 청소년들이 자신들의 사회참여활동 결과를 제출했다.

청소년들의 사회참여 활동 대상을 살펴보면 청소년들은 청소년 아르바이트 문제, 성폭력과 성교육 문제, 청소년 여가문화 부재 문제, 미혼모 문제 등 청소년들에게 직결돼 있는 사회문제에 비교적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 뿐만이 아니다. 청소년들은 자신들의 학교 주변 지역 사회의 문제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고 그 해결책을 제시했다.

“마을 인도 변 쓰레기 무단투기로 인해 악취가 발생하고 마을의 시각적 이미지가 훼손되고 또 도로와 인도의 구분이 불분명한데다 여기저기 널브러져 있는 공사 잔해로 주민의 보행권이 매우 위험합니다.”

평택에 살고 있는 청소년들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마을만들기에 대한 주민기초교육을 통해 주거환경개선의 필요성을 인식하게 했다. 더 나아가 경찰과 주민이 연계하여 단속반을 운영하며, CCTV를 설치, 갈림길마다 안내 표지판 설치 등을 공공정책으로 제안했다.

물론 CCTV 건은 인권 침해의 소지가 있기 때문에 주민들의 충분한 논의를 바탕으로 해서 결정해야 한다는 점도 빼놓지 않는다.

“우리 동네에는 영어, 수학학원, 독서실이 단란주점과 함께 있어요”

충남 계룡시에 살고 있는 청소년들은 정부에서 전국에 일방적으로 내 놓은 유명무실한 유해업소 규제방안에 대한 비판을 넘어 보다 현실적인 대안을 직접 내놓기도 했다.

“두루뭉술하게 ‘학교 출입문으로부터 몇 미터’가 아니라, 구체적으로 시도의 지도를 이용하여 그 지역 특성을 잘 알고 청소년들의 동선을 잘 아는 지역 내 지원자들의 협의를 통해 ‘가이드 라인’을 선정하여 유해 업소가 운영될 수 없도록 해야 한다구요.”

이번 77개 모둠의 원고를 심사한 천희완 교사(대영고등학교)는 “청소년들의 일부 제안은 공공정책으로서 전혀 손색이 없었다”면서 “학생들이 이번 참여활동을 통해 공공정책에 대한 이해뿐만 아니라 올바른 참여의 방법을 체험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이 대회에 참여한 학생들은 이러한 활동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하는데 주저하지 않고 있다.

“평소 사회에 대해 비판이 많았던 우리는 계속 불평만 하는 것이 아니라 이 사회를 좀 더 나은 곳으로 만들 수는 없을까 하는 갈증이 있었어요. 그런데 청소년 사회참여발표 대회가 그런 우리의 요구를 충족시켜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죠.” (한성여자고등학교 학생)

“내 친구가, 내 선배가, 그리고 내 후배가 겪는 문제이기에, 사회는 함께 더불어 살아나가는 것이기에, 우리는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것입니다. 함께 개선해 나가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것입니다.” (영동일고등학교 학생)

이들 77개 모둠 중 원고심사를 통과한 16개 모둠은 오는 8월 26일에 고려대학교에 모여 제2회 청소년사회참여발표대회 본선대회를 통해 자신들의 정책 제안을 알릴 예정이다.

이 대회 우수 발표 모둠에게는 국회의장상, 교육과학기술부장관상, 행정안전부장관상 등을 주며, 경남 창원에서 열리는 국제행사인 ‘시민교육 아시아 대회’(2010년 10월 20~23일)에 출품할 예정이다.

청소년 사회참여발표대회는 미국 시민교육센터(CCE)에서 사용하고 있는 ‘프로젝트 시티즌’ 방식을 쓴다. 프로젝트 시티즌은 미국에서는 국무부의 지원 아래 공교육 안에서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민주시민교육 프로그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