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 - 운명이야기
1.
언젠가부터 이런 이야기들이 돌았습니다. "최열 환경재단 대표가 첫 번째 타겟이고 박변호사 당신이 두 번째"라고. 과연 최열 대표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고 영장이 두 차례나 기각되고 마침내 불구속 기소되었습니다. 그러면 그 다음에는 내가?
너무도 엉뚱하고 황당한 일이었습니다. 저는 그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일소에 붙였습니다. 아니, 십년을 하루같이 이 세상의 좋은 변화를 위하여, 이웃과 사회의 이익을 위하여 나름대로 온 몸과 마음을 바치고 열정을 불살랐는데 상을 주지는 못할망정 타겟이 되어 수사를 받는다니! 이명박 정부가 그렇게 이성과 합리성, 상식도 없는 정권일까라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그런 생각은 순진하고 어리석은 것으로 판명되었습니다. 이명박 정부는 그런 상식과 합리성을 갖추지 못한 정권이었습니다. 국정원 직원들이 곳곳에서 저에 대해 묻고 조사하고 다니는 것들이 제 귀에도 들려오기 시작했습니다. 그동안 정부나 지방정부, 민간기업과 했던 많은 일들이 중단되거나 파기당했습니다. 희망제작소, 더 나아가 제가 관여하였던 아름다운재단, 아름다운가게에도 유사한 일들이 벌어졌습니다. 그 뿐이 아니었습니다. 수많은 시민단체들이 비슷한 상황에 처했습니다. 심지어 대운하에 반대한 교수들마저 국정원 직원들의 전화를 받거나 뒷조사를 당했다고 합니다.
2.
이런 황당한 일이 어찌 있을 수 있나요?
지난 수십년 동안 수많은 사람들의 피와 땀, 눈물과 희생으로 이룩한 민주주의가 이렇게 허무하게 무너질 수 있다는 말입니까?
나는 늘 민주주의는 '깨지기 쉬운 질그릇'같은 존재라고 말해왔습니다. 우리가 아무리 기나긴 노고와 투쟁의 끝에 얻은 인권과 민주주의라고 하더라도 우리의 관심이 그것으로부터 멀어지고, 그것을 지키려는 노력을 게을리 하는 순간, 그것은 사라지고 만다는 것입니다. 미국의 시민권연맹 ACLU (American Civil Liberties Union) 본부 정문 앞에는 이렇게 씌여 있습니다.
Freedom is the price of permanent vigilance
자유는 영원한 감시의 대가이다
그렇습니다. 자유와 인권, 민주주의라는 보편적 가치를 지키기 위해서는 우리는 늘 깨어 있어야 하고 끝없이 노력해야 합니다. 우리가 그런 노력을 게을리하는 순간 우리가 힘겹게 일구어온 민주주의, 인간의 존엄성, 자유와 가치, 삶의 질 - 그 모든 것이 하루 아침에 무너지고 마는 것입니다. 이 엄연한 진실이 지금 저와 동시대의 많은 사람들에게 쓰라린 교훈이 되고 있습니다.
3.
저는 참여연대를 떠난 이후로는 정부 비판이나 투쟁, 애드보커시 운동과 일부러 거리를 두었습니다. 우리 사회가 점차 절차적 민주주의를 확보해 나가면서 상대적으로 인권이나 민주주의가 많이 진전되었다고 생각하였습니다. 물론 만족스러운 것은 아니지만 이 정도라면 다른 사람들에게 그 운동을 맡겨놓고 나는 다른 새로운 운동의 영역을 개척해야겠다고 결심하고 이를 실천해 왔습니다. 그것이 바로 아름다운재단. 아름다운가게. 희망제작소 운동이었습니다.
특히 희망제작소는 정부와 지방정부, 기업 등 우리 사회의 주요한 파트너들과 함께 새로운 세상으로 가는 다양한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것이 주된 임무였습니다. 시민들의 좋은 아이디어를 모아 실현하는 사회창안, 은퇴한 전문직 리더들에게 봉사와 나눔으로 인생후반전을 설계하도록 하는 행복설계아카데미, 꿈과 길을 잃어버린 젊은이들과 사회인들에게 다시 꿈을 심어주는 소셜디자이너스쿨, 대한민국 모든 국민이 소기업사장이 되도록 하는 꿈을 꾸는 소기업발전소, 지역을 살리고 활성화하기 위한 각종 연구.세미나.컨설팅 등이 바로 희망제작소의 야심찬 대한민국 희망만들기 프로젝트였습니다.
