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당가는 길

2008-05-24     김광충
성당가는 길에 문득 내 발자욱 모양이 궁금하여 걸어온 눈길을 뒤돌아 보았다. 삐딱하게 갈팡질팡 난 발자욱이 뽀얀눈위에 시커멍게 찍혀 있었다. 나는 내 발자욱이 아닐 줄 알았다. 그러나 곧 어젯밤 연탄가게에 들른것이 생각났다. 김씨집 가게에 들렀을 때 구두에 묻어난 것이리라. 나는 한동안 아무생각 없이 눈길을 걸었다. 잠시후 성당에 도착했을 때 무심코 다시 한번 뒤돌아 보았다. 그사이 내발자욱이 깨끗해져 있었다. 나는 빙긋이 웃으며 구두를 몇번 굴러 털고 곧 성당문을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