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큰 은행지점장 돈받고 273억 불법대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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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큰 은행지점장 돈받고 273억 불법대출
  • 이정하 기자
  • 승인 2007.09.06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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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규정 무시, 감평평가서 위조 등 42명 연루

은행지점장들이 가세한 수백억대 불법대출 사기단이 경찰에 무더기로 적발됐다. 이 지점장들은 실거래가보다 두 세배 부풀린 위조 감정평가서로 대출사기단에 무려 270여억원을 불법대출해줘 물의를 빚고 있다.

경기지방경찰청 수사과는 6일 불법대출 사기 행각을 주도한 설아무개(38)씨 등 2명을 사기 등 혐의로 구속하고 감정평가서를 위조한 조아무개(37)씨를 지명수배했다. 설 씨로부터 상가계약서를 넘겨주고 대가를 받은 최아무개(46)씨 등 34명도 불구속입건됐다.

경찰은 또 모 은행 지점장 김아무개(45) 등 2명에 대해 배임수재 및 업무상배임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는 한편 이 은행 대출담당 3명에게도 같은 협의로 책임을 물어 불구속입건했다. 경찰은 이와함께 탈아난 위조범 조 씨의 뒤를 쫓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설씨는 지난해 7월 20일부터 지난달 3일까지 미분양된 수도권 일대 상가건물을 최씨 등에게 돈을 줘 계약금을 치르게 한 뒤 감정평가서를 조작해 실거래가 보다 두 세배 높은 대출금을 타낸 협의다.

불법대출을 받은 금액이 총 37건에 무려 273억원에 이른다. 이들은 또 최씨 등에게 점포를 넘겨주는 대가로 500만~1000만원을 지불한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이들은 고액의  은행대출금을 타내기 위해 위조범 조씨에게 4억원을 건네주고 감정평가서를 위조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ㄱ감정평가법인 등 3곳도 조씨의 위조행각을 거들었다. 위조된 감정평가서로 실제 점포 감정가보다 3배나 높게 부풀릴 수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이들이 은행대출을 쉽게 받을 수 있었던 것은 은행지점장들에게 뇌물을 건넨 것이 주요했다. A은행 지점장(서울) 김 씨는 담보물건에 대한 실사를 하지 않고  이들에게 164억원을 부정대출해 준 뒤 8회에 걸쳐 3억5천만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같은 은행 다른 지점장 손 씨도 설씨로부터 4천만원을 받고 86억원을 대출해 준 혐의다.

설씨 등은 대출받은 273억원으로 의정부에 상가건물(5289m² 규모)을 사들여 대형병원(내과 등 11개 진료과)을 설립 운영해 온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도내 다른 은행에서도 이와 유사한 불법 대출 행위가 있을 것으로 판단, 수사를 확대할 예정이다.

경찰관계자는 "이번 담보대출 비리는 사기단이 지점장과 사전에 담보물에 대한 한도액을 미리 정한 뒤 그 기준에 맞추어 감정평가서를 위조해 제출했다"며 "갈수록 지능화되고 대담해 지고 있어 수사가 쉽지 않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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