세상에는 운명이라는 것이 있나 봅니다. 저는 결단코 이런 자리에 서고 싶지 않았습니다. 이제 저는 대한민국의 희망이라는 것이 결코 제 마음대로, 제 계획대로만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뼈저리게 깨달았습니다. 저는 지금까지 제가 해 왔던 일을 좀 더 잘하기 위해서라도 정부가 더 이상 잘못된 길을 가지 않도록 해야 하는 무거운 책무를 느끼면서 내 자신이 당하고 내 주변이 당하고 있는 일들에 대해 정확히 정리하고, 그 대안을 위해 싸우겠다는 다짐과 결의를 하게 되었습니다. 이 보고서는 바로 그런 다짐의 한 시작에 불과합니다.
제2 진정으로 성공하기를 바랐습니다
-이명박 대통령과의 인연 이야기
1. 이명박 대통령을 처음 만난 것은 서울시장 시절이었습니다. 이때 나는 이미 참여연대 사무처장을 그만두고 아름다운재단과 아름다운가게 사업을 열심히 벌이고 있었습니다. 특히 이대통령이 서울시장 당선된 뒤 "월급을 받지 않겠다"고 선언한 직후 나는 그 분을 찾아가 만났습니다. 그 때 나는 "월급을 받지 않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것을 좋은 데 쓰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득하면서 환경미화원과 소방대원을 위해 기부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환경미화원들은 새벽, 주로 미명에 일합니다. 그때가 가장 차들이 적게 다니기 때문이지요. 그러나 역설적으로 이때는 대부분의 차들이 속도를 많이 내는데다가 사람들이 잘 보이지 않기 때문에 사고가 가장 많이 나는 시간대이기도 합니다. 환경미화원들이 사상을 당하고 공상으로 처리한다 하더라도 정부가 주는 돈은 대단히 한계가 있기 때문에 이들과 그 유족의 삶은 힘들기 마련입니다. 소방대원이라고 다를 것이 별로 없습니다. 이들의 유자녀를 돕기 위해 아름다운재단은'등불기금'이라는 것을 만들었는데, 여기에 기부해 주실 것을 요청드렸고 그것이 받아들여져 이대통령의 월급은 바로 이 기금에 4년 임기동안 전액 기부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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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후에도 이대통령은 아름다운가게 행사에 여러 번 참여하였고, 아름다운가게 본부 사무실을 방문하여 아름다운가게의 미래발전방향에 대한 브리핑을 받고 명예고문이 되기도 하였습니다.
3. 뿐만 아니라 나는 서울시의 ECO-COUNCIL이라고 하는, 이대통령의 자문기구의 일원이기도 했습니다. 매달 한번씩 모이는 이 회의에서 서울시의 환경과 지속가능한 정책에 관한 다양한 논의가 이루어졌고 그 논의의 상당 부분은 서울시 정책에 반영되기도 하였습니다. 뚝섬의 서울숲이나 상암동 난지도 골프연습장 취소 등의 조치는 대부분 여기서 논의되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이런 만남과 논의를 통하여 나는 개인적으로 이대통령과 친하게 지냈을 뿐만 아니라 그의 실용적 정책과 의견 수렴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특히 내가 2004년 독일을 3개월 여행하게 되었을 때 베를린 도시국장을 꼭 만나보라고 소개해 주기도 했습니다. 나도 독일에서 돌아와 세계인권선언의 조문을 울타리에 새겨 넣는 테마공원을 한번 만들어보라고 권유해서 승낙을 얻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이때는 이미 대선에 돌입하고 있는 때여서 더 이상의 진전은 되지 않았습니다.
그 ECO-COUNCIL의 멤버 중의 한 사람인 문국현 대표가 대선에 출마하고 또 다른 멤버였던 사람들이 정치권을 오갔지만 나는 이 선거과정에는 일체 중립을 지켰고 정치과정에 관여하지 않았습니다. 그것은 내가 지금까지 지켜왔던 원칙이기도 하였습니다. 내가 어떤 정파적인 입장에 설 이유가 없었습니다. 제가 그러자고 변호사까지 그만두고 지난 20-30년을 이런 공익적 활동에 나섰겠습니까? 제가 권력에 관심이 있었다면 진작 청와대나 장관직을 맡있을 것입니다. 실제로 그런 제안이 수차례 있었습니다. 심지어 한나라당조차 저를 국회의원 공천심사위원장을 맡아달라고 여러차례 제안을 했습니다. 그러나 저는 돌처럼 보아왔습니다. 그것이 오늘의 저를 있게 만든 것이지요.
그런데 대선이 끝나고, 촛불시위가 일어나고, 그리고 언젠가부터 세상이 완전히 바뀌기 시작하였습니다. 좌우갈등이 깊어지고 대북관계는 단절되고 공안기관이 부활하였습니다. 어느 날 일어나 보니까 유명해졌다는 말 대신에 어느 날 일어나 보니까 완전히 20-30년 전의 세상으로 되돌아와 있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예전에 내가 알았던 사람과는 다른 사람이 되어 있었습니다. 내가 과거에 잘못 본 것일까요?
