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재안 경기도의회 의장
“방청 왔던 초등학생들에게 사과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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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재안 경기도의회 의장
“방청 왔던 초등학생들에게 사과하고 싶다”
  • 이민우 기자
  • 승인 2010.07.14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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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장 당선된 뒤 ‘소통하는 의회, 견제하는 의정’ 관련 구상 밝혀
   
▲ 허재안 경기도의회 의장(성남2선거구)는 제8대 도의회 의정 방향을 ‘소통하는 의회, 견제하는 의정’으로 제시했다. ⓒ 데일리경인

“가장 힘들었던 것은 초등학생들이 방청석에 와서 그런 꼴(6일 벌이진 사건을 말함)을 보았던 것입니다. 그 학생들을 다시 모셔서 사과도 하고 싶습니다.”

허재안 제8대 경기도의회 의장(성남2선거구)이 견학 온 초등학생들 앞에서 고성을 주고 받으며 추태를 보인 의회의 행태에 대해 사과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앞서 도의회는 지난 6일 첫 임시회 때 의장단 선출도 못한 채 언쟁만 벌여 견학 온 초등학생들 앞에서 망신을 당한 바 있다. (관련기사 : 경기도의회 개원 첫날 초등학생들 앞 ‘망신’한나라당 사과···경기도의회 ‘일단 정상화’, 경기도의회 의장에 허재안 의원 선출)

민주당 소속인 허 의장은 13일 의장단 선출이 끝난 뒤, 도의회 의장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원 구성과 관련 민주당과 한나라당이 갈등을 빚었던 상황에 대해 언급하며 위와 같이 말했다.

허 의장은 “양당(민주당, 한나라당) 대표에게 16개 시·도가 원구성에 진통을 겪는데, 우리 경기도의회만이라도 어른스런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제의했다”면서 “양당 대표들이 제 얘길 듣고 사과, 유감 표명을 하고 상임위 구성에 합의한 것”이라고 원 구성 합의 과정을 설명했다.

제4, 5대 도의회에 이어 8대까지 3선으로 의정활동을 펴게 된 허 의장은 4대 때는 초선으로 문교위원장을, 5대 때는 새정치국민회의 대표의원을 맡은 바 있다.

허 의장은 제8대 도의회 의정 방향을 ‘소통하는 의회, 견제하는 의정’으로 제시한 뒤 “의장은 도의회를 대표하지만, 가장 중요한 역할은 의원들이 의정활동을 충실하게 신명나게 할 수 있도록 도와드리는 일”이라며 “그것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여당인 경기도(도지사 김문수) 집행부와 관계에 대해 허 의장은 “도 의정이 (경기도와) 꼭 각을 세우는 건 아니라고 본다”면서 “도와줄 수 있는 건 과감하게 도와주고, 4대강 사업처럼 국민의 70%가 반대하는 걸 밀어 붙이려 하면 과감히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나라당이 장악하다시피 했던 7대 도의회에서 번번이 무산됐던 무상급식 예산 확보 문제에 대해서도 “반대하고 힘겨루기를 해서는 정말 안 되며, 여야가 머리를 맞대야 할 사안이다”면서 적극 추진할 것임을 천명했다.

“무상급식은 여야가 머리를 맞대야 할 사안”

   
▲ 허재안 경기도의회 의장. ⓒ 데일리경인
“6.2지방선거에서는 어느 의원도 친환경 무상급식 공약을 안 한 분이 없을 것입니다. 애들을 위한 걸 가지고 어른들이 싸워서는 안 됩니다. 도나 교육청 예산으로 부족하기에 여야간 협력으로 기초자치단체 예산을 확보해 친환경무상급식을 단계적으로 해나가도록 하겠습니다.”

당선인사 때 ‘소수 의견도 겸허하게 수렴하겠다’고 했던 허 의장은 “여섯 분의 소수당 의원분들을 존중하고, 만나려 한다”면서 “상임위 쪽으로 배정은 못하더라도 특위 활동을 열심히 하실 수 있도록 충분한 대화를 통해 서운하지 않게 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상임위 가운데 교육위원장 선출 문제에 대해 허 의장은 “경기도의회는 교섭단체에 의해 정당정치가 이뤄지는 곳이고, 상임위원장 (배분을) 합의했다”고 강조하면서 교육위원들에게 양보할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교육의원들은) 교섭단체가 아닙니다. 경기도 교육을 책임질 교육위원장은 정당에서 선택해야 합니다. 교육의원 중에는 여야 정당보다 더 색이 분명한 분들이 있습니다. 그분들과 정책을 공유하면서 서운하지 않게 충분한 대화로 모실 것입니다.”

교육의원들은 교육의 전문성과 독립성을 거론하며 교육위원장 직까지 정당에서 맡는 것에 대해 강력히 반대하고 있는 상황이라 적잖은 논란이 예상된다.

“도청 이전 찬성하지만, 왜 호화청사로 짓느냐는 것”

전국시도의회 의장협의회 의장직에 출마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허 의장은 “중학교 3년 후배인 서울시의회 의장 내정자에게 이번에 협의회 의장을 하겠다고 했더니 ‘알았어요’하더라”면서 “1200만 도민, 131분의 의석을 가진 우리가 맡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허 의장은 ‘호화청사’ 비판에 직면하기도 했던 경기도청 이전과 관련해 “이미 부지가 만들어져 있기 때문에 옮기는 것은 찬성하지만 왜 호화청사로 짓느냐는 것”이라며 “성남시가 모라토리움을 하고 있는 상황이니 우리 실정에 맞게 의견을 물으면서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허 의장은 의원보좌관제에 대해 “제가 (5대 도의회에서) 대표의원 할 때부터 요구했던 것”이라며 “국회의원들이 법을 바꿔줘야 하는 데 안타깝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의원들이 도의회에 와서 앉아 있을 자리조차 없습니다. 책상 하나 없어요. 그리고 온갖 일을 혼자해야 합니다. 답이 없습니다. 어떻게 할까, 인턴이라도 만들까 생각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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