제3 지역홍보센터 이야기
- 합법성. 정당성을 잃어버린 막무가내식 행정조치
제8 사찰의 망령이 살아나다
- 국정원의 사찰 최고 책임자는 누구인가
1. 이렇게 심각한 사찰활동과 개입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라면 참으로 놀랄 일이 아닙니까? 국정원의 개입이 일상화되고 구조화되고 있음을 반영하고 있는 것입니다. 지방에서 기업 활동을 하는 한 분의 말에 따르면 지금 지방의 국정원 지부들도 과거와 완전히 다른 위상을 가지게 되었다고 합니다. 국정원 지부장을 찾는 경우가 늘었고, 이 사람들과 식사를 가끔 해야 안심이 된다는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국정원의 과거 위상이 복원되었음을 증명하는 것입니다. 그것을 역으로 보면 국정원이 일상의 정치와 기업 활동, 시민들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이야기가 되는 것입니다.
2. 지금까지 말씀드린 일들이 국정원 직원 몇몇의 우연한 실수나 잘못일까요? 굉장히 조직적이고 일상적인 감시활동을 전면화하였다고 하는 게 상식적인 판단이 아닐까요? 사찰의 대상이 나 혼자만이 아닐진대 얼마나 광범한 사람들을 상대로 이런 활동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겠습니까?
사실 따지고 보면 저는 많은 활동을 하고는 있지만 특별히 반정부인사이거나 국가안보에 특별한 관계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아닙니다. 나를 이렇게 하는 정도라면 정부의 여러 활동에 반대하고 투쟁하는 사람들에게는 오죽하겠습니까?
3. 이런 상황에서 국정원의 최고 책임자인 국정원장과 나아가 대통령이 이런 일을 모를 리가 없다고 봅니다. 국정원 직원의 한두 번의 실수도 아니고 이렇게 일상적이고 지속적인 사찰과 감시가 일어나고 있다면 이것은 국정원을 운영하고 집행하는 책임자의 철학과 원칙, 기능과 활동의 방향이 바뀌었음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국정원이 시민사회나 정치적.비정치적 영역에 깊숙이 개입하고 있으며 이것을 지휘하고 집행하는 부서가 존재하며, 나아가 이것은 그 책임자인 국정원장과 대통령의 지휘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다고 볼 수밖에 없지 않습니까?
제9 모든 거버넌스가 무너지다
- 이 정부가 절대 실패하는 이유
1. 이 정부는 이렇게 민간을 사찰하고 시민단체를 적대시하고 있습니다. 나는 21세기는 시민사회와 제3섹터가 활성화되고, 이들의 공익적이고 헌신적인 활동에 의해 사회가 훨씬 더 투명하고 민주적이며 보다 더 인간적이며 체계적인 사회로 진전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그것은 제 개인의 생각이 아니라 전 세계인의 보편적 상식이 되었습니다. 시민사회는 정부와 기업 섹터와 더불어 사회를 움직이고 이끌어가는 중요한 기둥이 된 지 오래입니다. 선진국의 경우 이러한 NGO, NPO들을 국정의 파트너로 인정하고 함께 파트너십을 형성하여 다양한 행정과 개혁, 변화를 추동하고 있지 않습니까?
2. 그런데 이렇게 시민사회를 적대적으로 모는 정부가 이 지구상에서 몇 개나 됩니까? 일부 시민단체가 촛불시위에 가담하였다고 하여 이들과의 관계를 완전히 단절하고 지원을 중단하며 핍박을 계속한다는 것은 난센스입니다. 더구나 시민사회는 다양성을 생명으로 하며, 정부를 비판하는 기능 외에도 정부의 기능을 보완하고 대체하는 역할까지 수행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극우적인 단체 일부를 제외하고 그동안 우리 사회의 민주화와 인간화를 위해 헌신해온 수많은 단체를 모두 적대적인 관계로 설정하고 이들을 감시.사찰하고 억압한다면 그 단체들보다는 이 정부 자체에 더 큰 손실이 올 것임이 분명합니다. 원래 어떤 정부의 정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중간전달기관, 중간지원기관, 이른바 인터미디어리(INTERMEDIARY)기관이 필요한 것인데 이것이 바로 시민단체이고 NGO.NPO가 아니고 무엇입니까? 그런데 이런 거버넌스 시스템을 완전히 붕괴시킨 상태에서 정부의 정책이 일선과 현장에 제대로 전달될 리가 만무한 것입니다.
제10 진실을 땅에 묻으면 자라서 폭발합니다
-국정원이라고 흑을 백으로 만들 수 있나요?
1. 권력이 세상을 모두 마음대로 할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외형적으로 보면 그럴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대한민국의 대통령과 청와대는 그렇게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공공기관과 공무원은 물론이고 기업과 언론, 개인으로서의 지식인마저도 그 권력 앞에 순종하거나 벌벌 떨고 있습니다.
이 정부에서 권력이 얼마나 순식간에 세상을 바꿀 수 있는지 새삼 목격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지난 시대 피땀을 흘리며 구축해온 민주적 질서나 시민의식이 한순간에 무너질 수도 있음을 새삼 깨닫고 있습니다.
2. 현 정부는 권력은 마음대로 행사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음이 분명합니다. 그러나 그 권력은 무소불위로, 그리고 자의적으로 행사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헌법과 법률이 정한 권한 안에서 거기서 정해준 절차에 따라서만 행사할 수 있는 것입니다. 더구나 그것은 정당성을 갖추고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현재 정부가 행사하고 있는 권한은 정당성도 합법성도 결하고 있는 것이 적지 않습니다. 이것은 명백히 위헌․위법한 것일 뿐만 아니라 선량한 상식을 갖춘 국민들의 지지를 받기도 어려운 일입니다.
3. 비록 당장은 사람들이 여러 가지 보복과 억압의 두려움 때문에 진실을 말하기를 두려워할 수 있습니다. 특히 아직은 정권의 초기이고 권력이 시퍼렇게 살아있기 때문에 더욱 그러할지 모릅니다. 특히 기업을 한다거나 공직에 있거나 보복을 당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사람들은 더욱 그러합니다. 그러나 이제 내년 지방선거가 끝나고 정권의 후반기로 들어서면 진실은 한순간에 터져 나올 것입니다. 그러면 무소불위로 휘둘렀던 이 정권의 불법부당한 행사와 조치, 정책 등은 도마 위에 오를 것이고, 정권이 끝난 뒤에는 그 다음 정권에 의한 단죄가 일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불행한 일이 또 벌어지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습니다. 오늘 내가 하는 일이 영원히 비밀로 남을 것이라고 믿어서는 안 됩니다. 국정원의 비열한 사찰행위와 그 은폐는 이 정권이 끝나면 반드시 심판받을 것입니다. 그것은 인과응보이고, 역사의 필연의 법칙입니다.
제11. 다시 원점에서
1. 지난 봄 희망제작소 창립3주년 겸 후원회에서는 그동안 희망제작소를 드나들었던 기업인들이나 대기업의 임원들은 눈을 씻고 보아도 찾아보기 힘들었습니다. 철새처럼 모두들 날아갔습니다. 권력의 향배에 눈치를 보는 세태에 참 절망스럽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 권력에 밉보이면 어느 순간 날아갈지 모르는 마당에 충분히 이해가 가는 대목이기도 하였습니다.
2. 이렇게 세상은 변하였고 희망제작소나 나는 새롭게 태어나지 않으면 안 되었습니다. 그동안 정부기관과의 파트너십을 기초로 창의적이고도 협력적인 모델을 통하여 새로운 한국사회를 열어보겠다는 생각은 상당부분 수정하지 않으면 안 되었습니다. 또한 그동안 정부와의 거버넌스를 통한 컨설팅, 대기업의 후원 등에 의존하는 정책은 폐기되지 않으면 안 되게 되었습니다. 희망제작소의 재원은 이제 새로운 세상을 꿈꾸는 건강한 시민들의 후원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그리하여 희망제작소는 금년 1월부터 회원중심 재정구조를 선언하였고 회원모집에 주력해 왔습니다. 그 사이에 거의 절반 정도의 연구원들이 희망제작소를 떠나야 했고 희망제작소가 야심차게 추진해오던 사업의 상당부분은 접어야 했습니다.
3. 다시 원점에 섰습니다. 대한민국의 모든 뜻있는 사람들이 고초를 겪고 있는 마당에서, 역사의 후퇴가 불가피한 이 시점에서, 나나 희망제작소만 잘 된다는 것도 사실 염치없는 일입니다. 이럴 때는 차라리 많은 이들과 함께 고난을 당하는 것이 더 마음 편할지 모릅니다.
이제 다시 새로운 각오로 이 나라의 민주주의 후퇴와 싸우며 한편으로는 긍정적인 미래의 변화를 위해 어려운 여건 하에서도 최선을 다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그것은 대단히 엄중하고 힘든 일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우리는 미래의 희망을 향해 전진해야 합니다. 늘 그랬듯이 시련과 수난은 늘 우리의 즐거운 동반자였습니다. 10년 전, 20년 전에 그랬듯이 우리는 절망하지 않고 다시 압제와 싸울 것이며, 역사와 미래는 우리 편이라는 신념을 가지고 열정을 다 바쳐 일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 17일 참여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